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빼면 한없이 평범한 대학생이라고 생각한 심청의 앞에 떨어진 고난!
아버지가 돈을 떼먹고 사라졌으니, 김씨 집안 파출부가 되어라.
그런데 이게 웬일!
김씨 집안 아들들과 이런 식으로 엮이게 될 줄이야.
이름만 특이한 심청의 톡톡 튀는 가정부 생활기.

“야, 이 기집애야.”
성찬이의 목소리가 먼저 들려왔다.
“응?”
날 부르는 줄 알고 대답했더니 성찬이가 인상을 찌푸린다.
“너 말고, 이 기집애야.”
도대체 어떤 기집애가 어떤 기집애인지 알아야 대답을 하지!
“야, 이 기집애야. 거기 못 서?”
당장이라도 일어나서 한 대 후려갈길 듯한 기세로 외치자 당당하게 나가던 떡화장이 걸음을 멈췄다.
“너 당장 이 기집애한테 사과해.”
“내가 뭘 사과해야 하는데?”
“너 말고, 이 기집애야!”
“이 기집애, 저 기집애 하지말고 제발 이름을 좀 불러! 얘도 기집애, 쟤도 기집애, 나도 기집애인데 대체 어떤 기집애가 제대로 대답을 할 수 있겠어?”
내가 버럭 소리치자 여자 애들은 놀란 듯 날 쳐다봤다. 아마 이곳에선 김성찬에게 소리를 지르면 안 된다는 법칙이라도 존재하는 모양이다. 성찬이가 너무 무시무시한 눈으로 노려보는 통에 내가 잘못했다는 것을 알았지만 사과하지 않고 눈을 질끈 감았다. 그래, 그래. 또 때려라, 또 때려!
“이 기집애야. 너… 심청이한테 사과해.”
순간, 나는 내 귀를 의심하며 눈을 떴다. 지금… 자기 잘난 줄만 알고 다른 사람들은 전부 기집애 아니면 새끼, 당신으로 통하는 성찬이의 입에서 내 이름이 나온 것 맞지? 난 쟤가 내 이름도 모를 줄 알았는데…

사람을 사랑하고, 사람에게 사랑 받는 글을 쓰고 싶은 미숙한 글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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