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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라시아 3

희세 지음가하에픽2015.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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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환경 | : PC/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타블렛 |
독자평점 | :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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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 979-11-295-2376-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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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품 소개
“그대가 내 운명처럼 보일 때가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끔 해.”
어머니를 잃고서야 처음 만나게 된 아버지. 코르티잔의 딸에서 하루아침에 공작가의 양녀로 귀족의 신분이 된 라시아 클레이만 샤펜은 중립국 알트라의 귀족학교 페드윈에 입학하며 자신의 인생을 바꿀 바람을 맞이하게 된다. 한없이 다정한 선배, 비밀을 간직한 동급생, 사막의 황제, 충실한 호위무사, 수많은 인연들 속에서도 자기 자신을 잃지 않는 꿋꿋함으로 라시아는 단 하나의 운명을 향해 나아가는데…….
“그래서 말인데, 공작이 되고 싶어?”
“또 샤하레라도 되라고 하시려고요?”
“왜, 안 되나?”
나 또한 뼈를 숨기고 장난스럽게 대꾸했다.
“어렸을 때는 코르티잔의 딸이었고 커서는 아버지에게 묶여 있고……. 제 인생에서 어떤 것도 선택한 적이 없으니까 만약 공작의 후계자에서 벗어난다면, 이번엔 제 맘대로 선택해보고 싶어요. 그러니 당분간 제 꿈은 방랑가랍니다.”
“안타까운 일이군. 그대는 좋은 샤하레가 될 수 있을 텐데.”
“글쎄요. 멍청한 아내로서의 인생은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 ‘가하 에픽’은 다양한 시대, 색다른 소재, 독특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은 도서출판 가하의 새로운 브랜드입니다. 로맨틱한 판타지가 가득한 가하 에픽, 지금 만나보세요!
2. 작가 소개
희세
언니랑 세상에서 제일 귀여운 강아지님과 서울에서 살고 있습니다. 호화판 외국 여행이 꿈인 소시민입니다. 이야기를 듣는 걸 무척 좋아합니다.
▣ 출간작
어느 날 일어났더니
후작님, 후작님!
라시아
키스 미 인 더 레인(공저)
3. 차례
#7. 시드와 용, 그리고 우리들의 결별
#8. 아비게일과 다니엘의 약혼
#9. 그 해 아느완에서 일어난 일
#10. 전설의 땅과 오켈뷔르
#11. 졸업식과 비보
#12. 안네 프리앙 샤펜
#13. 짧은 여행
4. 미리 보기
“이리 와봐.”
그리 내키지 않았지만 걸어갔다. 이리하는 자신의 옆을 툭툭 두드렸고, 나는 얌전히 그 옆에 앉았다. 가만히 나를 바라보며 고민하는 얼굴을 하던 그가 말했다.
“당신 아버지를 용서하라고 말할 순 없을 거야, 아마 그 누구도. 나도 마찬가지고. 사실 나도 아버지나 어머니나, 뭐……. 난 내 부모의 어느 쪽도 이해하지 못했고 내 아버지는 특히 용서하지 못했지. 그가 어머니를 강간해서 낳은 게 나니까, 이해할 수 있을 리도 없고.”
가만가만, 그의 목소리가 침실을 울렸다. 무거운 이야기와는 달리 그는 몹시 가볍고 편안한 자세였다. 장난을 치듯 말을 하는 그의 목소리에 오히려 내가 심각해졌다.
“그리고 난 상당히…… 거기에 집착하고도 있었어. 당신을 가지고 싶었던 것도 그래서였잖아, 처음엔. 다니엘을 위해 어머니는 내 아버지에게 다리를 벌렸지. 다니엘이 살아남은 건 그녀가 사랑을 위해 치욕을 참았기 때문이야. 놀라울 정도였어. 나도 정말로 받고 싶었어, 그런…… 희생이라고 할까. 그래서 다니엘을 위해 당신이 한 모든 일을 보고 당신을 가지고 싶다고 생각했고.”
이리하는 내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주면서 말했다.
“그런데 현명한 여자가, 과거는 바꿀 수 없다고 말해주더군.”
누구도 과거는 고칠 수 없다. 지나친 세월을 돌릴 수 없을 거라고, 그 점에 대해서 그에게 알려준 것은 나였다. 가만히 그가 내 얼굴을 돌려 나를 빤히 내려다보았다. 그는 슬퍼 보이기도 했고 자랑스러워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대도 마찬가지야, 라시아.”
