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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휘린(輝潾) 2부 3권

은서우 지음가하에픽2016.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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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환경 | : PC/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타블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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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 979-11-295-9887-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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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품 소개
그 자신이 그녀의 곁을 지킨다. 그녀의 세상에는 더 이상 없을 유일한 위로자이며 안식처. 그거면 족하지 않나.
진 제국의 허랑방탕한 황태자 신유성 앞에 좌대신 김종찬의 종질녀, 야무지면서도 아름다운 김채영이 나타났다. 허송세월하던 그를 바로세우고 황제에의 길로 이끌어주는 그녀에게 속수무책으로 끌리는 유성이지만, 사실 김채영의 정체는 서나라의 진명 세자 은세류. 여자로서 왕위계승권을 쟁취해낸 그녀는, 진나라를 안으로부터 무너뜨리기 위해 잠입한 것이다.
처음에는 제 뜻대로, 제 계획대로 모든 게 진행될 줄 알았던 은세류. 하지만 저에게 온 마음을 다하는 유성을 보며, 그녀의 마음에는 미묘한 기운이 덮어드는데……. 그리고 그런 그녀를 지지해주며 옆에서 바라봐주는 그녀의 정인 진비월.
혼란한 국정, 혼란한 마음들 속에서 그들이 나아갈 길은 무엇인가.
“제게 차마 털어놓을 수 없는 사안이라면, 아무 말씀 않으셔도 됩니다. 저도 억지로 당신의 설명을 듣고 싶지 않으니까요.
허나 앞으로 저를 밀쳐내지는 마십시오. 당신이 갑자기 제 시선을 피해버리면, 저도 은연중에 불안해진답니다.”
‘……아아, 역시 나는 너무도 바보 같은 짓을 저질렀다. 나를 향한 지독한 괴로움보다도 이 사람의 마음에 생채기를 남겼다는 사실에 나는 더 고통스럽다. 마음이 너무도 아프다.’
2. 작가 소개
은서우
자칭 현실주의자라면서 머릿속에서는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세상에 풀어놓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서, 느려터진 손에 한숨만 내쉬고 있다.
▣ 출간작
휘린(輝潾)
휘린(輝潾) 외전
3. 차례
제4장. 사과꽃 향기
#4-1
#4-2
제5장. 살얼음
#5-1
#5-2
#5-3
제6장. 해가 지다
#6-1
#6-2
#6-3
제7장. 밀담
#7-1
4. 미리 보기
“비월…….”
“오늘, 그 사람과 무슨 문제라도 있었습니까?”
비월의 온화한 목소리가 세류의 귀에 휘감겼다. 세류는 또다시 심장이 철컹 내려앉는 듯했다. 역시 진비월은 알아차렸다. 애당초 이번만큼은 그의 눈을 속일 수 있기를 바랐던 것 자체가 어리석었다. 거짓으로라도 대충 둘러대잖니, 뜨악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침묵이 곧 동의를 의미함을 알면서도 입술이 쉬이 떨어지지 않았다. 조개처럼 굳게 다물어졌다.
“…….”
비월은 세류를 안은 팔을 풀더니 그녀가 자신을 마주 보도록 슬며시 돌려세웠다. 세류는 차마 비월의 눈을 똑바로 보지 못하고 고개를 떨어트렸다. 그러자 비월이 손을 들어 슬쩍 얼굴을 들어올렸다. 애써 그의 모습을 담은 눈에는 눈물이 괴어 있었다.
비월이 답변을 채근하지 않은 까닭은, 구태여 말로 들을 필요가 없어서였다. 만일 지금 세류의 얼굴을 잡은 손을 놓아버린다면, 그녀는 당장에 고개를 돌려버릴 터. 기색만 보아도 세류의 입속에만 맴도는 그 내용을 어느 정도는 짐작해낼 수 있다. 여태껏 함께한 세월이 어찌 바람에 날리는 겨처럼 가벼울까.
은세류는 진명이라는 군호를 받으면서부터 왕위계승자였다. 일곱 살에 거행된 왕세자 책봉식이야말로 형식적인 절차였다. 갓난쟁이였던 시절부터서 제왕교육이 이뤄졌으니.
종묘사직을 지키고 조정을 이끌어가야 할 왕세자에게 여성의 미색과 자태는 그다지 의미가 없었다. 흔히들 여성적인 특성이라고 말하는, 섬세함, 꼼꼼함, 자애로움, 온화함 등등 이러한 요소들은 주군으로서 국정을 훌륭하게 이끄는 데 필요한 능력들 중 하나로만 중요시되었다. 천생여질(天生麗質: 타고난 아리따운 자질)을 발휘하여 적당한 사내를 만나 단란한 가정을 꾸리기 위한 요소가 아니었다.
