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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숙(Nana23) 지음로망띠끄2017.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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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 979-11-258-368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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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경.
박복하다면 박복할, 고생과 근심별자리 주민 몇 년차에
바쁘게 몸을 움직이며 흘러가는 하루하루가 살아나가기 위한 최선인 줄만 알았다.
나를 생각하지 않는 삶.
현실을 유지하기 급급한 삶.
쓸쓸하지 않았다, 서글프지 않았다.
‘그’를 만나기 전까지는.
목연오.
무서우리만치 아름다운 눈을 가진 그 남자가
그녀의 삶에 한 발 들어선 순간
세상이 온통 치자꽃으로 피어났다.
*본문 중에서
“하루 종일 네 목소리가 듣고 싶었어.”
심장이 너무 거세게 뛰는 탓인지 연오의 목소리가 이상하리만치 멀리서 들려오는 것 같았다.
“단 한마디라도 들었으니 됐다 싶었는데…….”
풀죽은 듯 가늘어진 음성이 내 심장에 또 몹쓸 영향을 미쳤다. 전화를 피한 건 일부러 속상하게 하려는 뜻이 아니었는데 그렇게까지 의기소침해지면…….
“목소리를 들었더니 보고 싶어지는 거야. 그래서 얼굴을 봤는데 또 그걸로는 성에 차지 않아. 너랑 계속 함께 있고 싶어.”
원치 않아도 가슴을 비집고 들어와 심장을 건드리는 호소였다. 그러나 지금 꿈을 꾸는 건가 싶을 만큼 얼떨떨한 와중에도 한사코 현실감을 찾으려 하는, 신산에 이골이 난 내가 있었다.
“그…… 마음은 고맙지만 난 잘 모르겠어. 만난 지 얼마나 됐다고 그런 감정을……. 내가 첫눈에 반할만한 미인도 아니고, 정신없이 남자를 끌어들일 만큼 매력이 있는 것도 아닌 거 잘 아는데, 하물며 너 같은 사람이 왜 내게.”
그때 고개를 쳐든 연오와 정면으로 눈이 마주쳤다. 여태 잡고 있던 손을 풀어주나 싶더니 그의 왼손이 내 얼굴로 올라와 천천히 뺨을 감싸듯 쓰다듬었다.
“몇 백 년 같은 며칠이라고 생각하면 안 될까? 네가 정 바란다면 더 기다릴 수도 있어. 그렇지만 아쉬울 거야. 만나지 않았다면 모를까, 만났는데 하루하루를 헛되이 보내야 하는 건…….”
연오의 눈이 조금씩 일그러지며 보는 이쪽의 가슴이 출렁거릴 정도로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
“어쩌면 못 기다릴지도 모르겠어. 인내할 줄 몰라서가 아니라 시간의 의미가 달라. 시간이…… 전과는 아주 다른 식으로 흘러. 오늘처럼 긴 하루, 나는 여태 겪은 적이 없거든. 내일도, 내일모레도 오늘같이 흘러간다면 나는…….”
조금씩 말이 빨라지던 그가 뚝 말을 그치고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저 바라만 볼 뿐인데 나도 모르게 몸을 사리며 그의 눈에서 달아나고 싶어졌다. 그러나 현실은 반대로 그 눈빛에 꼼짝없이 붙들려 애꿎은 입술만 깨물었다. 고요하게, 나를 태워나가는 푸른 불꽃같은 그 눈빛에.
“차라리 작정하고 홀려서 아무도 볼 수 없는 곳으로 데려가 버릴까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