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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720시간의 여름

karenn 지음로망띠끄2010.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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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을 사랑했다고 생각했던 그 놈.
어느 날 우연한 계기로 친구와 바람피운 사실을 알게 된 유이.
그 남자가 그녀에게 선물로 받은 수 천 만원의 시계를 훔쳐 판돈으로 남태평양의 휴양지에 홀로 이별 여행을 떠나다!
모든 것을 버리기 위해 떠나온 휴양지에서 그녀는 새로운 것을 줍게 되는데.
섹시하고 까칠한 그 남자. 리조트에서 만난 프로 서퍼(?) 케이.
그의 방갈로에 침입한 낯선 여자. 술주정과 토사물로 점철된 첫 만남속의 그 여자는 그가 싫어하는 모든 것을 갖추고 있었다. 술주정, 동양인, 여자.
그런데 이 여자 좀.... 예쁘다. 귀엽다. 그래서 자꾸 끌려가게 되고 핑계를 만들게 되는데.
그녀가 제안한 은밀한 720시간. 낼름 받아 들여 버릴까? 말까?
남태평양의 리조트에서 벌어지는 달달하고 상콤 달콤한 한여름 향기 물씬 풍기는 그들의 사랑이 소곤소곤 울리기 시작한다.
<본문 중에서>
하얀 달빛이 은은하게 빛나는 라 메르의 어느 날 밤.
천해의 오염되지 않은 실크 에메랄드 빛 바다와 달빛에 반사되어 부서지는 백사장이 황홀한 은빛으로 빛나는 해변이 갑작스런 소음으로 부드럽게 일렁이기 시작했다. 이윽고 물살을 휘젓는 마찰음 사이로 한 남자의 실루엣이 달빛 아래 곡선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서핑 보드를 한 팔에 가볍게 끼고 저벅저벅 모래밭을 올라오는 남자는 180cm를 훌쩍 넘는 키와 다양한 스포츠로 다져진 거친 근육과 근육이 만들어내는 라인들 사이로 물방울들이 쉼 없이 뚝뚝 흘러내리고 있었다.
물기가 어려 살짝 곱실거리는 검은 머리카락 사이에 제멋대로 엉켜 흐르는 물방울쯤이야 전혀 괘념치 않은 듯 커다란 손으로 대충 쓸어 올리며 하얀 모래사장을 거침없이 성큼 걸어 올라갔다.
라 메르의 워터 커티지들 중 가장 끝 쪽에 위치해 있는 ‘209호’ 방갈로까지 걸어 온 남자는 서핑 보드를 대충 문 앞에 세우고 삐걱거리는 나무 계단을 가뿐하게 한 걸음씩 밟으며 올라갔다.
‘철컥’ 둔탁하게 쇳소리 돌아가는 소리와 함께 묵직한 나무문이 특유의 묵직한 소리와 함께 천천히 열렸다. 숙소 안으로 들어선 그는 불도 켜지 않은 채 어둠 속에서 익숙하게 보드 슈트를 벗어던지고 욕실로 들어갔다.
‘쏴아아’ 하는 시원한 샤워 물줄기 소리가 한참 들려온 후 샤워를 끝낸 남자가 아슬아슬하게 타월 한 장만을 허리에 대충 걸친 채 욕실에서 나왔다.
어둠 속에서 익숙한 걸음으로 작은 냉장고에서 맥주 한 캔을 꺼내 들고 그는 몸을 돌려 침실 문을 연 후에야 방 안의 스위치를 눌렀다.
‘달칵.’
소리와 함께 환하게 비춰진 침실 안. 기세 좋게 침대로 향하려던 그는 발끝에 닿는 낯선 금속의 감각에 잠시 멈춰섰다. 그리고 곧 자신이 본 것에, 놀람으로 벙긋 벌어진 입술은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침실 안을 한 번에 둘러본 비취색 눈동자는 당혹스러움으로 시작해 점점 분노로 차갑게 굳어지기 시작했다.
“맙소사!”
현실을 확실히 자각한 듯 그는 사납게 버럭 소리를 질렀다.