이 사람을 보고 나는 사자를 닮았다고 생각했다. 길고 진한 갈색의 머리카락, 날카로운 눈매 속 태양처럼 번뜩이는 심홍색 아름다운 눈. 곧은 코와 다물어진, 단호한 입술……. 강인한 얼굴이 반듯하게 나를 향하고 있었다.
“그대가 뭘 하든, 어떻게 생각하든…… 과거를 어떻게 할 수 없을 거야. 그러니 그대도…… 과거가 그대를 망치게 놔두어서는 안 돼.”
“그게 절 망치지는 않아요.”
내 말에 이리하는 냉정하게 대꾸했다.
“기절할 정도로 스트레스 받았잖나. 이 일이 그대에게 영향력이 없어 보이지 않아.”
틀린 말이 아니라서 입을 꾹 닫았다. 그는 다정하게 내 손을 잡아주면서 말했다.
“바꿀 수 없는 건 놔둬, 라시아. 내가 그랬듯이. 아버지는 아버지야. 그대가 바꿀 수 있는 것이 없어. 그가 당신에게 무엇을 해주었건, 그대가 그를 어떻게 생각하건, 아무것도 상관할 필요 없는 거야. 알았나?”
흔들리지 마. 그가 작게 덧붙였다.
“미워하고 싶으면 미워해. 싫어하고 싶다면, 그래도 좋아. 죄책감을 가지지 않아도 괜찮아. ……당신 심장이 시키는 대로 해.”
나는 가만히 그를 바라보다가 그의 손에서 내 손을 뺐다. 당신이 만약에 황제가 아니었다면. 내가 만약에, 공작의 후계자가 아니었다면. 조심스럽게 팔을 벌려 그를 꽉, 내가 할 수 있는 한 힘껏 끌어안았다.
“고마워요.”
과거가 내 발목을 잡게 하지는 않으리라. 용서하지는 못하더라도, 내 선택에 아버지와 어머니의 일을 연관 짓게 하지는 않겠다. 단단한 이리하의 등을 끌어안고 있자니 이리하가 내 정수리에 머리를 올리더니 말했다.
“……별말씀을.”
조심스러운 손길이 내 등을 쓰다듬었다. 가만히, 한참을 끌어안고 있다가 몸을 풀자 그가 장난스러운 듯, 진지하게 내게 물었다.
“그래서 말인데, 공작이 되고 싶어?”
환하게 웃으면서 그에게 장난스럽게 대꾸했다.
“또 샤하레라도 되라고 하시려고요?”
“왜, 안 되나?”
나 또한 뼈를 숨기고 장난스럽게 대꾸했다.
“어렸을 때는 코르티잔의 딸이었고 커서는 아버지에게 묶여 있고……. 제 인생에서 어떤 것도 선택한 적이 없으니까 만약 공작의 후계자에서 벗어난다면, 이번엔 제 맘대로 선택해보고 싶어요. 그러니 당분간 제 꿈은 방랑가랍니다.”
내 대답에 그가 씁쓸한 얼굴을 해 보이다가 웃었다.
“안타까운 일이군. 그대는 좋은 샤하레가 될 수 있을 텐데.”
“글쎄요. 멍청한 아내로서의 인생은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샤하레는 오르안의 선택이다. 천민도, 평민도, 귀족도, 심지어는 타국의 왕족도 될 수 있지만 오르안의 아내 이상은 되지 못했다. 황후가 가지는 내정에 대한 권력도 없었고 후계자를 낳지 않는 한 이후에 궁궐에 남아 있지도 못했다. 황제도, 샤하레도…… 둘 모두의 사랑만으로 만들어진 자리다.
로맨틱했지만, 내가 원하는 인생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대가 내 운명처럼 보일 때가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끔 해.”
나는 그의 말에 웃음을 터트렸다. 운명이라니, 그와 내가? 재미있는 소리라 환하게 웃으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그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쌌다. 위에서 그를 내려다보는 기분이 몹시 짜릿했다. 키스할 것처럼 그의 입술에 내 입술을 가까이 붙이고, 나는 속삭였다.
“운명이었다면 나는 코르티잔의 딸이 아니었을 거고, 당신은 황제가 아니었을 거예요, 사랑스러운 분.”
나는 구두 굽을 세 번 부딪혔다. 그가 허탈한 얼굴을 하고 나를 바라보는 것이 느껴졌다. 그의 그 허탈한 얼굴에 기분이 좋아져 웃어버렸다.
“샤펜 저택의 내 방.”
눈앞이 환하게 밝아졌다. 그의 얼굴에 닿았던 손바닥에 열기가 그대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