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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아날로그 사랑

채원 지음로망띠끄2010.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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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이름의 전자책 모음  (전권 구매시 3,000원)

잘생긴 남자와는 다시는 연애를 하지 않겠다는 주의를 고수하던 하연은 우연히 만난 잘생긴 남자 지현수에게 첫눈에 반해 그를 자신의 남자로 만들기로 결심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를 얻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사랑을 잃어버린 상처로 인해 다시는 사랑 같은 것은 찾아오지 않을 거라 생각하던 현수는 우연히 만난 엉뚱한 여자 마하연의 세계 속으로 조금씩 빠져 들어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다시 사랑을 꿈꾸게 된다.


[미리보기]

“애인 생기면 뭐 해보고 싶은 것 있어요?”
뜬금없이 그녀가 물었다. 애인이 되어달라고 하고 나서 그녀는 정말 현수를 애인으로 착각이라도 하는 걸까? 애인 운운하면서 묻고 있는 걸 보면 말이다.
“애인 생기면 뭐 해보고 싶은 것 없냐구요?”
현수는 고개를 저었다.
“없는데요.”
“전 있는데….”
그녀가 애매하게 말끝을 흐렸다.
“뭔데요.”
“우리 엄마에게 키스하다 들키는 거요.”
“네?”
현수는 황당해서 하연을 쳐다봤다.
“우리 엄마가 그랬거든요. 내가 남자친구와 집 앞에서 키스하다 들키는 것 보는 게 소원이라고요. 다른 집 딸들은 그런 것 잘도 하는데 넌 뭐냐고 늘 입버릇처럼 그랬어요. 그래서 다시 애인이 생기면 꼭 엄마에게 키스하는 모습을 들키기로 작정 했어요.”
참 놀라운 모녀였다. 다른 모녀는 어쩐지 모르지만 어쨌든 특이하다. 자기 딸이 남자친구와 키스하다 들키기를 원하다니. 하연의 엄마를 안 봐도 알 것 같았다. 아마도 하연과 비슷할 것이다.
“그럼 그렇게 해요.”
현수의 입에서 자신도 모르게 그런 말이 나와 버렸다.
“네?”
그녀가 쳐다봤다.
“그럼 그렇게 하자구요. 키스하다 들켜주는 거죠. 어머니의 소원이시라는데.”
“네?”
하연이 알아듣지 못하고 되물었다.
“지금 하연 씨의 애인이 저잖아요. 그러니까 키스하자구요.”
그제야 알아들은 그녀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저, 정말요? 농담하시는 거죠?”
“아닌데. 진담인데.”
그녀가 당혹스런 표정을 지었다.
“그게 꼭 엄마에게 들킬 보장도 없는데요.”
“그럼 들킬 때까지 하면 되겠네요.”
현수의 말에 하연은 숨을 헉 들이켰다. 이 남자가 뭘 잘 못 먹었나.
“어머니, 지금 집에 있죠?”
“그, 그럴걸요.”
“그럼 오늘이라도 당장 하죠.”
그렇게 해서 하연은 그와 함께 집으로 가게 되었다.
“지금 빨리 벨 누르세요. 벨 눌러놓고 안 들어가면 어머니가 걱정 되서 나오시겠죠 뭐. 그 때 키스하는 거예요.”
하연은 집 대문 앞에서 그의 재촉에 얼떨결에 벨을 눌렀다. 엄마가 문을 열고 나오는 기척이 들리자마자 그가 정말 키스를 했다. 하연은 그의 입술이 자신의 입술에 닿은 순간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가슴이 쿵쿵 뛰고 뜨거운 그의 숨결과 입술을 덮고 있는 부드러운 그의 입술만이 느껴졌다. 눈을 감자 미세하게 움직이는 그의 입술이 주는 느낌에 온 몸에 전율이 일었다. 하연은 이게 꿈일까 싶으면서 이 키스가 끝나지 않고 계속 되었으면 싶었다.
아득하고 몽롱한 기분으로 한참 동안 그의 키스를 받고 있는데 곧바로 가까이에서 들려오는 거친 숨소리와 함께 엄마의 목소리가 귓가에 파고들었다.
“너, 뭐하는 거니!”
그가 천천히 하연의 입술에서 자신의 입술을 떼어냈고 하연은 곧바로 엄마의 아주 화난 얼굴을 마주 대해야했다.
“어, 엄마!”
하연은 당황한 얼굴로 엄마를 불렀다.
“마하연, 너 지금 뭐하고 있니?”
엄마가 도끼눈을 했다.
“봐, 봤어?”
“그래. 보고 있었다.”
엄마의 눈은 이제 길게 찢어지고 있었다.
“너, 지금 뭐하고 있는 거니?”
“키, 키스하고 있었잖아.”
엄마의 눈에 불길이 이는 것을 보는 순간 하연은 아차 했다.
“키스하는 것 보고 싶다면서. 그런데 왜 눈빛이 그래.”
“그게 말이라고 하니?”
그러면서 엄마가 등을 마구 두드렸다.
“그걸 정말로 알아들었어?”
“그럼. 그렇게 노래를 불렀잖아.”
현수가 두 사람을 무슨 코미디를 보는 것처럼 바라보고 있었다.
“엄마. 나중에 말해. 이 사람이 보고 있잖아.”
그제야 엄마가 때리는 걸 그치자 그가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지현숩니다.”
엄마가 잘생긴 그의 얼굴을 닳을 정도로 쳐다봤다.
“그만 봐.”
아무리 엄마지만 그렇게 노골적으로 쳐다보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반가워요.”
엄마는 어느새 화를 냈냐는 듯이 얼굴 표정이 변했다.
“하연 이와 어떻게 되는 사이지?”
목소리가 얼마나 부드러운지.
“애인입니다.”
엄마가 놀랍다는 표정으로 하연을 보았다.
“그래요, 호호호!”
웃음소리의 의미는 너도 드디어 제대로 된 남자를 건졌구나 하는 것이라는 건 뻔했다.

내가 쓰고 싶은 글과 독자들이 읽고 싶은 글, 이 두 가지를 다 채울 수 있는 이야기꾼이고 싶다.
출간작으로는 『애가』 『페퍼민트』 『리비에라 파라다이스』 『청동 거울』이 있다.
현재 ‘레슨’, ‘순장’, ‘황제의 호위무사(가제)’ 등을 쓰고 있다.
메일 : lcral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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