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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세인트 루이 기숙학원 6권

빈즈(Beans) 지음가하에픽2016.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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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환경 | : PC/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타블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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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 979-11-300-0696-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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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품 소개
강요하는 게 아니라 여쭈어 보는 거예요. 왜 이안과 아는 사이였다는 걸 숨기셨어요? 여기서 뭘 조사하고 계시는 거죠?
이안의 죽음 후 학원에 나타난 멜서스 선생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된 지아. 서서히 진실을 향해 다가가던 그녀의 앞에 놓인 반지, 로즈 가넷. 한편 가면무도회장에서 자신이 살아 있다는 사실을 드러낸 이안은 이제 더 이상 숨지 않으리라 결심하는데…….
z I A s h i N
무채색으로 흐린 세상 속에서, 오롯이 눈부시게 빛나는 이름.
기억보다 마음에 먼저 깊이 새겨져 버린 이름.
나는 입술을 움직여, 내 세계가 닫혀 버린 후 최초로 그 단어를 말했다.
“……이안.”
2. 작가 소개
빈즈(Beans)
취향에 맞는 책을 찾고 찾다, 어느 날 아예 직접 글을 써버리기로 결심, 웹 연재게시판에 첫 글을 올린 후 3년간 꾸준히 집필한 소설이 ‘세인트 루이 기숙학원(Saint Louie Academy)’이다.
개인적인 욕심에 시작한 글이 독자들의 성원에 힘입어 개인지 제작과 eBook 발간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글을 쓰는 것보다는 읽는 것을 여전히 좋아하지만, 쓰고 싶은 이야기를 발견하게 되면 언제라도 글 쓰는 즐거움을 다시 누리고 싶다.
현재는 직장에 다니며 틈틈이 취미생활을 하는 것이 삶의 소소한 낙이다.
▣ 출간작
세인트 루이 기숙학원
3. 차례
14. Broken Heart
#01.
#02.
#03.
#04.
#05.
#06.
#07.
#08.
#09.
#10.
#11.
#12.
#13.
15. Rose Garnet
#01.
#02.
#03.
#04.
#05.
#06.
#07.
#08.
#09.
#10.
#11.
16. 가면무도회
#01.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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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08.
#0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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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3.
#14.
#15.
#16.
#17.
4. 미리 보기
나쁜 기억을 잠재우듯, 미풍이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바람……?’
나는 고개를 들었다. 내가 언제 창문을 열었지? 요즘 나는 문이고 창문이고 꼭꼭 잠가 놓고 다니는데……. 그러나 나를 멈칫하게 한 것은 실은 바람이 아니었다. 그보다는 거기 묻어온 향기가 주의를 끌었다. 나는 바로 몸을 일으켰다.
이제나 저제나 개화만을 기다리던 내 화분에서, 반가운 소식이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작은 덤불 사이에 피어난 장미는 막 잠에서 깬 것처럼 싱그러웠다. 꽃잎들은 손을 대면 바스러질 듯 얇고 섬세했다. 수줍음을 떨쳐 내고 그 속살을 드러낸 석류 빛깔이 눈부시게 붉다. 관능적인 향기, 뽐내듯 머리를 치켜든 고고한 자태에 나는 매혹당하고 말았다.
이건 귀부인의 꽃이로구나.
