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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내 사랑 걸림돌

심은정(심빈) 지음로망띠끄2015.11.30979-11-258-16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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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평점 :   [참여수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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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258-16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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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이름의 전자책 모음  (전권 구매시 4,000원)

   

<"新 박씨전" 전자책이 제목이 "내 사랑 걸림돌" 로 바뀌었습니다.>


‘때는 바야흐로 1636년 병자호란으로 뒤숭숭한 그 때, 못생긴 몰골로 태어나 사랑한 번 못 받은 박복한 여인이 있었으니, 그녀가 바로 박씨부인 이었다!’ 던 그녀가! 


‘연애 불구자’ 박은희로 환생한 거라고? 이게 말이 돼?



‘때는 바야흐로 1636년 병자호란으로 뒤숭숭한 그 때, 못생긴 여인을 부인으로 받아들이려다 못생긴 외모를 보고 그만 졸도하여 죽었다!’ 던 그놈이!


‘바람둥이 똥강아지’ 이시백으로 환생한 거라고? 제 정신들이야?



들어는 봤는가?


작자미상 ‘박씨부인전’의 이야기는 제대로 각색되었다는 풍문을!
사실, 신혼 첫날밤 부인의 박색에 너무 놀라 졸도한 이시백에게는 하나의 미션이 있었다. 


바로 못생긴 박씨부인과 살며 그녀를 환골탈태시키기! 그러나...못생긴 박씨부인의 몰골에 너무 놀라 죽어 버린 이시백 때문에 박씨전의 해피엔딩 스토리를 모두 허구라는 것!
뭐, 아님 말고! 



어.쨌.든!


1636년에 그만 졸도한 이시백이 21세기에 다시 환생했고, 
그에게는 여전히 미션이 남아 있었다는 것이 팩트!
제대로 된 여자 한 번 만나지 못하고 바람둥이 똥강아지가 되어 사는 건, 
순전히 그때 풀지 못한 저주 때문이라나, 뭐라나? 
그녀와 세 번의 보름달이 뜨는 시간만큼 함께 살고, 거기다 그 여자한테 소원까지 말하라고? 
그 여자가 그 세 번의 소원을 들어줘야만 천정배필(天定配匹)을 만난다는 개떡 같은 소리!


그런데, 어라?
진짜 그 여자가 나타났다! 너무 못생긴 그 여자가!
자신은 꼭 천정배필을 만나고 싶다며,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약조를 믿는다는 그 여자가!
헌데...이상하게 이 여자, 끌. 린. 다.


1636년 병자호란에 풀지 못한 저주를 풀어야만 진짜 인연을 만난다는
두 청춘의 ‘저주 풀기 동거 스토리!’
지금부터 시작됩니다!




