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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레일라 1권

추홍예 지음가하에픽2017.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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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 979-11-300-160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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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 소개
“야, 우리가 아는 앤워 공녀가 저 아가씨 맞냐?”
키 178센티미터에 이름처럼 우람하고 강건한 여자 강건.
그녀에게는 누구에게도 말 못 할 비밀이 하나 있다. 바로 로맨스 소설을 좋아한다는 것. 좋아하는 소설을 읽고 잠든 다음 날, 강건은 소설 속 주인공인 셀레나에게 온갖 악행을 저지르는 ‘미친개’ 레일라가 된다.
소설 속에서 마족과 계약을 맺은 레일라는 결국 온몸에 마기가 퍼져 죽고 마는 운명이다. 강건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죽지 않고 살아남아야 한다! 설상가상으로 성(聖)기사 키리에는 레일라에게 묘한 호감을 표시하고…….
“처음 봤을 때부터 레일라의 첫인상이 굉장히 좋다고 생각했어. 지금껏 보지 못했던 유형의 사람이라 호감이 가는 줄 알았었는데 네가 다른 남자랑 친근하게 이야기하면 질투가 나고 점점 좋아지더라고. 날이 갈수록.”
“…….”
“매일매일, 좋아져.”
도무지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2. 작가 소개
필명 : 추홍예
글 쓰는 것을 좋아하고, 재미있는 글 읽는 것은 더 좋아하는 초보글쟁이입니다.
저는 어떤 작가님 글을 보고 재미있으면 다음 작품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냥 믿고 보는데, 언젠가는 저도 독자님들께 그런 글쓴이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날이 올 때까지 매일 노력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 출간작
크로스 더 라인
레일라
3. 차례
#0
#1
#2
#3
#4
#5
#6
#7
4. 미리 보기
강건에게는 누구에게도 말 못 할 비밀이 하나 있었다.
장르 소설을 매우 좋아한다는 것이다. 특히 로맨스 소설을.
누가 들으면 그런 게 뭐 비밀씩이나 되냐고 하겠지만, 그녀의 입장에서는 일급기밀에 속하는 것이었다. 그것도 매우 창피한 종류의 비밀.
대외적으로 강력하게 굳어진 그녀의 이미지 때문이다.
강건의 아버지는 기골이 장대하고 그에 걸맞게 힘도 세 별명이 천하장사였다. 그녀는 아버지를 빼다 박았다. 좀 심하게 그녀를 놀리는 사람들은 강건을 아버지의 미니미라 부를 정도였다.
설상가상으로, 그녀의 아버지는 격투 마니아였다. 무협지 광이었다. 본인도 소싯적 수많은 무술을 섭렵했었는데 아들이 태어나면 ‘무림지존’까지는 아니어도 ‘고수’로 키우겠다고 다짐하셨더랬다.
그런데 떡두꺼비 같은 아들이 아닌 딸을 떡하니 낳은 것이다. 떡두꺼비도 씹어 먹을 것 같은 우량한 딸을. 심지어 그녀는 외동딸이었다.
그녀의 아버지는 본인의 꿈을 포기하는 대신 타협하기로 했다. 다행히 딸이 본인의 장사기질과 굵은 뼈대를 타고나지 않았겠는가. 이름도 튼튼하고 씩씩하게 자라라고 ‘강건(姜健)’으로 지어놓았다.
어머니는 딸이 세 살 생일에 콜라 캔을 원샷한 뒤에 한 손으로 찌그러뜨리는 모습을 보고나서 남편의 교육방법을 묵인하기로 했다. 아무리 고슴도치 제 새끼 함함하게 여기듯 딸을 귀엽고 예쁘게 키워보려고 해도, 제 몸집보다 훨씬 큰 도사견이 자기보고 짖었다고 이단옆차기를 날리는 성깔과 힘에는 어쩔 수가 없었던 것이다.
강건은 예쁜 딸이 아니라 건강(健康)하고 강건(剛謇)한 딸이었다.
순진한,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시절. 강건의 아버지는 주입식 교육을 시작했고, 딸은 사랑받고 싶어서 열심히 배웠다. 낙법을 배우다가 바닥을 뒹굴어도 울지 않았고, 실전교육을 빙자한 구타 퍼레이드가 이어져도 악착같이 버텼다.
