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작가 다른작품
- 손 끝에 떨림..주산지의꿈 지음
- 로망띠끄 (01/24)
- 3,000원
- 장미의 기사 ..주산지의꿈 지음
- 신영미디어 (02/10)
- 4,000원
- 바이칼의 연인..주산지의꿈 지음
- 러브홀릭 (04/25)
- 2,500원
- 독일인의 사랑..주산지의꿈 지음
- 로망띠끄 (09/24)
- 3,000원
- [합본] 바이칼..주산지의꿈 지음
- 러브홀릭 (04/25)
- 4,500원

동일 장르 작품
- 라디다 2권이난헌 지음
- 로망띠끄 (03/29)
- 3,000원
- 이기적인 결혼..핑크아몬드 지음
- 하트퀸 (07/20)
- 3,300원
- 딜라이트(Del..콩윤 지음
- 하트퀸 (04/21)
- 3,000원
- 엉큼한 포식자..서이얀 지음
- 더로맨틱 (05/01)
- 2,600원
- [합본] 드래곤..이수림 지음
- 러브홀릭 (07/13)
- 7,200원

[eBook][합본] 운명을 뒤바꾼 계약 (전2권/완결)

주산지의꿈 지음로망띠끄2016.12.08

판매정가 | : |
---|---|
판매가격 | : 6,000원 |
적 립 금 | : 0원 |
파일용량 | : 2.68 MByte |
이용환경 | : PC/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타블렛 |
독자평점 | : ![]() ![]() ![]() ![]() ![]() |
듣기기능 | : ![]() |
ISBN | : |
뷰어 설치 및 사용안내
- * 이 상품은 별도의 배송이 필요없는 전자책(E-Book)으로 구매 후 바로 보실
수 있습니다 - * 이북도서의 특성상 구매 후 환불이 불가합니다. 구매하시기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명문 정치가 애덤스 가의 둘째 아들, 라이너스 애덤스.
하버드 법학부를 졸업한 그는 변호사가 되는 대신 영화배우의 길을 선택한다. 서늘한 눈빛과 시니컬한 미소의 그는 손에 닿지 않는 스타였다.
모든 것을 다 가진 그였지만, 단 하나 그녀만은 갖지 못했다.
그가 사랑하는 그녀, 포브스의 정치부 기자 레이나 브라운.
한국인 입양아란 꼬리표는 레이나 브라운에겐 누군가에게 사랑받지 못해 버려졌단 아픈 기억이었다. 그래서 그를 온전히 바라볼 수 없었다.
브라운 저택의 상속권을 나눠 가진 두 사람.
‘휴! 우선 만나는 것밖엔 없는 건가?’
하지만 몇 차례의 어긋남 끝에 두 사람은 가장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다시 만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평행선이던 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보게 되었다.
그리고 서로의 것을 지키기 위해 운명을 뒤바꿀 일생일대의 계약을 하게 된다.
-본문 중에서-
샤워를 끝낸 라이너스는 허리에 타월을 감고 거실로 나왔다. 인터폰을 들어 밖을 확인하니 아무도 없었다. 그는 기다리다 아무런 반응이 없자 간 모양이라고 생각했다. 라이너스는 인터폰을 내려놓고는 싸늘하게 웃었다.
기자들은 정말 예의가 없었다. 남의 사생활을 파헤쳐 공개함으로써 희열을 느끼는 웃기는 작자들이었다. 개중엔 정말 좋은 기자들도 많았지만 연예 쪽에 있는 기자들 중 몇몇은 파파라치를 방불케 할 만큼 지나쳤다. 라이너스는 기자로서의 프라이드도 갖추지 않는 일부 파파라치 기자들을 경멸했다.
긴 목욕 후 갈증을 느낀 라이너스는 시원한 맥주가 간절했다. 수건으로 물에 젖은 머릴 닦으며 부엌 쪽으로 이동하려는데 마당 쪽에서 뭔가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푸른색의 동그란 뭔가가 마당 구석에 있는 나무 사이를 비집고 나오고 있었다.
저긴 분명 어렸을 때 어른들 몰래 형과 드나들던 비밀 통로가 있던 곳이었다. 라이너스 형제가 아주 어렸을 때 드나들던 곳이라 어른이 드나들기엔 무척 좁았다. 그렇다고 해서 아이들이 이 비밀통로를 알 리는 더더욱 없었다. 라이너스 역시 지금까지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다.