-본문 중에서-

“1636년 병자호란으로 뒤숭숭한 그 때? 이거 박씨전 이야기잖아. 조선시대 작자, 연대 미상의 고대소설. 이 소설은 숙종 때 이야기로 추정.” 
“잘난 척 하지 마, 이년아. 너 안 그래도 작가 줄 다 알아. 아니까 설명 하지 말고 그거 다 읽고 이야기 해,”
작은 싱글 침대와 커다란 책상과 한 쪽 벽면을 모두 차지하고 있는 커다란 책장, 3인용 크림색 소파에 80인치 풀 HD TV가 놓여 있는 작업실이면 참 좋겠지만, 아쉽게도 침대 겸 소파가 놓여 있고 데스크 탑 하나가 온통 자리를 차지하는 작은 책상, 세칸짜리 책장만 놓여 있는 작은 원룸 작업실 안. 
은희의 모친은 은희에게 읽어 보라며 서찰을 넘기고는, 방 안을 빠르게 훑었다. 이 작은 공간에 갇혀 글 쓴답시고 앉아 있는 딸이 어쩐지 모르게 짠하다. 거기다 그렇게 좋아하던 남자와 이별하고 3년 동안 눈물콧물 빼며 우는 꼴은 더더욱 보기 힘들다. 이제는 때가 됐다. 
진정한 인연을 만날 때. 
“그러니까 이게 뭐야. 내가 그 때 그 수절한 박씨부인인데, 다시 또 못난 몰골로 환생했다 이거야?”
“나 너 낳고 운 거 알지? 내 뱃속에서 이상한 괴물 나온 거 같다고. 어쩜 네 아빠, 나를 쏙 빼고 안 닮았는지 너무 놀라서. 근데, 왜 그랬는지 이제야 알았어. 내가 전생에 업보가 많았나 봐.”
“엄마! 아 지금 뭔 소릴 하는 거야! 괴물? 어떻게 딸한테 괴물이라고 할 수가 있어? 진짜 내 엄마 맞어?”
“너, 의외로 세상 사람들이 객관적이지 않다? 친구는 친구라고 못생긴 애한테 못생겼다고 말을 못해. 그저 알고 지낸 지인들 역시 행여 인맥사라질까 못생겼다 말 못해줘. 학교 선생은 제자 상처 받을까 그런 말 못해주는 것이고. 학원 선생들은 학생 끊어질까봐 못해주는 거고. 이 세상에서 제일 객관적인 사람들이 가족이야. 너, 내 딸이지만 못생겼어.”
“엄마!”
콕 짚어 말해주지 않아도 누구보다 은희 자신이 제일 잘 안다. 매일 눈 뜨고, 제일 먼저 그 얼굴을 마주하는 사람이 본인이니. 그런 몰골에 안 그래도 거울을 볼 때 마다 좌절하고 또 좌절하는데, 엄마라는 사람이 어쩜 저럴까? 
“너 내 딸이지만 진짜 못 생겼어. 남들 다 가지고 태어나는 그 쌍커풀도 없고, 피부는 주근깨 덕지덕지, 잠 못 자서 까칠하고, 콧대는 애초에 뼈가 형성되어 있지 않은 것처럼 낮고, 오동통한 볼 살에, 걸핏하면 붉어지는 그 홍조끼. 네 얼굴은 총체적 난국이야!”
종종 못생겼다는 말을 하기는 했지만, 오늘 엄마는 다르다. 아주 상처 주기를 작정한 듯 싶다. 
그렇지 않아도 마음 심란한 사람한테 찾아와서 한다는 소리가 고작 저거야?
“그냥 살어 봐아. 살면 얼굴이 바뀐다잖아. 못난 몰골도 벗어 환골탈태 하고, 진짜 천정배필 만나고.”
“미치겠네! 얼굴 바뀌는 건 성형외과에서 바뀌는 거지! 그 남자가 무슨 해리포터야? 내 얼굴을 바꿔주게? 말이 되는 소리를 좀 해! 내가 천정배필 만날 수 있는 건 이 얼굴 싹 갈아엎으면 돼! 성형외과에서!”
“돈 없어. 그리고 너 뭔가 착각한 모양인데. 본판 불변의 법칙이랬어. 판이 그 모양인데, 바뀐다고 바뀌니? 너 혹시 몰라. 그 남자가 진짜 마법사일지도.”
“하아...엄마, 막 심심해? 딸내미 오장을 쑤셔야 속이 시원하슈? 아 진짜 왜 이래, 나한테!”