그리하여 키 178센티미터에(몸무게는 밝히느니 그런 걸 묻는 상대방의 옥수수를 털어버릴 위인이다), 고등학교 시절 조폭과 맞장 떴다는 전설을 만들고, 현재 경호원으로 활약하고 있는 ‘강 팀장’이 탄생한 것이다.
외국에서 잠시 ‘시간외 근무’를 했을 때 동료들이 말하길, 스포츠머리를 하고(직업상 짧은 머리가 편해서 어쩔 수 없이 몇 년째 고수하는 헤어스타일이다) 케블라 섬유가 들어간 방탄조끼를 입고 날뛰는 그녀의 모습은 ‘상남자’가 따로 없었다고 했다.
강건은 당시 그 말에 동료들의 등짝을 치며 호쾌하게 웃고 맥주를 더 쐈었다. 물론 속으로는 얼마나 상처를 받았는지 모른다.
‘남자 같다’도 아니고 상남자라니. 상남자라니!
깜찍하고 달콤한 마카롱을 좋아하고, 몸에 쫙 달라붙는 차이나 드레스를 입은 언니들 보는 걸 좋아하고(본인이 입지는 못하니까), 가슴 근육 덕분에 간신히 A컵을 채워 스포츠 브라만 입을지언정 빅토리아 시크릿에서 일 년에 한 번 하는 쇼를 놓치지 않고 챙겨 보는 여자에게!
어쨌든 ‘강 팀장’의 이미지상 그녀가 로맨스 소설, 특히 판타지가 가미된 로맨스 소설 성애자라는 사실은 극비사항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팍팍한 현실과 다른 소설 속의 세계. 인간뿐 아니라 신비한 다른 종족들. 무엇보다도 주인공들의 달달한 사랑.
소설 하나로 그녀의 온갖 스트레스가 다 풀리고 직업 특성상 어쩔 수 없이 따라오는 폭력적 잔재의 후유증이 조금이나마 가라앉았다. 강건 인생의 낙이라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지금 읽고 있는 새 소설도 얼마나 재미있는지 그녀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어 내렸다. 따끈따끈한 신간이라 빳빳한 책장을 넘기는 느낌까지 좋았다.
여자 주인공의 이름은 셀레나.
그녀는 스스로를 고아로 알고 신전에서 자랐는데, 알고 보니 제국의 막강한 공작 집안의 영애였다. 다만 정부인이 아닌 천출 여인의 몸에서 나 버려진 것이다.
이것이 초반의 설명이었다. 강건은 뭔가 더 있는 것도 같다고 생각했다. 물론 끝까지 읽은 것이 아니라 아직은 확실치 않지만.
신전에 모종의 신탁이 내리고 공작은 셀레나를 공작령으로 데려와 자신의 딸로 인정한다. 그런데 공작에게는 정통 핏줄의 아들딸이 또 있다. 공작은 정무에 능하고 권력을 유지하는 데는 뛰어나지만 가족들에겐 냉정한 편이다.
아들은 자신의 뒤를 이을 후계자로 혹독하게 훈련시키고 딸에겐 별 관심이 없다. 무관심을 상쇄시키려고 공녀가 원하는 건 웬만하면 다 들어주는 편이다. 이런 교육방식 덕분에 또 다른 공녀 레일라는 얼굴은 아름답지만 속은 된통 꼬인 안하무인이다.
자신과 같은 나이의 몇 달 어린 이복동생이 셀레나 엘 앤워라는 정식 이름을 받고 공작 영애로 한집에 살게 되자, 레일라는 눈을 까뒤집고 그녀를 못살게 굴기 시작한다.
레일라는 어찌나 악랄하고 표독스럽고 비열한지 악녀의 표상 같은 캐릭터다.
셀레나는 그렇게나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레일라에게 다가가려고 노력한다. 외로웠기 때문이다. 가족들에게 사랑받고 싶어 노력하지만 무관심하고 바쁜 아버지, 역시 바쁘고 냉정한 오빠, 적개심으로 가득 찬 언니.
그 누구도 그녀에게 작은 마음 한 조각 주지 않았다.