또다시 푸른 색 동그란 물체가 흔들렸다.
‘설마, 사람 엉덩인 아니겠지?’
라이너스의 서늘한 눈이 위로 치켜 올라갔다. 취재를 위해 무단침입까지 하다니. 정말 생각 이하의 인간들이었다. 화가 난 라이너스가 마당 쪽으로 연결된 거실 문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다. 지금 자신이 허리에 타월 하나만 두르고 있다는 사실도 잊어버린 채 라이너스는 화난 얼굴로 푸른 색 엉덩이를 향해 돌진했다.
**
“으윽, 왜 이렇게 좁은 거야. 옛날엔 이렇지 않았는데.”
레이나는 지금은 자신이 그때와는 달리 서른 살의 성인이란 사실을 잊어버린 채 불만을 터뜨렸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나마 다행이란 생각을 했다. 만약 이 좁은 통로에 얼굴부터 들이밀었으면 나뭇가지에 찔려 얼굴에 온통 생채기가 났을 게 분명했다. 지금도 나뭇가지가 다리와 엉덩이를 무자비하게 찔러 대는 통에 무척 아팠다.
레이나는 만약 라이너스가 마당 쪽에서 자신을 보게 되면 큰일이라고 걱정이 되었다. 갑자기 나무 사이를 비집고 나오는 볼썽사나운 엉덩이라니. 아니, 그것보다 꼴사나운 모습으로 무단 침입하는 자신을 죽이려 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레이나는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을 서둘러 떨쳐냈다. 그건 만에 하나 있을까 말까 한 일이지 꼭 그러라는 법은 없었다. 하지만 불길한 생각에 레이나는 마음이 급해졌다. 라이너스가 자신을 발견하기 전,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서둘러 몸을 밀어 넣었다.
“아, 조금만 더…….”
<중략>
“설마, 레이나 브라운?”
레이나 바로 앞에 선 라이너스가 믿어지지 않는다는 목소리로 그녀를 내려다보며 물었다. 햇빛에 반사돼 그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그녀 앞에 서 있는 라이너스는 마치 신처럼 당당했다. 레이나는 가능한 한 차가운 눈으로 그를 쏘아보기 위해 고갤 들었다.
“맞아. 나 레이나…….”
레이나는 자신만만하게 고갤 들었지만, 눈앞에 서 있는 라이너스를 본 순간 더 이상 말을 잊지 못했다. 그는 샤워를 했는지 머리카락은 물에 젖어 있었고 허리엔 흰 타월 한 장만을 걸친 상태였다. 운동으로 다져진 아름다운 상체가 햇볕 아래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꿀꺽. 그의 몸을 본 순간 레이나는 본능적으로 침을 삼켰다. 그 정도로 그의 몸은 아름다웠다. 그리고 다음 순간 그녀는 자신의 행동을 깨닫고 얼굴을 붉혔다.
‘정신 나간 여자처럼 뭐하는 거야?’
레이나는 뜨거워지는 얼굴을 숨기기 위해 되도록 굳은 표정을 했다. 그리곤 신기한 듯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는 라이너스를 노려보았다.
“대체 그 꼴은 뭐야? 사진이라도 찍히면 어쩔 셈이야?”
히죽. 레이나의 말에 라이너스의 입가가 냉소로 말려 올라갔다.
“레이나 브라운, 지금 나한테 충고할 입장은 아닌 것 같은데. 그리고 너도 기자잖아.”
라이너스가 예의 악마처럼 매력적인 미소를 지으며 레이나를 내려다보았다.
레이나는 자신의 옷을 내려다보았다. 물과 흙, 그리고 잔디가 뒤범벅돼 막 진흙탕에서 구르다 나온 것처럼 보였다.
“혹시 못 보던 새 성격이 변한 거야? 아님, 취재를 위해선 불법적인 행위도 마다하지 않게 된 건가?”
라이너스가 입가에 냉소를 물고 그녀를 비웃듯 의기양양한 비소를 짓고 있었다.
순간 레이나는 말을 잊지 못했다. 사실 라이너스의 말대로 자신은 애덤스 가에 무단 침입한 것이다. 그것도 어린 시절 그가 알려주었던 비밀 통로를 이용해서.
