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작가 다른작품
- 그들만의 이야..블루윈디 지음
- 로망띠끄 (02/01)
- 3,600원
- 사랑이 지나간..블루윈디 지음
- 로망띠끄 (12/10)
- 3,000원
- 심장에 부딪히..블루윈디 지음
- 로망띠끄 (06/04)
- 3,500원
- 가슴 뛰는 방..블루윈디 지음
- 로망띠끄 (11/17)
- 2,500원
- [그린북] 그대..블루윈디 지음
- 로망띠끄 (06/30)
- 3,500원

동일 장르 작품
- 내가 혐오하는..백윤 지음
- 향연 (01/07)
- 2,000원
- Duchess 붉은..꽃니랑 지음
- 누보로망 (05/13)
- 3,600원
- 세븐 데이즈(..서진효 지음
- 오드아이 (06/21)
- 4,000원
- 기담 여울랑 ..하루가 지음
- 도서출판 선 (01/21)
- 6,480원
- 10년의 짝사랑..차여름 지음
- 디앤씨북스 (07/26)
- 3,000원

[eBook]악귀(惡鬼)

블루윈디 지음로망띠끄2016.03.24

판매정가 | : |
---|---|
판매가격 | : 4,000원 |
적 립 금 | : 80원 |
파일용량 | : 2.58 MByte |
이용환경 | : PC/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타블렛 |
독자평점 | : ![]() ![]() ![]() ![]() ![]() |
듣기기능 | : ![]() |
ISBN | : 979-11-258-2004-8 |
- * 이 상품은 별도의 배송이 필요없는 전자책(E-Book)으로 구매 후 바로 보실
수 있습니다 - * 이북도서의 특성상 구매 후 환불이 불가합니다. 구매하시기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거칠게 뒤척이는 바다. 그 바다 한가운데 떠있는 해적들의 섬, 귀도(鬼島). 그 섬의 주인. 귀(鬼).
바다의 거친 돌풍을 닮은 사내. 자비란 한 겹도 소유하지 못한 냉혈한. 잔인한 악귀의 환영을 덧입은 그자의 가슴을 치고 들어온 여인, 봉이. 해적들에게 붙잡혀 귀도에 갇힌 가여운 그녀.
그 여인을 소유하고자 하는 악귀와 그로부터 달아나려는 봉이. 거친 바다에 내던져진 그들의 운명에 관한 이야기. 악귀(惡鬼).
<미리보기>
바다가 미친 듯이 뒤척였다. 거친 돌풍에 배가 종잇조각처럼 흔들렸다.
귀도(鬼島) 앞 바다는 늘 그렇게 거칠었다. 자칫 잘못했다간 배가 부서져 난파하기 십상일 정도로 거친 본성을 소유한 바다. 그래서 그곳을 지나가는 선원들은 그곳이 이름 그대로 귀신들이 사는 섬이라고 믿었다.
배도, 선원들도 웅장한 바다의 자비 없는 난폭함 앞에 속수무책으로 흔들렸다. 하지만 귀(鬼)만은 거대한 바위처럼 서서 거칠게 포효하는 바다를 응시하고 있었다.
귀. 사람들은 그를 그리 불렀다. 더러는 악귀라 부르는 이들도 있었다.
바다의 거친 돌풍을 닮은 사내. 자비란 한 겹도 소유하지 못한 냉혈한. 잔인한 악귀의 환영을 덧입은 무법자. 귀도의 주인이며 난폭한 해적이자 노예 무역을 하는 청해 상단의 도방이다.
배가 귀도에서 멀어지자 바다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 거친 본성을 숨긴 채 잠잠해졌다. 배는 고요한 물살을 은밀하게 가르며 앞으로 나아갔다.
붉게 떨어지는 저녁노을이 잔인한 핏빛으로 바다를 물들일 때 즈음 해적 깃발을 펄럭이며 항해하던 해적선이 육지에 닻을 내렸다. 거친 바다와 깊은 산줄기에 둘러싸인 마을은 숨 막힐 정도로 적막했다.
귀의 말(馬)이 적막을 부수며 육지를 밟았다. 날카로운 검을 손에 든 해적들이 그 뒤를 따랐다. 그들의 검(劍)은 피에 굶주린 악귀처럼 섬뜩한 기운을 머금고 있었다.
해적들은 바람보다 더 빠르게 달려 마을 어귀에 당도했다. 지축을 울리는 요란한 말발굽 소리와 짐승의 울음소리를 닮은 이상한 소리를 내며 마을로 들이닥친 해적들은 검에 자비를 두지 않고 닥치는 대로 사람들을 베고 약탈하고 불을 질렀다.
그 짧은 시간에도 사람들이 흘린 피가 이미 강을 이룰 지경이었다. 시뻘겋게 이글거리는 불길은 살아 숨 쉬는 모든 것을 집어삼키고도 남을 듯 잔인했다.
무리의 맨 앞에 선 귀의 검도 죽은 자들의 피로 검붉게 덧입혀져 있었다. 그는 비릿한 피 냄새에도, 사람들의 비명 소리에도 무감각했다. 표정 없는 눈빛으로, 서두르지도 않고 뚜벅뚜벅 다가가 달아나는 사람들을 그저 벴다.
사내아이와 노인들은 모두 베고 노예로 팔 장정과 기루(妓樓)에 팔아넘길 계집은 끌고 간다. 가치 있는 자들은 데려가고 그들을 목격한 자들은 모두 죽인다. 그것이 그의 원칙이었다.
봉이도 죽음의 공포에 휩싸여 우왕좌왕하는 사람들 틈에 섞여 달아나고 있었다.
여덟 살 때 헤어진 어머니를 찾기 위해 방물장수를 하며 전국 각지를 떠돌아다닌 지 십 수 년. 어디서 누가 어머니와 닮은 사람을 보았다는 말만 들어도 먼 길을 마다치 않고 달려갔다.
이 인근에서 또 누가 어머니를 보았다 하기에 몇 날 며칠 근처를 뒤지고 다니다가 이 마을까지 오게 된 것이었다.
그녀를 뒤쫓는 해적들의 발소리가 두려움을 부추겼다. 죽음의 그림자가 뒷덜미를 잡아채는 듯해 온몸이 서늘해졌다. 그들도 해적이었다. 그녀의 아비를 잔인하게 죽이고 어미를 끌고 간 해적.
처절하게 죽어 가던 아비의 마지막 눈빛이 그녀를 향해 달려들었다. 너만은 살아야 한다고 말하는 듯 슬프게 반짝이던 눈동자가 그녀의 달음질을 재촉했다.
살아야 한다. 그래야 어머니를 만날 수 있다.
그 말을 주문처럼 되뇌며 폐가 터지도록 달리고 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