서는 공주에게도 왕위계승권을 부여하고 왕세자로 책봉하지만, 그를 공주로만 머물도록 내버려두지 않았다. 만일 왕가에 왕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주의 몸으로도 세자로 책봉되었다면, 당자는 그 왕자보다도 뛰어남을 증명해내야 했다. 그래야만 타국들과는 다르게 공주도 제위에 오를 수 있는 서 왕실의 법도에 여타 왕자들이 크게 반발하지 않았다.
물론 은세류에게는 남자형제가 없었다. 그러나 친족에는 왕자들이 있었다. 다른 나라들과는 다르게 서의 공주도 천운만 따른다면 왕위를 꿈꿀 수 있다. 왕위계승은 직계에만 제한한다는 법도가 따른다지만, 그것은 왕통을 보호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에 불과했다. 중요한 것은 혈통이었다. 왕가의 핏줄이기만 한다면 역모를 일으킬 명분이야 능히 만든다.
비록 선대에 받았다지만 군호를 지닌 왕족이 버젓이 존재하는 한, 세류의 입장에서는 온전히 안심할 수만은 없었다. 단지 왕후의 적통이라서 두 시간 먼저 태어난 언니를 제치고 왕세자로 책봉되었다는 말을 유난히도 듣기 싫어했던 세류가 맞서야 하는 또 다른 경쟁자들은 엄연히 존재했다. 다만 당대 왕후인 윤화문의 영향력이 강하여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다.
그래서 세류는 여성적인 매력을 내려놓았다. 군주에게는 신하인 상대에게 여인은 여리고 약한 존재이므로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편견을 안겨주고 싶지 않았다. 여인이기에 앞서 왕세자로만 존재하길 원했다.
왕세자로서 후사를 이어야 한다는 의무감에도 얽매이지 않았다. 왕실과 조정의 누군가가 말했듯이 진정으로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었는지, 은세류는 항상 곁을 지켜준 진비월을 연인으로 택하였고, 그 외의 다른 이들은 처음부터 이성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세류에게 그들은 사람일 뿐, 여성성을 자극하는 ‘남자’는 아니었던 것이다.
조정신료 중 어느 가문에서도 진명 세자를 상대로 혼담을 넣어볼 계획을 아예 품지를 않았다. 실질적인 나이와 혈통은 차치하더라도, 겉보기에는 젊은 사내인 자헌대부 진비월이 진명 세자의 곁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감히 누가 아들을 세자의 곁으로 밀어볼 수 있으랴. 누군가 차후에 뒷감당하기 어려울 엄청난 용기를 내서 남자로서 세류에게 접근한다면, 비월이 알아서 그 시도를 냉정하게 잘라냈다. 세류가 미처 인지하기도 전에 말이다.
즉 그녀를 향한 사내들의 접근이 처음부터 차단된 것이나 진배없었다. 하여 비월은 세류가 진의 황태자 신유성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여성상인 김채영이 되어서 그의 마음을 이용하겠다고 말했을 때, 내심 걱정했었다.
사람의 감정을 이용한 술수는 양날의 칼이다. 서로 관계를 맺고 자연스레 형성되고 나눠지는 것이 바로 감정일진대, 어찌 상대방만 그것에 지배될까. 인연은 쌍방으로 이뤄지는 작용이니, 결과적으로는 다른 한쪽도 그 영향에서 온전히 벗어나기가 어렵다.
결국 이쪽도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다.
세류는 정녕 아무것도 몰랐기에 이처럼 무모한 계획을 강행했고, 도중에라도 포기할 수 없는 시점에 이르렀다. 그리고 그 상처를 순전히 선택에 대한 대가로만 여기고 홀로 감당하려고 든다. 상대를 향한 미안한 마음이 너무도 크기에 어떻게든 혼자의 힘으로 감내하려고 애쓰는 것이다. 알고도 지켜봐야 하는 비월은 마음이 찢어지는 고통을 조용히 삼켜야 한다. 그러므로 하루빨리 ‘김채영’에서 벗어나 ‘은세류’로 되돌려놓는 편이 최선책이다.
비월은 손가락으로 세류의 눈가에 맺힌 눈물을 훔쳐내며 차분히 말을 이었다.
“제게 차마 털어놓을 수 없는 사안이라면, 아무 말씀 않으셔도 됩니다. 저도 억지로 당신의 설명을 듣고 싶지 않으니까요. 허나 앞으로 저를 밀쳐내지는 마십시오. 당신이 갑자기 제 시선을 피해버리면, 저도 은연중에 불안해진답니다.”
