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서도윤이에요.”
“예?”
서도윤? 가만있자, 그게 누구더라? 혹시 혜연이 말한 그 배우? 무슨 이런 강아지 같은 경우를 봤나.
“도대체 매니저는 뭘 한 거야?”
그가 갑자기 최신형의 반짝반짝 빛나는 스마트폰을 꺼내더니 전화를 걸었다. 뭐냐? 저 각 제대로 잡힌 저 남자의 자세는? 왠지 오늘 대어를 두 마리나 낚게 된 게,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될 것 같은 이 불길한 예감은 뭐지?
한 번 보고 말 것도 아니고, 한 달은 주구장창 봐야 하는 저 남자에게 처음부터 이런 꼴을 보이다니 조리대 대리석 상판에 머리 박고 기절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런데 그 남자는 생긴 것과는 아주 달랐다. 저런 욕을 먹으면 자살이라도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매니저를 매섭게 몰아치더니 남자는 아직 화가 가시지 않은 눈으로 나를 내려다보며 차갑게 내뱉었다.
“시작하죠.”
이런 남자가 흔히 말하는 그 ‘나쁜 남자’ 이런 거냐? 나는 그때까지도 쿵쾅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키지 못하고 멍하니 그를 바라봤다.

낙천적이면서 소심한 물병 자리.

읽으면 깔깔 웃음이 터지면서도 무엇인가 아련하게 그리워지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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