침실은 오후에 그가 나갔을 때와 달리 엉망진창이었다. 발밑을 뒹구는 찌그러진 맥주 캔들과 산화된 채 공중에 불쾌하게 퍼진 맥주의 비릿한 냄새. 제멋대로 뒹구는 양주병과 와인 병. 먹다 남은 크래커와 과일 껍데기. 그리고 남은 음식물들이 밉살맞게 매끄러운 나무 바닥에 제멋대로 흐트러져 있었고 그 쓰레기 더미들 사이를 지나간 시선 끝에는 작은 체구의 한 여자가 쓰러지듯 마룻바닥에 널브러진 채 잠들어 있었다.
그 여자를 한 번 바라보고 방 안을 다시 흩어보는 미간 사이가 분노로 꿈틀꿈틀 경련하기 시작했다.
최초의 당황과 분노가 조금 진정되자 그는 긴 한숨과 함께 신경질적으로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며 침대로 다가갔다. 끙 하는 소리와 함께 여자가 부스럭부스럭 몸을 돌려 누웠고 흐트러진 긴 검은 머리카락 사이로 드러난 얼굴을 본 순간 그는 다시 한 번 잔뜩 인상을 찡그렸다. 분노로 단단하게 굳어진 어깨를 사납게 돌려 거침없이 사이드 테이블 위의 전화기를 끌어당긴 그는 수석 매니저의 호출 번호를 힘차고 빠르게 눌렀다.
“나야. 라울은? 좀 바꿔 봐.”
심상치 않은 그의 음성에 직원은 허겁지겁 수석 매니저인 라울 보야드를 바꿔 주었다.
“라울. 내가 묵고 있는 숙소에 웬 여자가 자고 있어. 대체 이게 어떻게 된 건지 당장 알아보고 나한테 전화를 하던지, 당신이 지금 당장 뛰어와서 직접 해명을 해.”
[뭐라고? 줄리언 그게 대체 무슨 소리야?]
그가 묵는 숙소에 여자가 있다니. 오히려 당황한 듯 라울이 되물어 왔다.
“그게 지금 내가 묻고 싶은 말이야.”
애써 짜증을 억누르며 잇새 사이로 탁탁 내쳐지듯 거친 음절이 튀어나왔다.
[진정해. 줄리언. 내가 지금 당장 확인해 보고 직접 갈 테니까 화내지 말고.]
늘 그렇듯이 부드러운 음성으로 그의 화를 달래 주며 라울은 전화를 끊었다. 그러나 전화를 끊고 화가 진정이 안 되는 듯 그는 전화기를 쾅 하고 신경질적으로 내려놓았다.
부서질 듯 거친 소음과 그의 짜증나는 비명 소리에 침실 바닥에 쓰러져 있던 여자의 눈동자가 꿈틀거렸다. 그리고 천천히 열린 멍한 검은 눈동자가 취기와 잠이 뒤섞인 채 초점도 없이 흐릿하게 그를 바라보더니 다시 스르륵 잠겨들었다.
그런 여자를 바라보다가 기가 막힌 듯 ‘헛’ 하고 코웃음을 날린 줄리언. 그 성질을 참지 못하고 다가와 여자를 억지로 일으켜 세워 작은 몸을 사납게 마구 흔들어 깨웠다.
“이봐, 일어나. 어서!”
자신의 몸을 마구 흔들어대는 거친 진동에 여자의 눈꺼풀이 다시 힘없이 천천히 열렸다.
물이 찐득하게 번진 지저분한 볼과 그 사이에 진득하게 엉켜 붙은 머리카락. 눈물의 염분으로 빨갛게 팅팅 부은 얼굴. 참 못나게 생긴 여자라고 생각했다.
동양인에, 여자에, 거기에 눈물까지 찔끔거리는! 맙소사. 그가 질색 하는 요건은 다 갖췄다. 이제 만약에 이 여자가 한국인이라면 그는 침대 옆 테라스 문을 열고 아주 기꺼이 이 여자를 바다 속에 던져 버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오빠? 혀……오……바?”