“그 좁은 통로로 들어올 생각을 하다니, 정말 대단한 엉덩이야. 그 통로를 마지막으로 빠져나간 게 아홉 살 때였는데, 그때 이후로 크지 않은 건가?”
‘엉덩이? 맙소사. 그럼 만에 하나라고 생각했던 그 일이 정말 일어났단 말인가?’
레이나는 수치심에 붉게 달아 오른 뺨을 숨기기 위해 고갤 숙였다. 정말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다. 레이나는 자신이 비좁은 통로로 들어오기 위해 엉덩이를 흔들어 대는 모습을 상상하자 도저히 이곳에 있을 수 없을 만큼 창피했다. 그 모습을 라이너스가 보고 있었던 것이다.
“미안, 그만 가 볼게.”
레이나는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었다. 그저 지금 이 순간을 모면해야겠다는 마음뿐이었다. 레이나는 모기만 한 목소리로 소곤거리곤 마당을 가로질러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다음 순간 라이너스에 의해 팔이 잡혀 더 이상 뛰지 못했다.
“그 꼴로 어딜 가려는 거야? 들어와. 널 이렇게 보냈다간 분명 엄마를 비롯해 널 끔찍이 생각하는 형이 날 죽이려 들 거야.”
싸늘하게 말한 것과는 달리 그녀의 팔을 잡아당기는 라이너스의 손은 부드러웠다. 물에 젖은 팔에 라이너스의 따뜻한 온기가 느껴졌다. 레이나는 순간 망설였다. 자신의 꼴을 생각하니 당장에라도 도망치고 싶었지만 이 꼴로 돌아가기엔 남들 눈이 신경 쓰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녀는 라이너스와 할 얘기가 있었다.
“네가 오해할까 봐 하는 소린데, 평소에 난 이렇지 않아. 그리고…….”
“알아. 나 같은 삼류 연예인한텐 전혀 관심 없는 도도한 포브스의 레이나 브라운이지. 그러니 그렇게 긴장할 필요 없어.”
라이너스의 뒤끝 있는 발언에 레이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지금 그는 오리엔탈 호텔에서 있었던 일을 빗대서말을 한 것이었다.
레이나는 이성적으로 생각했다. 기자 생활을 하는 내내 지금보다 더 당혹스러운 일도 많았지만 한 번도 냉정을 잃어 본 적 없는 레이나였다. 하지만 알렉산드리아에 온 후 내내 실수투성이였다. 게다가 그 누구보다 라이너스 앞에서만큼은 당당하고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이고 싶었는데, 가장 추한 모습을 보이고 만 것이다.
“얄미울 정도로 영리한 건 여전하구나, 라이너스 애덤스.”
“한마디도 지지 않고 당당한 건 여전하군, 레이나 브라운.”
두 사람은 애덤스 가의 잔디밭 위에 이상한 모습을 하고 서서 서로를 노려보고 있었다. 남자는 허리에 타월만 두르고 오만한 모습을 하고 있었고, 여자는 진흙투성이를 하고도 당당한 모습이었다.
이것이 두 사람, 레이나 브라운과 라이너스 애덤스의 10년 만의 만남이었다.
하버드 법학부를 졸업한 그는 변호사가 되는 대신 영화배우의 길을 선택한다. 서늘한 눈빛과 시니컬한 미소의 그는 손에 닿지 않는 스타였다.
모든 것을 다 가진 그였지만, 단 하나 그녀만은 갖지 못했다.
그가 사랑하는 그녀, 포브스의 정치부 기자 레이나 브라운.
한국인 입양아란 꼬리표는 레이나 브라운에겐 누군가에게 사랑받지 못해 버려졌단 아픈 기억이었다. 그래서 그를 온전히 바라볼 수 없었다.
브라운 저택의 상속권을 나눠 가진 두 사람.
‘휴! 우선 만나는 것밖엔 없는 건가?’
하지만 몇 차례의 어긋남 끝에 두 사람은 가장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다시 만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평행선이던 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보게 되었다.
그리고 서로의 것을 지키기 위해 운명을 뒤바꿀 일생일대의 계약을 하게 된다.
-본문 중에서-
샤워를 끝낸 라이너스는 허리에 타월을 감고 거실로 나왔다. 인터폰을 들어 밖을 확인하니 아무도 없었다. 그는 기다리다 아무런 반응이 없자 간 모양이라고 생각했다. 라이너스는 인터폰을 내려놓고는 싸늘하게 웃었다.
