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필>

류은채

복잡한 걸 싫어하는 커피 매니아.

신선한 음식을 섭취했을 때,

그리고 프레쉬한 로설을 발견했을 때,

발랄유쾌상쾌한 로설을 썼을 때 무한 행복에 젖는다.

현재 로망띠끄에 상주 중.

<출간작>

그대여, 다시 한 번만

갇혀 버린 시간

<카피글>

“저와 결혼해 주시겠습니까? 유진 씨.”

“네, 기꺼이.”

불도저라 불리는 대검찰청 강력부 검사, 민도진.

선 자리에서 한눈에 반해 초스피드로 결혼식을 올렸다.

그런데 아내, 오유진이 수상하다!

“네가 우리 그이를 애먹인다던데, 좋은 말로 할 때 대충 해라.”

“누가…… 으윽. 놔, 이거 안 놔?”

“부탁하는 사람은 말을 공손히 해야 하는 거야. 놔주세요, 라고 해야지.”

“으으……윽. 놔……주세요.”

<목차>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그들의 주변인들이 다 같이 행복해지는 법

그들의 끝나지 않은 이야기

작가 후기

<현대물/맞선물/절륜남/로맨틱코미디>

<본문 중에서>

두 사람이 식사를 하러 간 곳은 콩나물국밥집이었다. 데이트 필수 코스인 피가 뚝뚝 떨어지는 고기 써는 곳이 아닌 모락모락 훈훈한 김이 나는 할머니 국밥집이었다.

도진은 더더욱 눈앞에 있는 여자가 맘에 들어 헤어지면서 애프터를 신청했다. 그렇게 약속을 정한 후, 다시 본 그녀는 여전히 털털한 모습, 그대로였다.

그리고 세 번째 만났을 때 나눈 입맞춤으로 도진은 그녀와 자신이 성적으로도 딱 맞는 환상 궁합임을 알 수 있었다.

“저와 결혼해 주시겠습니까? 유진 씨.”

“네, 기꺼이. 하지만 한 가지 원하는 게 있어요.”

“무슨?”

“잠시의 여유. 제게도 자유 시간을 보장해 달라는 거예요.”

“구체적으로 어떤 자유를 말씀하시는지?”

“제가 여행을 즐기는 편이라서 가끔 어디론가 훌쩍 떠날 때가 있어요.”

“얼마나 자주인 겁니까?”

“음……. 한 달에 한 번? 결혼한다면 두 달에 한 번쯤?”

“훌쩍 떠난다는 거, 그거 아무 말 없이 가는 것은 아니겠죠?”

“네. 지금과 같으면 당연히 안 되겠지요. 사전에 꼭 이야기하고 갈게요.”

도진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처녀가 하루아침에 아이와 시부를 동시에 모신다면 스트레스가 쌓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힐링할 시간과 자유 시간을 원할 법도 했다. 자신도 양보를 해야 옳지 않을까.

“알겠습니다. 그럼 이제 우리 결혼을 전제로 만나는 겁니다. 어때요?”

“OK.”

이후 두 사람은 초스피드로 결혼식을 올렸다.

여덟 번의 데이트.

두 사람이 만난 지 딱 세 달 만에 결정된 일이었다.

결혼 준비는 일사천리로 진행되었고, 유진의 친정 부모님이 하와이에서 살고 있던 탓에 결혼식 당일에서야 장인 장모를 만나게 되었다.

그런데 결혼식에서 만난 장인은…….

“저…… 장인어른?”

그저 알 수 없는 눈빛으로 도진을 바라만 보던 장인은 말없이 그의 어깨를 토닥거려 주었다.

그 눈빛은 흡사 가련하다는 듯 안쓰러운 눈빛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