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권: 그가 잃어버린 사랑 속에 살아가는 여자

태어나자마자 부모에게 버림받고 홀로 힘겹게 살아온 은서는 어느 날 퇴근을 하던 중 사고를 당해 쓰러져 있는 한 남자를 발견한다. 문득, 누구도 도와주지 않는 자신의 처지와 그가 겹쳐 보인 은서. 결국 남자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그녀는 호의로 그를 구해 주지만, 뜻밖에도 깨어난 남자는 백지같이 모든 것을 잊어버린 상태였다. 고민 끝에 그를 거두기로 결심한 그녀. 그에게 진영이라 이름 지어 주고 동거를 시작한 은서는 그와 운명처럼 사랑에 빠지지만, 진영의 실종과 함께 그녀의 행복은 물거품이 되고 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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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에…….

체리 나무 빛이 선명한 문 너머에 그가 있다.

은서는 입술을 잘근 깨물며 문 앞으로 다가섰다.

“안녕하세요, 이사님. 오늘부터 이사님을 모시게 된 정은서입니다.”

그녀의 기운 찬 인사에도 상대방은 그다지 감흥이 없는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대수롭지 않은 듯 예의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그러나 그의 사무실을 나오기 무섭게 그녀는 쓰러질 듯 문에 등을 기대며 눈을 감았다.

‘5년 만이야. 나, 이제야 겨우 오빠 곁으로 왔는데. 오빠는…….’

민혁이 진영과 동일 인물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오매불망 그를 향한 해바라기라 해도 그의 모습은 너무 낯설기만 했다.

‘오빠…….’

그녀가 아이를 낳고 취직을 하는 동안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다. 어떻게 해서든지 살아 내야 했으니까.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진영을 찾아 헤매던 은서가 잡지에서 민혁의 기사를 접한 건 우연이면서도 행운이었다. 사진 속의 인물은 진영이 분명했지만 이름도 눈빛도 틀렸다. 온몸에 전율을 느끼며 그녀는 류민혁이라고 소개된 남자가 진영이라고 확신했다.

▶2권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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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 이 전자책은 2005년 타출판사에서 출간된 〈물망초〉를 eBook으로 제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