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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도깨비 각시(개정판) 2

정연주 지음가하에픽2015.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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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 립 금 | : 0원 |
파일용량 | : 342 KByte |
이용환경 | : PC/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타블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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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 979-11-295-810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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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품 소개
풍년이 들면 독각귀, 흉년이 들면 도깨비.
그렇게 나눠 부르는 수호신에게 바치는 가장 큰 잔치가 있다면 한 갑자마다 돌아오는 축제가 있다. 홀로 사는 독각귀가 혹여나 심술을 부릴까 언제부터인가 처녀를 바쳐왔는데, 명목은 독각귀 신부라고 하되 사람들은 산 제물이라며 도깨비 각시라고 비꼬았다.
- 그리고 나는, 그 도깨비 각시가 되었다.
홍연국 주씨 가문의 장녀 희야. 가문을 위해 홍연국의 수호신인 독각귀의 신부로 바쳐진 그녀에게 남은 것은 창, 그리고 불꽃을 함께 본 ‘그’와의 기억뿐.
이제 가마를 타고 독각귀의 세계에 들어간 희야는 다른 신부들과 함께 새로운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하지만 가마꾼을 본 순간 그녀는 신부의 본분인 ‘수호신을 배반하지 않는다’라는 구절의 무거움을 알게 되는데…….
도깨비불이 닿지 않는 곳에 있기에 그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어둠에 가리어진 채 언뜻 보이는 것은 그의 턱 선 정도.
“그 어떤 신부도 혼례를 치르지 못했지.”
어둠 속에서 그가 입을 열었다.
“희야, 마지막 시험은 숨바꼭질이다.”
“숨바, 꼭질?”
“그래.”
그의 목소리가 조금은 짓궂게 울렸다.
“찾아라.”
홍연국의 수호신.
“독각귀를 찾는 것이, 마지막 시험이다.”
2. 작가 소개
정연주
최근에 거주 환경이 집필에 최적화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물 좋고 공기 좋은 시골! 흉흉한 소문과 소문보다 더 빡빡한 막차 시간! 덕분에 외출도 어렵고 해서 집필에만 몰두하고 있습니다. 이 삼박자 떨어지는 곳이 어디냐면 화성입니다. 화성(星) 말고 경기도 화성.
……위험하지 않냐는 지인의 질문에 이렇게 대처하고 있습니다. 그냥 시골이라 제철채소가 참 맛있다고요(웃음).
▣ 출간작
『기화, 왕의 기생들』
『야수의 청혼』
『인어의 목소리』
『캔버스 위의 당신』
『붉은 매듭』
『도깨비 각시』
『헤스키츠 제국 아카데미』(공저)
『하늘 창』(공저 단편집)
『겨울 엔딩』(공저 단편집)
『마음을 낚는 이야기꾼 웹소설 작가 되기』(공저)
『가희 사랑할지어다』
『달빛을 밟는 아씨』
3. 차례
#五. 새벽의 그늘
#六. 구멍 난 것은
#七. 보랏빛의 이야기 주머니
#八. 하얗게 내려오는 것
#九. 도깨비 각시
#結. 혼례 올리는 날
#外傳 一. 붉은 서신의 비밀
#外傳 二. 달처럼 고운 내 사람아
#外傳 三. 도깨비장난
#外傳 四. 그곳에서 그들은
4. 미리 보기
“창.”
너무도 익숙한 이가 보였다. 공터에서 경계의 하늘을 뚫어져라 올려다보는 사람. 맨발, 소복, 그리고 흉악한 독각귀 가면.
그것을 보는 순간 감정이 둑 터지듯이 밀려들었다.
“창!”
그가 돌아본다. 돌아왔다. 눈은 흐릿해지고 뜨거워지는데 입가에는 자꾸 웃음이 걸렸다. 어느 사이엔가 나는 그에게 달려가고 있었다. 아마 그대로 내버려두었더라면 나는 창의 품에 안겼을지도 모른다. 창이 의심할 만한 행동을 할 것이고, 고백하기도 전에 내 마음을 알아차리고 수호신께 고했을지도 모르지. 그러나 다행인지 불행인지, 나는 창에게 바싹 다가가기도 전에 멈춰 설 수밖에 없었다.
“이 멍청한 것!”
딱 소리와 함께 이마에 불똥이 튀는 줄 알았다. 달려들려는 것도 멈추고 나는 이마를 손으로 감싸 쥐어야만 했다. 그가 내 이마에 꿀밤을 먹인 것이다.
“그토록 거처에서 나오지 말라고 경고했었는데 그새 잊었나? 수가 너무 많아 구멍을 메우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 잡귀가 드글드글 돌아다니는 것을 몰랐던 것도 아니겠지. 그런데도 이 주위를 빨빨 돌아다녀?”
“알고 계셨습니까?”
“경계에서 일어난 일 중 내가 모르는 것은 없다!”
