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 같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가슴이 뛰고 뜨거운 열기가 몸 안을 휘돌고 있으니까. 영식과 헤어진 이후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표내지 않았지만 기실 그렇지 못했고 그와 같은 일이 다시 되풀이 될까 봐 두렵기만 한 희수였다. 쉽게 감정을 인정하기가 힘들었다. 아니 인정할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오락실에서 그를 좋아해? 자문하자 두근두근 뛰던 가슴을 무시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가 다시 사랑을 할 수 있을까?

생각이 많은지 살짝 초점이 흔들리고 있기는 하지만 그녀가 처음으로 그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있었다. 그의 생각이 틀리지 않다고 자신했다. 사람은 생각이 길어지면 언제나 뜻과는 다른 비관적인 답을 내놓는 법이었고 혼자 생각한 시간은 이미 충분했다. 민준은 테이블 밑으로 땀이 배어 있는 주먹을 꼭 쥐고는 단전 아래부터 목소리를 끌어내었다.

“박희수 씨. 저와 연애합시다.”

단호하고 결연한 의지가 가득 담겨 있는 그의 말은 그녀의 진정되지 않는 가슴에 큰 울림을 주었다. “네”라는 대답이 그녀도 모르게 흘러 나왔다. 기쁜 듯이 그의 눈이 휘어지게 웃었다. 나이에 맞지 않은 설렘과 부끄러움에 오랜 시간 마주보고 있던 시선을 결국 피해버린 희수는 주인아저씨가 가져다 놓은 맥주를 들이켰다. 이상하다. 김빠진 맥주가 맛이 있다.




러브체인의 꽃말은 끈끈한 사랑.

평범하면서도 사랑스러운 28살 동갑내기 박희수와 이민준가 서로에게 이끌려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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