혀가 꼬여 발음도 안 되는 잔뜩 쉬어 갈라진 멍청한 음성.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언어에 그는 마구 흔들던 그녀의 몸을 불에 덴 듯 놀라 다시 바닥에 던져 버리고 펄쩍 물러나 앉았다.
“제기랄. 이젠 더 참지 못하겠어! 라울! 왜 안 오는 거야!”
짜증나는 그의 음성에도 여자는 아직도 사태 파악이 안 되는 듯 좀 더 몸을 일으켜 세우려고 낑낑거리며 안간힘을 썼다. 한참 만에 연체 동물 같은 몸을 일으켜 세우며 좀비처럼 비틀비틀 일어섰다.
“어이, 당신 뭐 하는 거야? 어딜 가?”
뜻밖의 움직임에 당황한 듯 그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러나 위태롭게 비틀비틀 몸을 움직이던 여자는 몇 발자국도 가지 못한 채 균형을 잃고 갸우뚱 흔들렸다. 반사적으로 달려간 줄리언은 여자의 어깨를 양 팔로 눌러 세웠다.
그러나 바닥에 미끄러지려는 그녀를 아슬아슬하게 잡아 세워 준 대가는 ‘우욱’ 소리와 함께 그의 몸 위로 후드득 쏟아지는 ‘무언가’였다.
그 소리와 함께 침실 안을 가득 채우는 매스껍고 시큼한 냄새. 와르르 부대꼈던 속의 내용물을 전부 털어낸 여자는 그대로 그 자리에 쓰러져 다시 정신을 잃고 말았다.
그의 무시무시한 분노와 천둥처럼 우렁찬 비명 소리 따위야 그녀에게는 전혀 들릴 리가 없었다.
어느 날 우연한 계기로 친구와 바람피운 사실을 알게 된 유이.
그 남자가 그녀에게 선물로 받은 수 천 만원의 시계를 훔쳐 판돈으로 남태평양의 휴양지에 홀로 이별 여행을 떠나다!
모든 것을 버리기 위해 떠나온 휴양지에서 그녀는 새로운 것을 줍게 되는데.
섹시하고 까칠한 그 남자. 리조트에서 만난 프로 서퍼(?) 케이.
그의 방갈로에 침입한 낯선 여자. 술주정과 토사물로 점철된 첫 만남속의 그 여자는 그가 싫어하는 모든 것을 갖추고 있었다. 술주정, 동양인, 여자.
그런데 이 여자 좀.... 예쁘다. 귀엽다. 그래서 자꾸 끌려가게 되고 핑계를 만들게 되는데.
그녀가 제안한 은밀한 720시간. 낼름 받아 들여 버릴까? 말까?
남태평양의 리조트에서 벌어지는 달달하고 상콤 달콤한 한여름 향기 물씬 풍기는 그들의 사랑이 소곤소곤 울리기 시작한다.
<본문 중에서>
하얀 달빛이 은은하게 빛나는 라 메르의 어느 날 밤.
천해의 오염되지 않은 실크 에메랄드 빛 바다와 달빛에 반사되어 부서지는 백사장이 황홀한 은빛으로 빛나는 해변이 갑작스런 소음으로 부드럽게 일렁이기 시작했다. 이윽고 물살을 휘젓는 마찰음 사이로 한 남자의 실루엣이 달빛 아래 곡선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서핑 보드를 한 팔에 가볍게 끼고 저벅저벅 모래밭을 올라오는 남자는 180cm를 훌쩍 넘는 키와 다양한 스포츠로 다져진 거친 근육과 근육이 만들어내는 라인들 사이로 물방울들이 쉼 없이 뚝뚝 흘러내리고 있었다.
물기가 어려 살짝 곱실거리는 검은 머리카락 사이에 제멋대로 엉켜 흐르는 물방울쯤이야 전혀 괘념치 않은 듯 커다란 손으로 대충 쓸어 올리며 하얀 모래사장을 거침없이 성큼 걸어 올라갔다.
라 메르의 워터 커티지들 중 가장 끝 쪽에 위치해 있는 ‘209호’ 방갈로까지 걸어 온 남자는 서핑 보드를 대충 문 앞에 세우고 삐걱거리는 나무 계단을 가뿐하게 한 걸음씩 밟으며 올라갔다.
