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점에 가서 렌즈를 맞출 때의 일이었다. 해진은 홍차가 어디서 난건지 묻지도 않고 그냥 안경점에 있겠거니 맛있게 마셨지만, 실상은 달랐다. 대형마트에 커피를 사러갔던 강현이 무심코 집어 들었던 홍차티백이, 언제부터인지 그의 가방에 들어가 따라다녔던 것이다. 그 날, 그녀가 홍차를 홀짝이는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뿌듯했던가. 수영장에서의 일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이 골라준 수영복이 준영에게보다 그 자신에게 더 강력한 영향을 미치리라는 것은 꿈에도 몰랐던 일이었다. 그 작고 앙증맞은 천조각들이 감싼 풍만한 몸매가 얼마나 그를 괴롭혔는지, 며칠 밤을 꿈마다 나타나 그를 유혹했는지는 오직 신만이 아실 것이었다.




“저, 하나만 더 부탁드려도 될까요?”
“음, 말해 봐.”
“저기요, 키스하는 방법 좀 가르쳐주세요.”
푸학! 수화기 건너편에서 뭔가 터지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은강.
열 두 꽃의 엄마.
전자책-사랑연습.

살다보면 때로
어려움도 있겠지만,
그때 가서 걱정하자고.
지금은,
그냥 즐기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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