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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커피프린스 1호점

이선미 지음도서출판 가하2016.04.13979-11-295-91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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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295-91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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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품 소개

 

“오늘부터, 아니 내일부터 아무것도 하지 마. 그냥 내 옆에만 있어. 알았나, 고은찬 군?”

 

 

얼짱 미소년 고은찬. 하지만 사실은 집안의 생계를 책임지는 스물네 살 아가씨로 어쩔 수 없이 성별을 숨긴 채 ‘커피프린스’에서 일하게 된다.

집안, 외모, 능력 다 갖춘 재벌 3세 스물아홉의 최한결. 정략결혼을 피하기 위해 ‘커피프린스’란 커피숍의 매출을 세 달 내에 세 배로 올리는 내기를 한다.

예쁘게 생겼지만 남자인 은찬이 자꾸만 신경이 쓰이는 한결과, 한결의 본모습을 알게 돼 그에게 눈길이 자꾸만 가는 은찬. 두 사람은 오해를 풀고 서로의 마음을 내보일 수 있을까?

 

MBC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 원작 소설!

꽃미남 바리스타가 가득한 ‘커피프린스’로 오세요.

 

 

“지금 시간이 몇 신 줄 아세요? 거기까지 갔다가 잠은 언제 자란 말이에요? 직원을 너무 혹사시키는 거 아니에요?”

- 이 자식아! 내가 오라면 그냥 오면 안 돼?

“에이씨, 정말…….”

- 지금 네가 필요해.

은찬은 놀라 숨이 멎었다.

- 네가 필요하다고…….

 

 

 

2. 작가 소개

 

이선미

 

1971년 대구 출생.

성숙한 사람들의 사랑, 철부지들의 사랑, 자기애, 집착 등 사랑의 다양한 측면을 그리고 싶어하는 작가. 궁극적으로는 ‘인간’을 담아내는 로맨스소설을 쓰는 것이 목적이라고.

 

▣ 출간작

 

아라사의 서우여

석빙화

광란의 귀공자

10일간의 계약

커피프린스 1호점

하록과 배태랑

달의 시 外

 

 

3. 차례

 

#프롤로그

#1. 한 달 전, 은찬의 25시

#2. 한 달 전, 한결의 25시

#3. 이거 짜고 치는 고스톱 아냐?

#4. S11호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나

#5. 마녀를 실망시킬 순 없지.

#6. 뽁뽁이를 빌려줄까요?

#7. 좋은 개는 대들지 않아

#8. 에스프레소 - 사장에게 대드는 용기를 주는 커피

#9. 비엔나에는 비엔나커피가 없다.

#10. 숙취에는 레몬 커피

#11. 우리 가게가 이렇게 바뀌었어요

#12. 이유 있는 반항

#13. 여자라서 행복해요

#14. 부드럽고 따뜻하게, 카페라떼

#15. 마린보이

#16. 사랑은 숨길 수 없는 비밀

#17. 모르는 여자

#18. 눈부신 추억이 날 아프게 하네

#19. 그날

#20. Loving You

#에필로그

 

 

4. 미리 보기

 

문 앞에 도착한 은찬은 심호흡을 하고 초인종을 눌렀다. 전화로 그가 한 말 때문에 계속 심장이 쿵쿵거렸다. 진심이 아닐 거라고, 그냥 말이 헛 나왔거나 농담이었거나 생각 없이 한 말일 거라고 생각하려 했다. 하지만 잘 되지가 않는다.

쿵쾅거리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근데 사람은 없고 술 냄새만 풍겼다. 안으로 들어선 은찬은 문 입구에서부터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 물건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방은 더 난장판이었다. 옷가지들이 마구 나뒹굴고 의자가 쓰러져 있으며 젖은 수건과 휴지 상자, 책, DVD 같은 것들이 사방에 흩어져 있었다.

“어!”

은찬은 철벅거리는 소리에 밑을 보았다. 장독대만 한 커다란 화병이 쓰러져 카펫이 흥건히 젖어 있었다.

“이게 다 뭐래?”

은찬은 낑낑거리며 화병을 세워놓았다.

“뭐가 이렇게 어지러워요?”

“대충 피해서 들어와.”

안쪽에서 대답이 날아왔다. 술을 마셨던 건지, 계속 술을 마시고 있는 건지, 아니면 술을 쏟았던 건지, 어쨌든 방에선 술 냄새가 진동을 했다.

“깔끔한 사람이 왜 이렇게 난장판을 만들어놨데요? 정말 한결스럽지 않네.”

“뭐가 그리 말이 많아. 치워줄 것도 아니면서.”

그 말은 맞다. 은찬은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 옷가지를 피해 빈 곳을 짚으며 거실로 움직였다.

그는 거실 소파와 탁자 사이 바닥에 앉아 있었다. 셔츠는 마구 풀어헤쳐져 있고 머리도 누가 감기다 만 것처럼 헝클어진 채 한 손에 초록색의 술병을 들고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다.

“야, 이리 와봐. 저거 되게 웃기다.”

그가 텔레비전을 보면서 손짓으로 불렀다. 은찬은 찡그리며 엉거주춤 다가갔다. 소파에 있는 그의 재킷을 옆으로 밀어내고 앉았다.

“이쪽으로 와 앉아. 누가 내 뒤통수 노려보는 거 싫으니까.”

은찬은 그의 뒤통수에 눈을 흘겼다.

“빨리.”

하는 수 없이 은찬은 투덜거리며 내려앉았다.

“사람을 오라 가라, 이리 와라, 여기 앉아라. 내가 무슨 개예요?”

“개?”

그가 킥킥 웃더니 텔레비전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손바닥을 내밀었다.

“손.”