“이 기집애가 방법을 알려줘도 지랄이야. 너같이 총체적 난국의 몰골이 진짜 천정배필을 만나 결혼할 수 있다는데 뭘 망설여? 너한테 그 이상한 저주가 씌어서 너 이러고 사는 거라니까? 그래서 영준이랑 헤어진 거라고.”
얼굴지적에 급기야 거론하고 싶지 않은 남자까지 거론하는 엄마 때문에 은희는 정말 힘들다. 
은희도 정말이지 알고 싶었다. 왜 김영준과 헤어졌는지. 왜 박은희의 연애팔자는 이 모양인지. 오죽하면 ‘박은희의 연애 팔자에 관한 연구’ 라는 명칭을 걸고 연구를 해보려 했을까. 
그저 팔자에 남자가 없다면, 팔자려니 하고 한 세상 살아가려 했다. 하지만 유능한 역술가부터, 한때지만 신기 충만해 얼굴만 봐도 때려 맞췄던 박수무당 친구 석우에게까지 확실히 팔자에 남자가 있다고 들었다. 그것도 정말 괜찮은 남자라고 했다. 그 인연은 하늘이 내려준 것이라, 모두가 부러워 할 사랑을 할 것이라며 말이다. ‘그런데 왜! 도대체 왜! 그 괜찮은 남자, 김영준은 왜 박은희를 떠났느냐고!’ 라고 3년째 울부짖던 은희다. 
이별의 선물로 받은 불면증과 눈물을 3년 동안 고이 간직하며, 답안지 따위 없는 그 질문을 은희는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던지며 살았다. 그 답을 이렇게 명쾌하게 엄마가 내려 줄줄은 몰랐다. 그것도 3년이 지난 지금. 
“그러니까, 엄마 말은 내가 이 저준가 뭔가를 풀지 않아서 영준오빠랑 헤어졌다는 거야?”
“그래에. 그러니까 눈 딱 감고, 3개월만 살어. 소원이라고 해봐야 뭐 별거 있겠니? 그냥 세 번 소원 들어주고, 3개월 같이 살고. 그럼 넌 진짜 행복해질 거야.”
쓰디 쓴 이별을 맛보고 3년 후, 서른 살이 됐다. 비록 남자는 떠났지만, 꿈에 그리던 드라마 공모전에 당선도 됐고, 생애 처음으로 미니시리즈도 쓰게 됐다. 그깟 남자쯤이야, 하고 웃어넘긴 것도 잠시였다. 김영준은 또 다시 은희 머릿속을 쥐어 잡고 흔들었다. 그가 남긴 추억에 은희는 걸핏하면 울어야 했다. 그렇게 3년을 참아내고, 겪어내다 도저히 더는 참을 수 없어 그와의 재회를 꿈꾸며 지인의 결혼식장까지 갔다. 그러나 재회는커녕 비웃음거리만 되고 만 사건이 벌어진 지 고작 일주일이 지났다. 어째서 신세가 이 모양인가, 처량하게 우는 딸에게 전화를 걸어온 엄마는 “너 또 우니?”라며 딸을 위해 단 걸음에 와줬다. 그것까지는 정말, 엄마지만 너무너무 고마웠다. 
서른 살이 된 딸이, 엄마 앞에서 헤어진 지 그것도 3년이나 지난 남자를 못 잊어서 우는 것이 은희 스스로도 창피했지만, 정말 오늘은 위로가 필요했다. 
오늘이 무슨 날인가! 김영준이 바로 총체적 난국의 얼굴을 가지고 있는 별 볼일 없는 박은희에게 처음으로 사귀자 고백한 날이지 않는가. 울지 않으려야, 않을 수 없는 이런 날, 딸 위로 차 왔다던 엄마는 지금 위로는커녕 성질만 돋운다. 
위로는 개뿔! 뭐? 생판 모르는 놈이랑 3개월을 살라고? 그것도 세 가지 소원까지 들어주면서?
“아 엄마! 제발 쫌! 나 울었어! 방금 전까지 막! 그런 딸한테 지금 그딴 소리를 하고 싶어? 그게 엄마가 생각해 낸 위로야 뭐야!”
