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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식사 하셨어요?

꿈보다해몽 지음로망띠끄2016.09.29979-11-258-27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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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환경 :  PC/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타블렛
독자평점 :   [참여수 5명]
듣기기능 :  TTS 제공
ISBN :  979-11-258-27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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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가게는 뭔가 특별한 게 있다?

취업 면접에 실패한 고은소는 몸과 마음이 탈진한 상태로 한 음식점에 들어섰다. 가게 문을 여는 순간 보이는 것은 건장한 남자 뿐. 심상치 않은 인생을 걸어온 듯한 무게감에 유감없이 드러내는 남자가 무섭다. 아차 싶은 고은소는 도망치듯 가게를 벗어나려고 하지만 이미 남자의 덫에 걸린 줄도 모르고 아둥바둥거리고 있었다는 걸 뒤늦게 깨닫는데…….





-본문 중에서-



여기서 서비스까지 받으면 공짜 밥 얻어먹을 수준인데 설마. 은소는 남자의 말을 농담으로 받아들였다. 빈말이라도 서비스 팍팍 주겠다는 말을 들으니 기분이 좋았다. 국물 한 모금조차 남기지 않고 싹싹 다 먹은 은소는 몸이 절로 뒤로 넘어갔다. 터질 듯한 위장을 배려한 최선의 자세였다.

“진짜 잘 먹었어요.”
“소화될 때까지는 저기 등받이 의자에서 쉬는 게 어떻습니까.”
“아, 그래도 될까요?”
“어차피 파리만 날리는, 한산한 가게입니다. 민폐라 여기지 마십시오.”

은소는 고민했다. 조금만 쉬다 갈까. 가만히 있어 봤자 소화가 잘 될 리가 없었다. 결국 움직여서 해결하자는 쪽으로 결정한 은소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지갑을 꺼내 들었다.

“소화시킬 겸 좀 걸을까 싶어요. 계산해 주세요.”

만 원을 내밀자 남자는 제 뒷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5천 원을 꺼냈다. 지폐가 새 것처럼 빳빳했다.

“저 현금 영수증은 …….”
“아.”

남자는 얼음땡 주문에 걸린 듯 굳어 있었다. 소액이라도 현금 영수증 끊어 주는 걸 거부하는 건 불법인데. 카운터를 봐도 이렇다 할 계산대가 없었고 카드 결제기도 눈에 띄지 않았다. 과할 정도로 잘 먹었으니 그냥 한쪽 눈 감을까 생각했다.

“개업한 지 얼마 안 되었나 봐요. 그럼 다음에 끊어 주세요.”
“…… 해드리겠습니다.”
“네?”
“번호를 불러 주시면 제가 해드리겠습니다.”
“아! 그러실래요? 010-@@@@-@@@@예요.”

남자는 재빠르게 번호를 받아 적었다.

“신 메뉴 개발하면 연락드려도 되겠습니까? 제일 먼저 맛봐 주셨으면 합니다만.”

이 번호로 연락해도 되겠습니까. 라고 덧붙인 질문에 은소의 머릿속은 엉망진창이 되었다. 연락을 한다니. 왜? 신 메뉴를 선보이겠다고? 나한테? 왜? 내가 뭐라고? 방전이 된 머리 탓에 은소는 뇌를 거치지 않고 사실을 내뱉었다. 

“그 번호, 우리 아버지 폰 번호인데.”

남자의 얼굴이 눈에 띄게 굳었다. 왠지 변명이라도 해야 할 것 같은 상황 같았다.

“제가 지금 백수라서 굳이 제 앞으로 영수증 달아 놔 봤자 쓸모가 없거든요. 그럼, 이만. 잘 먹었습니다.”

나가는 그 순간까지 연거푸 인사를 했다. 다행히도 남자는 뒤따라 나오지 않았다. 포만감에 힘겨워하는 위장을 무시한 채 은소는 부리나케 달렸다.





목차) 

1. 본문
2. 에필로그 1
3. 에필로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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