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만을 위한 세상의 단 하나뿐인 향수를 만들어 줄게.

“주이건…….”

소희는 낯설지 않은 사내의 이름을 읊조리고서는 곧 다시 입을 굳게 다물었다.

주이건.

그 이름은 마치 입에 담아서는 안 되는 금기의 주문처럼 그녀의 주위 공기를 싸늘하게 만들어 버렸다.

“거짓말쟁이…….”

빼앗긴 향(香).

오로지 그녀를 되찾고 싶은 마음에 저지른 일.

“그럴 수밖에 없었어!”

“…….”

“널 찾고 싶었으니까.”

자신이 찾지 않으면 다시는 보지 못할 것 같았으니까.

▶잠깐 맛보기

“윤소희!”

이건은 소희를 붙잡았다.

“너랑 단 한 마디도 섞고 싶지 않아.”

사실 그에게 용서라고 할 것도 없었지만 소희는 쉽게 물러나고 싶지 않았다.

싸늘하게 자신을 지나치는 소희를 향해 이건이 소리쳤다.

“그럴 수밖에 없었어!”

“…….”

“널 찾고 싶었으니까.”

걸음을 멈추고 몸을 돌리는 소희에게 이건은 조금씩 다가가며 말했다.

“그래서 조향사의 길을 택했고, 네가 만들고 싶어 하던 천리향 향수를 만들어 냈어. 오직 널 찾겠다는 일념 하나만으로. 그 향으로 향수를 만들면 분명 네가 날 찾아올 거라 생각했으니까!”

▶목차

프롤로그

1. 순수(純粹)

2. 재회(再會)

3. 조화(調和)

에필로그

* 이 전자책은 2010년 타출판사에서 출간된 〈블렌딩(Blending)〉을 eBook으로 제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