간신히 그친 눈물이 다시 터져 나올 판이다. 너무너무 짜증나고 억울해서. 이 집안 대대로 내려온다는 서찰 내용이 사실이라도 짜증나고 억울하다! 기억도 안나는 전생 때문에 이렇게 연애 한 번 제대로 못하고 서른 살을 맞이했으니까. 그렇다고 이 서찰이 가짜라고 짜증나고 억울하다! 그럼 박은희는 도대체 뭔 죄를 지었길래 이 모양으로 살고 있는가 싶으니까!
만만한 게 엄마라고, 이게 받아줬더니 걸핏하면 짜증이다. 누가 연애도 제대로 못하는 바보로 태어나라고 했나? 지 스스로 해야 할 것을 못해 만만한 엄마한테 짜증내는 딸의 꼬락서니가 못마땅한 엄마가 은희의 머리통을 검지 손끝으로 홱 밀쳤다. 
“그르니까 팔자 고치라구, 이년아.”
“무슨 팔자를 고쳐!”
“3개월 그냥저냥 같은 집에 살면서, 그 남자가 말하는 세 가지 소원을 들어주기만 하면 네가 원하는 천정배필을 만난다는데, 뭐가 문제야?”
“정말 뭐가 문젠지 모르겠어? 이 황당한 이야기를 믿는 엄마가 문제야! 막말로, 내가 그 사람이랑 산다고 치자! 그 세 가지 소원까지 그래 까짓것 들어줬다 쳐! 근데 내 인연을 못 만나면? 그 땐 어떡할 건데?”
“밑져야 본전이지. 넌 지금 바람순이 출신 송장 빤쓰 훔쳐와 굿을 해도 모자를 판이야. 제발 남자 후리게 해 달라고. 그런 마당에 뭔들 못해? 애가 행간을 못 읽네.”
지금 행간을 못 읽는 건, 은희 자신이 아니라 엄마라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싶은 그녀다! 이 얼토당토않은 황당한 서찰 따위를 들고 와서 지금 누구한테 도리어 이러는지, 
은희는 답답해 미칠 지경으로 자신의 가슴팍을 쳐댔다.
“엄마! 우리 제발, 제에에에발 상식적으로 살자! 응!” 
“얘가 누굴 비상식으로 몰아? 얘! 나 과학적인 여자야아. 나두 이딴 거 안 믿을려구 그랬는데, 석우가 그르더라. 그거 안 풀면 너 이생엔 결혼은커녕 남자 못 만난대. 천정배필이 너한테 안 온대.”
“석우? 남석우? 그 놈 신 떠난 지 오백년은 지났어! 박수 접고, 9급 공무원 시험 준비 어쩌고 하는 애 말을 믿어?”
“얘! 아니야! 석우 기똥차게 잘 맞추더라! 저번에 나 곧 칼 댈 거라고 하더니, 진짜 칼 댔잖아. 내 코, 실리콘 옆으로 빠져서. 석우 아직 안 죽었다.”
남석우. 그에 관해 짧게 설명하자면 이렇다.
석우의 모친과 엄마는 처녀적부터 친구로, 석우와 은희는 각각 엄마들의 뱃속에 있을 때부터 본의 아니게 친구가 된 사이다. 그리고 태어나 막 말이 터지기 시작할 무렵, 석우에게는 남다른 재능이 보이기 시작했다. 제대로 말도 못한 아이가 더듬더듬 하는 말들이 신통방통하게도 모두 맞았다. 그것이 신 때문이라는 걸 안 석우의 모친은 용하다는 온갖 무당들앞에 데리고가 신 떼어 내는 온갖 굿을 해 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석우는 무당의 길을 자연스럽게 걷게 됐다. 미래를 보는 친구 덕분에 은희도 많은 도움을 받기는 했지만, 지금은 전혀, 전혀어어어 아니다! 그 놈 말 믿고, 김영준 재회를 꿈꾸며 간 지인 결혼식장에서 개 쪽만 당하지 않았나! 
“내가 엄마 코 약간 틀어진 거 같다고 석우한테 말해줬어. 그거 듣고 그냥 때려 맞춘 거야, 믿지 마.”
“나도 안 믿고 싶지! 근데, 딸내미 하나 있는 게, 연애는커녕 헤어진 남자를 3년씩이나 못 잊고 있는데, 이 사태를 나보고 어쩌라구? 그냥 지켜 봐? 나 죽을 때까지?”