‘철컥’ 둔탁하게 쇳소리 돌아가는 소리와 함께 묵직한 나무문이 특유의 묵직한 소리와 함께 천천히 열렸다. 숙소 안으로 들어선 그는 불도 켜지 않은 채 어둠 속에서 익숙하게 보드 슈트를 벗어던지고 욕실로 들어갔다.
‘쏴아아’ 하는 시원한 샤워 물줄기 소리가 한참 들려온 후 샤워를 끝낸 남자가 아슬아슬하게 타월 한 장만을 허리에 대충 걸친 채 욕실에서 나왔다.
어둠 속에서 익숙한 걸음으로 작은 냉장고에서 맥주 한 캔을 꺼내 들고 그는 몸을 돌려 침실 문을 연 후에야 방 안의 스위치를 눌렀다.
‘달칵.’
소리와 함께 환하게 비춰진 침실 안. 기세 좋게 침대로 향하려던 그는 발끝에 닿는 낯선 금속의 감각에 잠시 멈춰섰다. 그리고 곧 자신이 본 것에, 놀람으로 벙긋 벌어진 입술은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침실 안을 한 번에 둘러본 비취색 눈동자는 당혹스러움으로 시작해 점점 분노로 차갑게 굳어지기 시작했다.
“맙소사!”
현실을 확실히 자각한 듯 그는 사납게 버럭 소리를 질렀다.
침실은 오후에 그가 나갔을 때와 달리 엉망진창이었다. 발밑을 뒹구는 찌그러진 맥주 캔들과 산화된 채 공중에 불쾌하게 퍼진 맥주의 비릿한 냄새. 제멋대로 뒹구는 양주병과 와인 병. 먹다 남은 크래커와 과일 껍데기. 그리고 남은 음식물들이 밉살맞게 매끄러운 나무 바닥에 제멋대로 흐트러져 있었고 그 쓰레기 더미들 사이를 지나간 시선 끝에는 작은 체구의 한 여자가 쓰러지듯 마룻바닥에 널브러진 채 잠들어 있었다.
그 여자를 한 번 바라보고 방 안을 다시 흩어보는 미간 사이가 분노로 꿈틀꿈틀 경련하기 시작했다.
최초의 당황과 분노가 조금 진정되자 그는 긴 한숨과 함께 신경질적으로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며 침대로 다가갔다. 끙 하는 소리와 함께 여자가 부스럭부스럭 몸을 돌려 누웠고 흐트러진 긴 검은 머리카락 사이로 드러난 얼굴을 본 순간 그는 다시 한 번 잔뜩 인상을 찡그렸다. 분노로 단단하게 굳어진 어깨를 사납게 돌려 거침없이 사이드 테이블 위의 전화기를 끌어당긴 그는 수석 매니저의 호출 번호를 힘차고 빠르게 눌렀다.
“나야. 라울은? 좀 바꿔 봐.”
심상치 않은 그의 음성에 직원은 허겁지겁 수석 매니저인 라울 보야드를 바꿔 주었다.
“라울. 내가 묵고 있는 숙소에 웬 여자가 자고 있어. 대체 이게 어떻게 된 건지 당장 알아보고 나한테 전화를 하던지, 당신이 지금 당장 뛰어와서 직접 해명을 해.”
[뭐라고? 줄리언 그게 대체 무슨 소리야?]
그가 묵는 숙소에 여자가 있다니. 오히려 당황한 듯 라울이 되물어 왔다.
“그게 지금 내가 묻고 싶은 말이야.”
애써 짜증을 억누르며 잇새 사이로 탁탁 내쳐지듯 거친 음절이 튀어나왔다.
[진정해. 줄리언. 내가 지금 당장 확인해 보고 직접 갈 테니까 화내지 말고.]
늘 그렇듯이 부드러운 음성으로 그의 화를 달래 주며 라울은 전화를 끊었다. 그러나 전화를 끊고 화가 진정이 안 되는 듯 그는 전화기를 쾅 하고 신경질적으로 내려놓았다.