강건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밝고 귀여운 주인공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사사건건 셀레나를 괴롭히는 레일라는 물론 눈엣가시 같았고 말이다. 그녀는 책장을 넘기며, 남자 주인공이 분명한 황태자와 셀레나를 응원했다. 어서 레일라가 응징당하기를 손꼽아 기다렸다.
결국 1권 끝부분에서 레일라가 죽는 장면이 나온다.
인간이 아닌 다른 종족들에게도 못되게 굴고, 심지어 그 강력한 드래곤 앞에서도 오만하게 깝죽거리다가 결국 마물에게 죽임을 당한다. 위험하니 얌전히 마차에 처박혀 있으라는데 굳이 기어 나와 셀레나까지 위험하게 만들었다. 물론 고의로.
심지어 마물은 본인이 마족과의 계약으로 불러낸 것이었다. 레일라는 진짜 막나가는 악녀였다.
결국 다른 캐릭터들이 셀레나는 구해내고, 레일라는 내버려둔다.
레일라는 그렇게 자신이 차곡차곡 쌓아온 악행의 대가를 치르는 것이다.
아름다운 겉모습과 달리 속은 완전히 썩어 있었던 레일라.
마지막의 마지막에 가서야 후회하는, 바닥에 떨어지고 나서야 동생의 진심을 알게 되는 독백 장면을 강건은 참으로 씁쓸한 마음으로 지켜보았다.
외전 격으로 그녀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되는 부분이 있었다. 가족에게 사랑받으려 노력하던 어린 소녀의 모습은 셀레나와 비슷했다. 어쩌다 일이 그렇게 꼬여버린 것인지 조금이나마 이해가 되자, 책 속의 캐릭터이지만 연민도 생기긴 했다.
뭐, 그렇다고 레일라의 행동에 정당성이 부여되진 않는다고 강건은 연민을 단호하게 접었다. 자신이 불행하고 괴롭다고 남을 괴롭히고 불행하게 만들 권리가 있는 건 아니니까.
아무튼, 강건은 너무 궁금한 나머지 띄엄띄엄 다음 권들의 내용도 대충이나마 살펴보다 새벽 3시를 넘겼다. 그녀는 아쉬웠지만 내일은 간만에 쉬는 날이니 상쾌하게 나머지 책들을 보려고 잠자리에 들었다.
그녀의 방에서 잠들었다.
알람도 맞춰놓았다.
그런데, 그랬는데……. 알람 소리가 아니라 소름 끼치게 생생한 악몽으로 잠에서 깨어난 것이다.
레일라가 죽어갈 때 느꼈던 공포와 후회가 복합된 감정, 고통 하나하나를 너무나 실감 나게 느껴서 꿈이 깨기 직전까지 본인이 레일라라고 생각했다.
아니, 꿈에서 그녀는 분명 레일라였다!
그렇게 꿈으로 끝났으면 모르겠지만, 일어나서도 자신이 레일라라는 사실에 대대적인 멘붕이 몰려왔다. 그녀가 조금만 더 섬세한 성격이었다면 미쳐버렸을 것이다. 다행히 강건은 자타공인 대범하고 단순한 성격이었다.
비명을 지르며 머리를 쥐어뜯는 발광은 오래가지 않았다.
대신 거울을 머리로 격파했다. 옆에 있던 시녀는 대경실색했다. 그것 때문에 한동안 시끌시끌해졌다. 레일라의 머리를 치료하고 방을 치우고, 방 안에는 친절하게 또 다른 전신거울까지 새로 놓여졌다.
그저 멍하니 상황이 돌아가는 대로 굳어 있던 강건은 퍼뜩 든 생각에 정신을 차렸다.
일단 심호흡을 하며 그녀는 레일라의 시녀를 내보내고 방문을 잠갔다. 당장 확인해야 할 것이 있다. 치렁치렁한 실크 잠옷 단추를 두 개 끌렀다. 심호흡을 하고 왼쪽 어깨가 보이게끔 잡아당겼다.
하얀 어깨를 노려보는 거울 속 레일라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돌겠네.”
뽀얀 어깨에는 새까만 문신이 자리 잡고 있었다. 가시 달린 덩굴 모양은 작았지만 소름 끼치게 선명했다. 마족과 계약한 표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