“불안……해져?”
세류는 적잖이 놀란 눈으로 반문했다. 어떠한 설명도 없이 시선을 외면하려 든다면, 비월이 분노와 의심을 운운할 줄 알았는데 전혀 뜻밖의 말을 꺼냈다. 그러나 바로 부연설명을 들을 수는 없었다. 뒷말을 꺼내볼 수도 없었다. 비월이 입술로 세류의 입술을 막아버렸다.
가냘픈 꽃잎을 조심스레 어루만지듯 마냥 부드럽던 입맞춤이 아니었다. 비월은 살짝 벌어졌던 입속으로 적극적으로 파고들었다. 본디부터 제 것이었다는 말하듯이 도톰한 발간 입술을 마음껏 취하였다. 세류가 미처 털어놓지 못했던 말을 모조리 가져가려는 양 거침없었다.
“아, 으음…….”
세류도 그를 밀쳐내지 않았다. 아니, 미쳐낼 수가 없었다. 기세 좋게 덤벼드는 설이 분홍빛 여린 설을 휘감았기 때문이다. 입속 곳곳에서 퍼지는 짜릿함에 벗어날 수 없었다.
혀끝이 자꾸만 건들면서 욕망은 분꽃의 씨앗처럼 터지고 급기야 심장을 달뜨게 했다. 후문으로 넘어가는 숨결이 본디 누구의 것인지도 모르겠다. 제발 나를 놓지 말아달라고 애원하듯이 그에게 매달렸다.
온몸을 휘감는 익숙한 감각에 따라 비월의 품에 깊숙이 안겨들었다. 누군가 자신을 두고 나쁜 년이라고 욕해도 이제는 어쩔 수가 없었다. 몹쓸 것이라고 자조해도 자기는 비월에게 귀속될 수밖에 없었다. 현실화될 리가 없지만 그래도 가정해서 말하자면, 만일 이 남자가 절더러 어찌 잠시라도 사랑을 배신할 수 있냐며 혐오스럽다는 욕설을 내뱉고서 돌아선대도, 저는 결코 이 남자를 놓을 수 없다. 구차해 보인대도 울면서 기어이 뒤쫓아 가겠다.
태양을 잃어버린 세상은 암흑이니.
‘……아아, 역시 나는 너무도 바보 같은 짓을 저질렀다. 나를 향한 지독한 괴로움보다도 이 사람의 마음에 생채기를 남겼다는 사실에 나는 더 고통스럽다. 마음이 너무도 아프다.’
농밀했던 입맞춤을 나누던 입술들이 비로소 멀어졌다. 부족했던 호흡들을 이제야 보완한다. 비월은 세류의 반들거리는 입술을 엄지손가락으로 천천히 만졌다. 너무도 달큼한 간식거리를 먹으면 외려 목이 마르듯 오랜만에 나눈 입맞춤은 아쉬움을 남기며 그다음을 갈망했다. 슬며시 세류의 뺨을 어루만지던 그 손길은 부드러운 살결의 목줄기에까지 이어졌다.
“여기가 본국의…… 당신과 저만의 공간이 아니라는 사실이 아쉽군요. 그랬더라면, 저는 당장 당신을 안을 수 있었을 텐데요.”
사랑하는 여인을 간절히도 원하는 사내의 눈을 세류는 똑똑히 보았다. 그것은 지금 당신의 진정이 향한 상대가 누구이냐고 묻고 있었다. 비월이 억지로 그녀의 설명을 듣지는 않겠다고 말했듯이, 세류도 그의 진솔한 이야기를 직접 듣지 않아도 알 수 있을 듯했다.
오늘 신유성과의 사이에서 어떤 일에 관하여 노골적으로 묻지 않았대서, 정말 아무렇지도 않을 수 있으랴. 그저 자괴감에 묻혀서 힘들어하는 바보 같은 연인을 위해서 이번만은 참아줄 따름이다. 진비월이 홀로 삼키는 차디찬 분노를 어렴풋이나마 느낄 수 있어서 세류는 그에게 더욱 미안해졌다.
결국 참았던 눈물이 다시 눈가에 괴었다.
세류는 입술을 꼭 다물었다. 비월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단지 강하게 끌어안았다. 세류는 그대로 품에 얼굴을 묻었다.
미안해, 정말 미안해…….
차마 입 밖으로 내지는 못하고 힘겹게 도로 삼켰다.
비월도 조용히 세류의 등을 가볍게 두드렸다. 엉엉 소리 내어 우는 어린아이를 달래어주듯이 한참을 다정하게 도닥도닥.
하늘빛이 참 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