부서질 듯 거친 소음과 그의 짜증나는 비명 소리에 침실 바닥에 쓰러져 있던 여자의 눈동자가 꿈틀거렸다. 그리고 천천히 열린 멍한 검은 눈동자가 취기와 잠이 뒤섞인 채 초점도 없이 흐릿하게 그를 바라보더니 다시 스르륵 잠겨들었다.
그런 여자를 바라보다가 기가 막힌 듯 ‘헛’ 하고 코웃음을 날린 줄리언. 그 성질을 참지 못하고 다가와 여자를 억지로 일으켜 세워 작은 몸을 사납게 마구 흔들어 깨웠다.
“이봐, 일어나. 어서!”
자신의 몸을 마구 흔들어대는 거친 진동에 여자의 눈꺼풀이 다시 힘없이 천천히 열렸다.
물이 찐득하게 번진 지저분한 볼과 그 사이에 진득하게 엉켜 붙은 머리카락. 눈물의 염분으로 빨갛게 팅팅 부은 얼굴. 참 못나게 생긴 여자라고 생각했다.
동양인에, 여자에, 거기에 눈물까지 찔끔거리는! 맙소사. 그가 질색 하는 요건은 다 갖췄다. 이제 만약에 이 여자가 한국인이라면 그는 침대 옆 테라스 문을 열고 아주 기꺼이 이 여자를 바다 속에 던져 버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오빠? 혀……오……바?”
혀가 꼬여 발음도 안 되는 잔뜩 쉬어 갈라진 멍청한 음성.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언어에 그는 마구 흔들던 그녀의 몸을 불에 덴 듯 놀라 다시 바닥에 던져 버리고 펄쩍 물러나 앉았다.
“제기랄. 이젠 더 참지 못하겠어! 라울! 왜 안 오는 거야!”
짜증나는 그의 음성에도 여자는 아직도 사태 파악이 안 되는 듯 좀 더 몸을 일으켜 세우려고 낑낑거리며 안간힘을 썼다. 한참 만에 연체 동물 같은 몸을 일으켜 세우며 좀비처럼 비틀비틀 일어섰다.
“어이, 당신 뭐 하는 거야? 어딜 가?”
뜻밖의 움직임에 당황한 듯 그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러나 위태롭게 비틀비틀 몸을 움직이던 여자는 몇 발자국도 가지 못한 채 균형을 잃고 갸우뚱 흔들렸다. 반사적으로 달려간 줄리언은 여자의 어깨를 양 팔로 눌러 세웠다.
그러나 바닥에 미끄러지려는 그녀를 아슬아슬하게 잡아 세워 준 대가는 ‘우욱’ 소리와 함께 그의 몸 위로 후드득 쏟아지는 ‘무언가’였다.
그 소리와 함께 침실 안을 가득 채우는 매스껍고 시큼한 냄새. 와르르 부대꼈던 속의 내용물을 전부 털어낸 여자는 그대로 그 자리에 쓰러져 다시 정신을 잃고 말았다.
그의 무시무시한 분노와 천둥처럼 우렁찬 비명 소리 따위야 그녀에게는 전혀 들릴 리가 없었다.
현재 로망띠끄에서 활동중입니다.혼자서 글을 써보기는 수어번 이지만 인터넷 상에서 이렇게 저를 드러내 놓고 연재를 해보기는 처음입니다. 두근두근하고 떨리는 그 느낌을 어떻게 말로 다 설명할까요? 다른 장르보다도 로맨스를 좋아하는 이유는 제가 상상력을 마음껏 드러내 놓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 또한 다른분들이 걸쳐놓은 상상속에 푹 빠질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이 이야기는 연재당시에 꾸준히 읽어주시는 분들 덕분에 기운을 잃지 않고 열심히 썼던 이야기 입니다. 조금 낯선 형식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았던 듯 싶습니다.현재의 로맨스의 맛을 잃지 않으면서도 전형적인 틀을 벗어나 여러 가지 형태의 이야기로 실험을 해보고 싶은게 소망입니다. 곧 구상하고 있는 이야기로 다시 여러분들을 찾아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