기자들은 정말 예의가 없었다. 남의 사생활을 파헤쳐 공개함으로써 희열을 느끼는 웃기는 작자들이었다. 개중엔 정말 좋은 기자들도 많았지만 연예 쪽에 있는 기자들 중 몇몇은 파파라치를 방불케 할 만큼 지나쳤다. 라이너스는 기자로서의 프라이드도 갖추지 않는 일부 파파라치 기자들을 경멸했다.
긴 목욕 후 갈증을 느낀 라이너스는 시원한 맥주가 간절했다. 수건으로 물에 젖은 머릴 닦으며 부엌 쪽으로 이동하려는데 마당 쪽에서 뭔가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푸른색의 동그란 뭔가가 마당 구석에 있는 나무 사이를 비집고 나오고 있었다.
저긴 분명 어렸을 때 어른들 몰래 형과 드나들던 비밀 통로가 있던 곳이었다. 라이너스 형제가 아주 어렸을 때 드나들던 곳이라 어른이 드나들기엔 무척 좁았다. 그렇다고 해서 아이들이 이 비밀통로를 알 리는 더더욱 없었다. 라이너스 역시 지금까지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다.
또다시 푸른 색 동그란 물체가 흔들렸다.
‘설마, 사람 엉덩인 아니겠지?’
라이너스의 서늘한 눈이 위로 치켜 올라갔다. 취재를 위해 무단침입까지 하다니. 정말 생각 이하의 인간들이었다. 화가 난 라이너스가 마당 쪽으로 연결된 거실 문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다. 지금 자신이 허리에 타월 하나만 두르고 있다는 사실도 잊어버린 채 라이너스는 화난 얼굴로 푸른 색 엉덩이를 향해 돌진했다.
**
“으윽, 왜 이렇게 좁은 거야. 옛날엔 이렇지 않았는데.”
레이나는 지금은 자신이 그때와는 달리 서른 살의 성인이란 사실을 잊어버린 채 불만을 터뜨렸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나마 다행이란 생각을 했다. 만약 이 좁은 통로에 얼굴부터 들이밀었으면 나뭇가지에 찔려 얼굴에 온통 생채기가 났을 게 분명했다. 지금도 나뭇가지가 다리와 엉덩이를 무자비하게 찔러 대는 통에 무척 아팠다.
레이나는 만약 라이너스가 마당 쪽에서 자신을 보게 되면 큰일이라고 걱정이 되었다. 갑자기 나무 사이를 비집고 나오는 볼썽사나운 엉덩이라니. 아니, 그것보다 꼴사나운 모습으로 무단 침입하는 자신을 죽이려 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레이나는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을 서둘러 떨쳐냈다. 그건 만에 하나 있을까 말까 한 일이지 꼭 그러라는 법은 없었다. 하지만 불길한 생각에 레이나는 마음이 급해졌다. 라이너스가 자신을 발견하기 전,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서둘러 몸을 밀어 넣었다.
“아, 조금만 더…….”
<중략>
“설마, 레이나 브라운?”
레이나 바로 앞에 선 라이너스가 믿어지지 않는다는 목소리로 그녀를 내려다보며 물었다. 햇빛에 반사돼 그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그녀 앞에 서 있는 라이너스는 마치 신처럼 당당했다. 레이나는 가능한 한 차가운 눈으로 그를 쏘아보기 위해 고갤 들었다.
“맞아. 나 레이나…….”
레이나는 자신만만하게 고갤 들었지만, 눈앞에 서 있는 라이너스를 본 순간 더 이상 말을 잊지 못했다. 그는 샤워를 했는지 머리카락은 물에 젖어 있었고 허리엔 흰 타월 한 장만을 걸친 상태였다. 운동으로 다져진 아름다운 상체가 햇볕 아래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꿀꺽. 그의 몸을 본 순간 레이나는 본능적으로 침을 삼켰다. 그 정도로 그의 몸은 아름다웠다. 그리고 다음 순간 그녀는 자신의 행동을 깨닫고 얼굴을 붉혔다.
‘정신 나간 여자처럼 뭐하는 거야?’
레이나는 뜨거워지는 얼굴을 숨기기 위해 되도록 굳은 표정을 했다. 그리곤 신기한 듯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는 라이너스를 노려보았다.