은찬이 손바닥을 세게 내려치자 그가 아프다며 엄살을 떨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팔을 들어 어깨동무를 했다. 은찬은 깜짝 놀라서 그를 쳐다봤다. 그는 여전히 텔레비전의 오락 프로그램을 보면서 술병을 들었다.

“한 모금 마실래?”

“아니, 됐어요.”

“에이, 빼지 말고 마셔. 자.”

그가 강제로 술병을 입에 갖다 댔다.

“읍!”

그가 머리를 꽉 잡고 있어서 도망갈 수도 없었다. 결국 입을 벌린 은찬은 불쑥 들어온 독한 향취에 미간을 찡그렸다.

“켁!”

술은 독한 정도가 아니라 아주 끔찍했다. 목구멍이 타들어가는 것 같았다. 은찬이 기침을 하며 헐떡이는데 그가 손을 뻗어 은찬의 턱을 타고 흐르는 술을 닦아냈다.

아이한테 하듯이 닦아주고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술병을 자신의 입으로 가져갔다. 벌컥벌컥 마시는 모양이 예사롭지 않았다. 은찬은 목을 젖히고 술을 마시는 그를 보며 물었다.

“실연당했어요?”

“푸!”

그의 입에서 술이 뿜어져 나왔다. 사레가 걸려 컥컥거리면서 그가 말했다.

“뭐, 뭐라고 했어?”

그때 그의 턱을 타고 흐르는 물기가 보였다. 은찬은 저도 모르게 손을 뻗어 그가 한 것처럼 그것을 닦아주었다. 흠칫 놀란 그의 눈이 커졌다. 은찬은 모른 척하며 쯧쯧 혀를 찼다.

“그 아가씨한테 차였죠? 혼자 좋아한 거죠? 내 그럴 줄 알았네. 데이트는 무슨 데이트. 딱 보니까 혼자 설레발치다가 차였구먼. 내가 봐도 사장님은 그 아가씨랑은 아니에요. 그 아가씬 뽁뽁이 아저씨가 더 어울려. 뽁뽁이 아저씨가 좀 재수는 없어도 매너는 좋더구먼. 남자가 듬직하고 찬찬하고.”

“뭐가 자꾸 뽁뽁거려? 너 뽁뽁이 하지 마.”

“아니, 왜요? 뽁뽁이가 얼마나 재미있는데. 냉장고 뽁뽁이 안 보셨구나? 뽁뽁이 중에 최고예요.”

은찬은 엄지를 들어 보이고는 설명했다.

“예전에요, 우리 집에 냉장고를 새로 들였을 때요. 냉장고 뽁뽁이는 얼마나 큰지 알아요? 그걸 아버지랑 마루에 펴놓고 터트리는데, 어떻게 한 줄 알아요? 둘이 굴렀다니까요. 등으로 이렇게 누르니까 이게 막 터지면서, 귀에서 뽁뽁…….”

은찬은 갑자기 이상해진 분위기에 말을 멈췄다. 그가 뚫어지게 쳐다보며 다가왔다. 점점 다가오는 그에게 밀려 은찬은 점점 머리를 뒤로 젖혔다.

“왜, 왜 이래요?”

그의 시선이 은찬의 입술에 모아졌다. 한결의 갑작스런 접근에 은찬은 심장이 터져버릴 것만 같았다.

“너 이상해.”

은찬은 애써 피하려고 농담을 꺼냈다.

“내, 내 이 안 상했는데요.”

“아니, 이상해.”

안 통했다. 그는 여전히 진지하게 쳐다보며 숨결이 느껴질 만큼 가까이 다가왔다.

“머리카락도 이상하고…….”

그의 손이 머리카락을 몇 올 잡더니 감정이라도 하듯 손가락으로 비벼댔다. 그러고는 손이 얼굴로 내려와 뺨에 닿았다. 심장이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다.

“피부도 이상하고…….”

맥박이 미친 듯이 쿵쿵 뛰었다. 은찬은 침을 꿀꺽 삼키며 눈도 깜빡이지 않고 그를 바라보았다. 그에게서 풍기는 좋은 냄새에 온몸이 사르르 녹아버릴 것 같았다.

“입술도 이상하고…….”

이상한 건 은찬의 심장이었다. 은찬은 아무 생각도 할 수가 없었다. 그가 여자인 걸 알아챘을지도 모르는데, 지금 그가 그 말을 하려는 건지도 모르는데, 아무 생각도 할 수가 없었다. 그냥 곧 그의 손가락이 자신의 입술에 닿을 거라는 기대와 흥분에 떨고 있을 뿐이다.

드디어 그의 엄지손가락이 은찬의 입술에 닿았다. 그가 뚫어지게 쳐다보며 만지자 저절로 입술이 벌어졌다. 그의 시선이 은찬의 눈을 사로잡았다. 은찬은 흥분과 떨림, 그리고 불안 속에서 그를 보았다.

“너…….”

그때 그가 말했다.

“게이지?”

순간, 모든 것이 멎었다. 떨림도 흥분도 펑 하고 사라져버렸다. 은찬은 묘한 실망감 때문에 기분이 팍 상했다.

“어쩌면 너 자신도 지금까지 몰랐을지도 모르지만…….”

은찬은 그의 가슴팍을 왈칵 밀어버렸다. 뒤로 벌러덩 나자빠진 그를 두고 벌떡 일어섰다. 아직도 가슴이 쿵덕쿵덕 뛰었다. 기대한 자신이 창피해 얼굴이 화르르 붉어졌다.

“도, 도대체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아, 아우 허리야…….”

그가 누워서 꿈틀거렸다.

“취했으면 그냥 곱게 뻗어 잘 것이지, 사람은 왜 불러서 헛소리나 하고. 암튼 일생에 도움이 안 된다니까! 엄살 고만 떨고 가서 잠이나 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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