“걱정하셨습니까?”
“그걸 말이라고……!”
창의 호통은 오래가지 못했다. 그는 내 얼굴을 보더니, 말문이 막힌 듯 더는 소리치지 못했다.
기쁘다.
창은 내가 뭘 하는지 늘 알고 있었다.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그는 나를 걱정해주었구나.
그것을 느끼자마자 창을 향했던 일부의 원망까지도 모조리 녹아내렸다. 그동안 왜 소식 하나 없었는지, 내가 얼마나 당신을 걱정했는지, 그 원망을 쏟으려는 마음까지도, 모조리. 모조리 녹아내려 어느덧 내 마음속은 안정을 되찾았다. 불안이 사라지고 안도감과 기쁨이 넘쳐흐른다.
“보고 싶었습니다.”
창을 향해서 찰랑찰랑 내 마음이 넘쳐흘러 버린다. 혹여나 그가 그것을 눈치 챌까 봐 걱정되지는 않는다. 그저, 지금은 그에게 솔직해지고 싶었다. 당장 고백을 하고 싶다. 당신을 연모하노라, 그리고 또 사모하노라. 하지만 그 말은 내 입에 머금을 수는 있을지언정 밖으로 나오지 못한다.
나는 왜 이리도 욕심쟁이인가.
설령 끝이 정해져 있더라도 당신 앞에 서면 내 마음을 털어놓고 싶었는데. 그 끝을 두려워하지도 않음에도 나는 고백할 수 없다.
조금이라도, 조금이라도 더 당신과 함께 있고 싶어서.
그래서 나는 입을 열 수 없다.
또한 깨닫는다.
이룰 수 없는 마음에 속은 타들어도, 그보다 더 함께 있어서 행복해진다는 것을.
“정말로 보고 싶었습니다, 창.”
당신과 함께 있어서.
◇ ◆ ◇
공터 주위를 도깨비불이 떠다녔다. 초롱 안에 그냥 놔두기에는 이제 미안해져서 요즘은 꺼내놓는 일이 더 많았다. 도깨비불은 장난을 치는 것처럼 몸집을 크게 불렸다가 줄였다가 하기도 하고, 그 빛을 더 밝히기도 하고 어두워지기도 하였다. 나는 예전처럼 창의 옆에 앉아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참으로 평화로웠다. 대체 얼마 만에 되찾은 일상일까.
“너는 너무도 겁이 없어.”
“예.”
“잡귀라고 하여 모두 비실대는 것은 아니다. 홀로 상대하기에는 부족할 수도 있다.”
“예.”
“지금 내 말을 흘려듣는 것이냐?”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창이 하는 말은 하나도 흘려듣고 있지 않았다. 오히려 시선은 도깨비불을 좇되 그 외의 다른 감각들은 모두 곤두세우고 있었다. 오로지 창을 향해서. 자꾸 웃음이 나온다. 창이 옆에서 얼빠진 웃음은 그만두라며 투덜거렸다.
“왜 거처에서 나왔나. 분명 당분간 수호신을 찾지 않아도 좋다고 하였을 텐데.”
“답답해서 그랬습니다.”
창이 없는 새벽의 그늘은 그저 답답하였다. 끝없이 술렁이는 하늘을 보고 있노라면 그저 창만이 생각났다. 방에만 있으면 영원히 당신이 돌아오지 않을 것만 같아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었다.
“답답함을 풀기 위해 목숨을 거는 것은 미련한 짓이다.”
당신 말이 맞다. 나는 미련한 여자다. 당신을 마음에 품어 목숨을 거는 미련한 짓이나 하는.
“왜 웃고만 있나?”
창은 내가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를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것을 방패로 그저 웃기만 하였다.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좋은 내 심정을 당신은 알까. 이렇게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나는…….
“창, 알고 있습니까? 자고 있던 신부 둘 중 하나는 무너지고, 하나는 깨어났습니다.”
“아아.”
“재미있는 이야기를 여럿 해주었습니다. 도깨비 주머니, 독각귀에 관한 전설 등.”
“…….”
“그중에 가장 재미있는 것은 당신이 준 주머니가 독각귀의 것과 꼭 닮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럴 리가 없는데도 말입니다.”
마음을 숨기기 위해 이것저것 이야기를 되는대로 꺼내놓았다. 창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도깨비불은 저 멀리서 돌아다니고 있는 듯했다. 숲 사이로 푸른빛이 반짝인다. 그것이 꼭 반딧불처럼 보였다. 혹은 귀신처럼 푸른빛이 쓱 지나가는 것이, 이승이었더라면 여럿 놀라게 했을 것 같다.
“그럴 리가 없겠지요, 창이 독각귀라니.”
“……왜, 내가 수호신이 아니어서 아쉽나.”
“아니요. 오히려 다행입니다.”
“뭐?”
“저는 창이 독각귀가 아니었으면 합니다.”
