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필>

서은호

달콤한 로맨스를 상상하는 재미에 푹 빠진, 철없는 애엄마.

<출간작>

『뜨거운 우정』

『란의 결혼』

『최 교수의 비밀』

<카피글>

“일부러 엿들으려고 한 건 아닌데.”

3년간 사귄 남자에게 무참히 차이던 날,

이상한 남자와 얽히고 말았다.

한없이 가볍고, 어디로 튈지 전혀 예상하지 못하겠는 그가

아진의 삶을 흔들어 놓기 시작했다.

“거절할 자격 없어요.”

멋대로 제 마음을 고백해 놓고 거절할 자격도 없다 말하는 남자.

“김아진 씨 좋아하는 건 내 감정이니까, 거절해도 소용없습니다.

내 감정의 주인은 나니까.”

가벼워 보이면서도 진지하고, 진지해 보이면서도 가벼운,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내가 연애하자 그럼 그때나 거절해요.

그땐 김 대리에게 거절할 자격이 생기는 거니까.”

이 남자의 접근이 두려우면서도 설레었다.

옛사랑이 준 상처 때문에 사내연애가 더는 싫은 여자 , 김아진.

그런 그녀와 연애가 미치도록 하고 싶은 남자 , 이주호.

두 사람의 달달한, 사내연애가 이제 시작됩니다.

<목차>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에필로그 1.

에필로그 2.

에필로그 3.

외전.

작가 후기.

<현대물/사내연애/달달물/다정남>

<본문 중에서>

“할 말 있어요?”

여전히 서류에 집중한 채 묻는 주호의 말에 아진은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아닙니다. 나중에 할게요.”

바쁜 사람 붙잡고 할 말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아진은 뒤돌아섰다. 그때 주호의 목소리가 그녀의 발목을 붙잡았다.

“거절할 자격 없어요.”

발을 멈추고 굳은 얼굴로 뒤돌아보자, 자신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그의 검은 눈과 마주쳤다. 여전히 그의 의중을 파악하기 힘든, 감정을 읽기 힘든 눈이었다.

“무슨 말씀이시죠?”

“김아진 씨 좋아하는 건 내 감정이니까, 거절해도 소용없습니다. 내 감정의 주인은 나니까.”

싱긋 웃으며 자리에서 몸을 일으킨 주호가 천천히 앞으로 걸어 나와 책상에 몸을 기댔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내가 연애하자 그럼 그때나 거절해요. 그땐 김 대리에게 거절할 자격이 생기는 거니까.”

이 남자의 언변은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그런 게 아니었다. 더 길게 말을 섞어 봤자 그에게 휩쓸릴 것 같아 아진은 차분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죠. 이만 나가 보겠습니다.”

“그래요.”

주호도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자리로 돌아갔다.

“그래도 잊지는 말아요.”

막 문손잡이를 붙잡는데 뒤에서 주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김 대리한테 마음 쓰고 있다는 거. 그게 위로가 되든 부담이 되든, 당신 마음 한 자락에 내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아, 이건 그냥 혼잣말. 나가 봐요.”

사람 정신없게 만드는 재주가 있는 남자였다. 길게 상대할수록 휘말리게 되는 이상한 남자. 아무래도 이 남자에게 적응하려면 꽤 긴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