“대체 그 꼴은 뭐야? 사진이라도 찍히면 어쩔 셈이야?”
히죽. 레이나의 말에 라이너스의 입가가 냉소로 말려 올라갔다.
“레이나 브라운, 지금 나한테 충고할 입장은 아닌 것 같은데. 그리고 너도 기자잖아.”
라이너스가 예의 악마처럼 매력적인 미소를 지으며 레이나를 내려다보았다.
레이나는 자신의 옷을 내려다보았다. 물과 흙, 그리고 잔디가 뒤범벅돼 막 진흙탕에서 구르다 나온 것처럼 보였다.
“혹시 못 보던 새 성격이 변한 거야? 아님, 취재를 위해선 불법적인 행위도 마다하지 않게 된 건가?”
라이너스가 입가에 냉소를 물고 그녀를 비웃듯 의기양양한 비소를 짓고 있었다.
순간 레이나는 말을 잊지 못했다. 사실 라이너스의 말대로 자신은 애덤스 가에 무단 침입한 것이다. 그것도 어린 시절 그가 알려주었던 비밀 통로를 이용해서.
“그 좁은 통로로 들어올 생각을 하다니, 정말 대단한 엉덩이야. 그 통로를 마지막으로 빠져나간 게 아홉 살 때였는데, 그때 이후로 크지 않은 건가?”
‘엉덩이? 맙소사. 그럼 만에 하나라고 생각했던 그 일이 정말 일어났단 말인가?’
레이나는 수치심에 붉게 달아 오른 뺨을 숨기기 위해 고갤 숙였다. 정말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다. 레이나는 자신이 비좁은 통로로 들어오기 위해 엉덩이를 흔들어 대는 모습을 상상하자 도저히 이곳에 있을 수 없을 만큼 창피했다. 그 모습을 라이너스가 보고 있었던 것이다.
“미안, 그만 가 볼게.”
레이나는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었다. 그저 지금 이 순간을 모면해야겠다는 마음뿐이었다. 레이나는 모기만 한 목소리로 소곤거리곤 마당을 가로질러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다음 순간 라이너스에 의해 팔이 잡혀 더 이상 뛰지 못했다.
“그 꼴로 어딜 가려는 거야? 들어와. 널 이렇게 보냈다간 분명 엄마를 비롯해 널 끔찍이 생각하는 형이 날 죽이려 들 거야.”
싸늘하게 말한 것과는 달리 그녀의 팔을 잡아당기는 라이너스의 손은 부드러웠다. 물에 젖은 팔에 라이너스의 따뜻한 온기가 느껴졌다. 레이나는 순간 망설였다. 자신의 꼴을 생각하니 당장에라도 도망치고 싶었지만 이 꼴로 돌아가기엔 남들 눈이 신경 쓰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녀는 라이너스와 할 얘기가 있었다.
“네가 오해할까 봐 하는 소린데, 평소에 난 이렇지 않아. 그리고…….”
“알아. 나 같은 삼류 연예인한텐 전혀 관심 없는 도도한 포브스의 레이나 브라운이지. 그러니 그렇게 긴장할 필요 없어.”
라이너스의 뒤끝 있는 발언에 레이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지금 그는 오리엔탈 호텔에서 있었던 일을 빗대서말을 한 것이었다.
레이나는 이성적으로 생각했다. 기자 생활을 하는 내내 지금보다 더 당혹스러운 일도 많았지만 한 번도 냉정을 잃어 본 적 없는 레이나였다. 하지만 알렉산드리아에 온 후 내내 실수투성이였다. 게다가 그 누구보다 라이너스 앞에서만큼은 당당하고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이고 싶었는데, 가장 추한 모습을 보이고 만 것이다.
“얄미울 정도로 영리한 건 여전하구나, 라이너스 애덤스.”
“한마디도 지지 않고 당당한 건 여전하군, 레이나 브라운.”
두 사람은 애덤스 가의 잔디밭 위에 이상한 모습을 하고 서서 서로를 노려보고 있었다. 남자는 허리에 타월만 두르고 오만한 모습을 하고 있었고, 여자는 진흙투성이를 하고도 당당한 모습이었다.
이것이 두 사람, 레이나 브라운과 라이너스 애덤스의 10년 만의 만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