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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갈맷빛 경계

그린아이즈 지음로망띠끄2010.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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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것이 있어요. 어째서 제게 존대를 하시나요? 신분을 따져도, 나이를 따져도, 제게 하대를 하는 것이 맞잖아요. 제 아버지께 존대를 하실 때도 생각했지만, 좀 이상해요.」
햇살이 따사롭던 어느 오후. 연화각의 대청마루에 앉아 기보(棋譜)를 보며 바둑을 공부하던 그는 백돌을 손에 든 채로 멈칫했다. 이윽고 바둑판에 돌을 올려놓고서 입을 열었다.
「저는 용서받을 수 없는 죄를 지은 사람입니다. 세상에 부모를 해하는 것만큼 큰 죄는 없지요. 네이, 저는 전 황제였던 아버지를 죽음으로 내몰았습니다.」
상처를 가슴에 새긴 채 온나라로 왔던 리하르트의 황자 라크다엘.
그녀는 위로해주고 싶었다. 설사 인정하고 싶지 않은 사실을 인정하더라도.
「그런 이유라면 제게는 존대를 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따지고 보면 같은 죄인이니까요. 저는…… 어머니의 목숨을 앗으며 태어났어요.」
한동안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한참 만에 입을 연 그에게서는 더 이상의 존대는 나오지 않았다.
「그런가? 그래서 처음부터 네 눈빛이 낯설지 않았던 건가.」
가슴이 뛰기 시작한다. 달래 듯 느리게 볼을 감싸는 그의 손길과는 어울리지 않게 그녀의 가슴은 거칠게 뛰고 있었다
-본문중에서-
「목숨이 여러 개입니까? 아무리 그대의 목숨과 나의 반쪽 자유를 교환했다고는 하지만, 언제 내 마음이 변할지 모릅니다. 사람 마음은 간사한 겁니다.」
「귀찮으면 스승님이 되어주면 되잖아요.」
틈이 날 때마다 겁 없이 연화각을 드나들었다. 검 쓰는 것은 누구에게도 그리 뒤지지 않는다고 믿어왔었음에도, 너무도 간단하게 자신을 제압해버린 그를 스승으로 모시기 위해서.
「내가 왜 타국의 수장 딸에게 검을 가르쳐야 합니까?」
「사람 목숨 구하는 일이라고 하면요? 강하지 않으면 저는 죽어야 하거든요.」
가늘게 떨리는 눈썹. 언제나 같이 한기를 풍기는 은회색 눈동자. 하지만 네이는 그가 자신을 싫어하지 않는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자신을 죽이지 않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나는 한 번도 누구를 가르쳐 본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당신의 그 목숨을 내게 준다면 못 가르칠 것도 없지요.」
「그건 좀 곤란한데요. 아버지의 말씀대로 수장이 되면, 황제 폐하의 앞에서 목숨을 건 충성을 맹세하게 될 테니까요. 이미 저당 잡힌 목숨이거든요. 하지만 스승님이 되어주면……언젠가 한 번은 당신을 위해서 검을 들게요. 그것이 맹세를 저버리는 일이 되더라도, 당신을 위해서 단 한 번은 목숨 바쳐 싸울게요, 황자 전하.」
눈앞이 흐려졌다. 하지만 그 목소리만은 또렷하게 들려왔다.
「당신이 목숨 바칠 이는 황자가 아니라 라크다엘입니다. 라크다엘 뮤라이, 앞으로는 이름을 불러주십시오.」
처음이었다. 누군가의 이름을 듣는 것만으로도 전율이 이는 것은. 마치 금단의 열매에 손을 댄 것만 같은 그러한 전율을.
햇살이 따사롭던 어느 오후. 연화각의 대청마루에 앉아 기보(棋譜)를 보며 바둑을 공부하던 그는 백돌을 손에 든 채로 멈칫했다. 이윽고 바둑판에 돌을 올려놓고서 입을 열었다.
「저는 용서받을 수 없는 죄를 지은 사람입니다. 세상에 부모를 해하는 것만큼 큰 죄는 없지요. 네이, 저는 전 황제였던 아버지를 죽음으로 내몰았습니다.」
상처를 가슴에 새긴 채 온나라로 왔던 리하르트의 황자 라크다엘.
그녀는 위로해주고 싶었다. 설사 인정하고 싶지 않은 사실을 인정하더라도.
「그런 이유라면 제게는 존대를 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따지고 보면 같은 죄인이니까요. 저는…… 어머니의 목숨을 앗으며 태어났어요.」
한동안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한참 만에 입을 연 그에게서는 더 이상의 존대는 나오지 않았다.
「그런가? 그래서 처음부터 네 눈빛이 낯설지 않았던 건가.」
가슴이 뛰기 시작한다. 달래 듯 느리게 볼을 감싸는 그의 손길과는 어울리지 않게 그녀의 가슴은 거칠게 뛰고 있었다
-본문중에서-
「목숨이 여러 개입니까? 아무리 그대의 목숨과 나의 반쪽 자유를 교환했다고는 하지만, 언제 내 마음이 변할지 모릅니다. 사람 마음은 간사한 겁니다.」
「귀찮으면 스승님이 되어주면 되잖아요.」
틈이 날 때마다 겁 없이 연화각을 드나들었다. 검 쓰는 것은 누구에게도 그리 뒤지지 않는다고 믿어왔었음에도, 너무도 간단하게 자신을 제압해버린 그를 스승으로 모시기 위해서.
「내가 왜 타국의 수장 딸에게 검을 가르쳐야 합니까?」
「사람 목숨 구하는 일이라고 하면요? 강하지 않으면 저는 죽어야 하거든요.」
가늘게 떨리는 눈썹. 언제나 같이 한기를 풍기는 은회색 눈동자. 하지만 네이는 그가 자신을 싫어하지 않는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자신을 죽이지 않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나는 한 번도 누구를 가르쳐 본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당신의 그 목숨을 내게 준다면 못 가르칠 것도 없지요.」
「그건 좀 곤란한데요. 아버지의 말씀대로 수장이 되면, 황제 폐하의 앞에서 목숨을 건 충성을 맹세하게 될 테니까요. 이미 저당 잡힌 목숨이거든요. 하지만 스승님이 되어주면……언젠가 한 번은 당신을 위해서 검을 들게요. 그것이 맹세를 저버리는 일이 되더라도, 당신을 위해서 단 한 번은 목숨 바쳐 싸울게요, 황자 전하.」
눈앞이 흐려졌다. 하지만 그 목소리만은 또렷하게 들려왔다.
「당신이 목숨 바칠 이는 황자가 아니라 라크다엘입니다. 라크다엘 뮤라이, 앞으로는 이름을 불러주십시오.」
처음이었다. 누군가의 이름을 듣는 것만으로도 전율이 이는 것은. 마치 금단의 열매에 손을 댄 것만 같은 그러한 전율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