가볍게 손을 내밀어 손짓한다. 그리고 속으로 도깨비불을 부른다. 그러면 도깨비불은 귀신같이 내 뜻을 알아채고 날아온다. 손바닥에 앉는 도깨비불은 파르스름한 빛과 다르게 따뜻해 보였다. 그래서 두 눈을 감고 이마에 도깨비불을 대었다. 창과 다시 만나기 전까지는 그가 독각귀였으면 했다. 그러했더라면 그의 신부가 될 수도 있겠구나. 그리고 잡귀에게 해를 당하지는 않겠구나 했다. 그러나 다시 만나고 나니 그 마음이 거짓처럼 뒤집어졌다.
“창이 독각귀이면 슬플 겁니다.”
“…….”
“만약 당신이 수호신이라면, 그렇다면…….”
마음이 아프다.
“그가 겪어야만 했던 외로움을 당신이 겪고 있다는 것이니까.”
길고 긴 세월 독각귀는 홀로 지내왔다고 한다. 사람들은 당신을 존경하면서도 두려워하고, 경외하면서도 애써 얕잡아 보려 익살스럽게 매도한다. 평생 함께할 신부를 원하면서도 쉬이 믿을 수 없어 시험하고, 그 시험에 통과한 신부는 아무도 없다.
아무도 믿지 못하고,
그 누구도 곁에 없는 채,
홀로 지낼 세월이 낙엽처럼 쌓인 존재.
“그건 싫습니다.”
만약에 창이 독각귀라면 얼마만큼 괴로워했을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그가 그런 괴로움을 겪었었고, 또 겪고 있으며, 앞으로도 겪게 되는 것이라면 나는 싫다. 그러니까 창이 독각귀가 아니었으면 한다. 만약에 그가 독각귀라면 나는 울고 말 것이다. 괴로움을 홀로 품고 있었을 그가 가엾고 안타까워, 울고 말 것이다.
“내가 수호신이 아니었으면 하나?”
“예.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그런가…….”
“지금 이대로의 창이었으면 합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창(槍)과 같은 이름을 가진, 당신이었으면 합니다.”
두 눈을 뜨고 도깨비불에서 이마를 떼었다. 그리고 손을 뻗어 창의 가면에 손을 대었다. 붉고 흉악하지만 그 표면은 매끄럽고 차가웠다. 창은 가만히 있었다. 이대로 내가 조금만 손에 힘을 주면 가면을 벗길 수 있음에도 그는 그저 가만히 있었다. 나는 보이지 않는 그의 눈과 마주친 것 같았다. 때때로 상상해본다. 이 가면 속 당신의 눈이 붉은색이라면. 그렇다면 나는 기뻐해야 할까, 아니면 슬퍼해야 할까.
아마 둘 다일 것이다.
창의 신부가 될 수 있어 기쁠 것이고, 그가 가진 세월의 아픔에 슬플 것이다. 하지만 기쁨보다 슬픔이 더 클 것이다. 그래서 창이 아니었으면 한다.
독각귀가 아니었으면 한다.
그러니 이 가면은 벗기지 않을 것이다. 나는 창의 가면에서 손을 떼었다. 그러고는 웃었다. 그리고 그는 한참을, 그런 내 얼굴을 보았다. 한참을.
◇ ◆ ◇
“이상한 여자 같으니라고.”
“예?”
“언제나 그랬지. 눈앞에 있는 것에 당연히 손을 뻗지 않고, 멍청하고 미련스러웠어. 그러면서도 언제나, 항상 어느 사이에 너는,”
홀로 정답에 가까워져서. 목소리는 점차 작아져 웅얼거리는 소리로밖에 들리지 않았다. 특히 창은 가면에 막혀서 중얼거림이 심하게 뭉그러져 잘 들리지 않았다. 그는 그 뒤 한숨을 푹 내쉬었다. 깊은 한숨을 내쉰 창은 곧 평상시대로 돌아왔다. 조금은 가볍고, 잔소리하는 그런 창으로. 나는 창을 보며 웃음을 지었다.
“희야.”
“예?”
잠깐 머뭇거리던 창은 이내 정말로 작아서, 거의 들리지 않은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다녀왔다.”
처음에는 알아듣지 못했지만 곧 그 의미를 알 수 있었다.
「다녀, 오십시오.」
「알았다.」
기억하고 있었구나.
「다녀오마.」
당신은 왜 그렇게 내게 많은 것을 주는지. 왜 이 조그마한 인사에 가슴이 이리도 간질간질한 것일까. 따뜻한 뭔가로 찰랑찰랑 차오른다. 시선을 피하듯 고개를 돌리는 창의 소맷자락을 잡았다.
입에는 자꾸 웃음이 맺히는데 눈은 뿌옇게 흐려진다.
“어서 오세요.”
언제나 나를 이상하게 만드는, 다정한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