원래는 연인을 위해 개량한 꽃이라고 했던가-그렇다면 틀림없이, 이 장미의 주인은 깜짝 놀랄 만큼 우아한 여인이었을 것이다. 그런 사람을 언제나 곁에 두고 싶어서 그녀를 닮은 꽃을 찾아냈던 게 아닐까. 해를 거듭할수록 붉어지는 장미와 함께 두 연인의 사랑도 여물었을 테지. 1월의 삭막한 풍경을 화사하게 수놓은 장미의 모습이 아른거린다.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 로즈 가넷이 몇백 송이고 피어 있는 정원은 얼마나 로맨틱했을까? 잎사귀를 흔드는 바람은 연인의 입맞춤처럼 달콤했을 것이고, 눈을 돌리는 곳마다 꽃망울을 터뜨린 장미들이 대신 사랑을 고백해 왔을 것이다. 장미가 질 때쯤이면 연인들은 손을 맞잡고 땅 속으로 사라지는 마지막 노을을 바라보았으리라. 낙원에도 이따금 밤은 찾아오니까. 혹독한 계절을 견디면 그 다음에는 다시 꽃 피는 시기가 돌아오니까. 이런 선물을 생각해낸 사람이 그 행복한 여인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알 것 같다. 나는 손끝으로 보드라운 꽃잎을 쓰다듬었다.
“예쁘다.”
누군가 그 말에 대답했다.
“야옹.”
“애플……?”
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달빛 덕분에 방 안은 너무 어둡지도 밝지도 않았다. 잠시 후 나는 창문이 열려 있었던 이유를 깨달았다. 아마 고양이가 꽃을 보고 안으로 들어온 모양이었다. 혹시, 애플이 꽃송이를 뜯어먹은 건 아니겠지……? 다행히 로즈 가넷은 온전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침대 쪽에서 쉬익쉬익 하는 숨소리가 들려왔다.
“애플, 놀랐잖아. 거기 있어서 다행이다.”
아주 잠깐 동안, 혹시 애플이 본관 안에 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끔찍한 생각이 떠올랐다. 상상만 해도 울음이 나올 것 같다. 애플은 아직 두 살도 안 됐는데. 사실 몇 분 전까지만 해도 애플에 대해서는 까맣게 잊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죄책감을 느꼈다. 아무리 용감하다 한들 애플은 그저 작은 고양이에 지나지 않는다. 아까처럼 무시무시한 불길 속에서는 혼자 힘으로 도망칠 수도 없다. 그래서 나는 더욱 다정하게 고양이를 불렀다.
“이리 온, 야옹. 맛있는 거 줄게.”
앵앵앵.
고양이는 앙탈을 부리듯 울었다. 애플은 영리해서 내가 하는 말을 대부분 알아듣는다. 먹을 것을 준다고 하는데도 안 나오다니, 혹시 어디가 잘못됐나? 나는 덜컥 겁이 나서 침대 시트를 들추었다. 바닥에 무릎을 꿇고 고개를 들이밀자 후다닥 도망가는 그림자가 보였다. 애플은 벽에 딱 달라붙어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었다.
“너, 거기서 뭐 하니?”
야옹야옹.
이제 보니 애플은 장난을 치고 싶은 것 같았다. 색이 다른 두 눈동자가 반짝이며 나를 빤히 주시했다. 내가 부를수록 애플은 몸을 공처럼 안으로 말았다. 급기야는 동그란 실뭉치 하나가 침대 밑에서 굴러다니는 형상이 되었다. 나는 고양이 어르기를 포기했다.
“네 마음대로 해. 난 피곤해.”
나는 다시 침대 위로 올라갔다. 고양이를 상대로 혼잣말을 하는 건 바보같이 보일지 몰라도 마음을 아주 편하게 해 준다. 애플은 가끔씩 내 발치에서 웅크려 자곤 했는데, 나는 그때마다 그 작은 동물에게 위안을 받으며 놀라워했다. 깊은 밤에는 고양이의 숨소리가 꼭 자장가처럼 들리기도 하니까. 애플은 내가 놀아주지 않자 실망한 듯했다. 커다랗고 부드러운 것이 내가 누운 곳 바로 아래를 지나갔다. 나는 천장을 향해 웃었다. 애플이 없었다면 오늘 밤에는 쓸쓸했을 거야.
달칵.
달칵?
나는 얼굴을 찌푸렸다.
“애플, 너 뭐 갖고 있니?”