순간, 말문이 막히는 은희다. 3년을 잊지 못해 울고불고 했다. 방금 전까지도 잊혀지지 않는다며 전화통을 붙들고 울었다. 그런 마당에 이제와서, 이 모든 과정은 그저 잊어가는 시간일 뿐이라면 누가 믿을까? 3년이 지나도 못 잊었는데. 아마 지나가는 똥개도 웃을 소리다. 
따박따박 하는 말마다 말대꾸하던 딸이 입을 다물자, 엄마가 소파에서 일어났다. 딸의 침묵이 착잡한지, 짧은 한숨을 토해낸 엄마는 주방으로 가 유자차 두 잔을 타기 시작했다. 
보트에 물이 끓는 짧은 시간이지만, 그 짧은 시간동안 엄마는 골똘히 생각하는 모양새였다. 보트에 물이 다 끓었는지, ‘삐익-’ 소리를 요란하게 낸다. 엄마는 유자청이 담긴 예쁜 찻잔에 물을 부어 들고 다시 소파로 왔다. 그리고 찻잔을 은희에게 내밀며 말했다. 그리고 지금껏 삼십년을 사는 동안 엄마에게서 보지 못한 차분한 모습이 드러났다. 
“어쩔래? 밑져야 본전이야. 3개월 사는 거, 그냥 같은 집에 룸메이트 하나 얻었다고 생각해. 그리고 그 사람이 어떤 소원을 빌지 모르겠지만, 그게 뭐 대단한 거겠니? 들어줘. 그럼 다 된다잖아. 네 인연을 만날 수 있다잖아.”
엄마는 더없이 진중했다. 그 진중함에 은희도 더 이상 이 사안을 장난으로 치부하기 힘들어졌다. 은희는 가만히 엄마가 타 준 유자차 한 모금 들이켰다.
정말, 그 한 맺힌 여자가 바로 은희 자신으로 환생했다는 게 맞는 이야기일까? 
정말, 그 남자와 3번의 보름달이 뜰 때까지 살고, 세 가지의 소원을 들어주면, 천정배필을 만날 수 있는 걸까? 
박은희가 요술램프 속 지니도 아니고, 이깟 말도 안 되는 종이 쪼가리 서찰 같은 건 별 시답지 않은 이야기라 치부하고 넘기고 싶지만, 그게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 
사실, 처음 엄마에게 듣자마자 말도 안 되는 소리 한다 노발대발 하기는 했지만 어쩐지 이것 때문에 김영준과 헤어졌나, 싶기도 했었다. 이런 걸 믿는 것 자체가 미친짓이라 여겨 난리를 치기는 했지만, 엄마의 진중한 모습에 은희도 점점 물들기 시작했다. 
만약, 이 모든 걸 다 해결한다면, 3개월 뒤 박은희는 김영준과 행복한 만남을 시작하지 않을까? 세 번의 보름달, 고로 대략 3개월이다. 고작 딱! 3개월이다. 그 사람의 소원이 어떤 황당무계한 것들일지는 모르겠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 곁에 둘 수 있다는데. 죽으라는 소원 아니면 못 들어 줄 것도 없는 노릇이다. 
“어쩔래? 안할 거야?”

이름: 심은정

출간작품

운명의 대가(청어람)
연애의 법칙(청어람)

총 3개의 독자서평이 있습니다.
 은근히 재미있어요. 무척 유쾌하면서도 너무 가볍지 않고 마음에 와 닿습니다  da*** | 2015-12-01
 ㅎㅎㅎ 설정도 재미있고 내용도 유쾌하고~~~잘 읽었습니다..  fo*** | 2015-11-30
 심빈님 작품 기대이상으로 재밌네요~ㅎ 유쾌하고 여주는 어쨌든 씩씩하고~ 문장도 어색하지 않고 그래요~  lo*** | 2015-11-3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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