나는 고양이가 있을 만한 곳을 따라다니며 손으로 두드려 보았다. 흥분한 애플은 내가 자기를 혼내는 줄 알고 침대 아래에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난리가 났다. 침대가 너무 들썩거려 나는 결국 바닥으로 내려와야 했다. 애플은 숨을 죽인 채 이쪽을 살피고 있었다. 이럴 때는 입꼬리가 치켜 올라가고 온몸의 털이 곤두선다. 나는 살그머니 팔을 뒤로 돌려 바닥을 더듬었다. 마침 굴러다니던 실내화 한 짝이 손에 잡혔다.
나는 재빨리 그것을 낚아채어 침대 반대편으로 던졌다.
이윽고 철썩! 소리와 함께 신발이 바닥에 떨어졌다. 걸렸다. 나는 웃음을 참으며 기다렸다. 아니나 다를까, 작은 그림자가 내 옆에서 날쌔게 튀어나왔다. 혼비백산한 애플은 앞뒤 가리지 않고 내 품으로 뛰어들었다. 내가 깔깔대는 소리를 듣고서야 고양이는 자기가 속은 것을 알아차렸다. 날카로운 발톱이 손을 긁어놓기 전에, 나는 버둥거리는 털뭉치를 꼭 껴안았다.
“입 안에 든 거 내놔.”
앵앵앵. 애플은 또 다시 반항했다. 하지만 내 손은 이미 고양이의 머리를 붙잡고 있었다. 턱 아래를 살살 긁어 주자 애플은 입을 반쯤 벌렸고, 뒤이어 조그만 상자가 툭 떨어졌다. 나는 푸른 벨벳으로 감싸인 상자를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이건 내 것이 아닌데.
고양이가 계속 물고 있었던 탓에 상자는 한쪽이 약간 우그러져 있었다. 주인이 이걸 보고 화를 내면 어쩌지? 애플은 대체 학교 안에서 뭘 하고 돌아다니는 걸까? 나는 고양이가 그 안에 든 것까지 건드렸을까 봐 움츠러들었다. 이래서야 도둑이나 마찬가지다. 나는 주저하며 보석함 뚜껑에 손을 댔다. 남의 물건을 함부로 열어 보는 건 예의가 아니지만, 주인을 찾아 주려면 다른 방법이 없다. 어쩌면 안쪽에 이니셜 같은 게 있을지도 모르니까-. 나는 그렇게 스스로를 변호했다. 그 새 애플은 내 어깨에 발을 척 걸치고는 내가 하는 양을 지켜보고 있었다. 나는 고양이를 나무랐다.
“애플, 이런 걸 갖고 오면 안…….”
그 순간 내 입술이 얼어붙었다.
나는 고개를 들어 아직도 열려 있는 창문을 바라보았다.
다음으로 내 눈길은 장미 화분에 가 꽂혔다.
‘이게 어떻게 여기에 있지?’
처음으로 떠오른 의문은 그것이었다. 그냥 우연일까, 아니면 누가 내 방에 이런 것을 갖다 놓았을까? 나는 터져 나올 듯 거세게 뛰기 시작한 심장을 꼭 눌렀다. 애플이 불안해하며 자꾸 엉겨 붙는데도 내 눈길은 상자 안의 물건에만 가 있었다. 이 보석의 주인이 누구인지, 어쩌다 내 방까지 오게 됐는지, 그런 건 이제 아무래도 좋았다. 나는 쿠션 사이에 들어 있던 반지를 끄집어냈다. 차가운 감촉에 살갗이 찌릿찌릿하다. 하지만 내 숨을 멎게 한 건 그 온도가 아니라 보석의 색깔과 무늬였다. 수줍은 정열을 머금은 진홍빛. 한창 피어나기 시작한 새빨간 장밋빛. 그 신비로운 색이 애플의 관심을 끌었는지 고양이가 무릎 위로 옮겨 앉았다. 나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장미 모양을 한, 붉은 석류석 반지.
“……로즈 가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