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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휘린(輝潾) 6

은서우 지음가하에픽2014.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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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환경 | : PC/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타블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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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 979-11-295-010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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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품 소개
“서은하, 그 아이……. 작년 12월, 청은 공주를 모시고 이곳 한으로 오던 수행인이었는가? 그 참혹한 사건에서 살아남은 피해자였어?”
천랑성이 뜬 밤, 같은 날에 태어난 서나라의 두 왕녀 세류와 세희. 왕후의 딸로 모두의 기대를 한 몸에 받게 되어 성장하는 세자 세류와 어미의 권력에 대한 탐욕으로 인해 탄생이 외려 죽어야만 하는 이유가 되어버린, 가련한 아이 바보 공주 세희.
한과의 대전(大戰)에서 패배한 서는 신하국가로 강등당하여 한을 상국으로 받들어야 했고, 한은 서에게 한의 황자 서현과의 국혼을 강요하였다.
결국 세희는 왕실과 나라를 위하여 세자인 세류 대신 한나라로 향하지만 비적을 만나 일행이 모두 몰살당하고, 그녀 목숨 역시 위태로워지는데!
은서우 작가가 선사하는 역사 판타지 로맨스 ‘휘린’!
소휘는 언제라도 서한이라도 주고받을 날이 분명히 올 것이니, 아비로서 그날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마음의 평온을 되찾은 그를 보면서 화문은 하늘에 진심으로 감사했다.
은세희, 그 아이를 살려줘서 진정으로 고맙다고.
“……헌데, 왕후. 청은의 생존사실을 언제쯤 공포할 수 있겠습니까?”
소휘가 조심히 말을 꺼냈다. 이제는 공식적으로 밝히고 싶어 하는 눈치다. 화문은 한 모금 넘기던 찻잔에서 입술을 떼었다.
“그 부분에 관해서는 저도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청은의 결심을 존중해주기로 정하였으니, 그 아이의 뜻을 가장 최우선으로 고려해야겠지요. 현재 청은은 한의 관원으로 있습니다. 이쪽에서 먼저 청은 공주의 생존을 밝힌다면, 가장 입장이 난처해지는 쪽은 바로 그 아이가 되지 않겠습니까. 결과적으로는 한에게는 우리가 청은 공주의 생존을 은폐한 것으로 비춰져, 한과의 외교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허니 아직은 좀 더 기다리는 편이 좋겠다는 뜻이로군요.”
“예. 주상께는 미안한 말씀이지만, 그렇습니다.”
※ ‘가하 에픽’은 다양한 시대, 색다른 소재, 독특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은 도서출판 가하의 새로운 브랜드입니다. 로맨틱한 판타지가 가득한 가하 에픽, 지금 만나보세요!
2. 작가 소개
은서우
자칭 현실주의자라면서 머릿속에서는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세상에 풀어놓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서, 느려터진 손에 한숨만 내쉬고 있다.
▣ 출간작
휘린(輝潾)
휘린(輝潾) 외전
3. 차례
@13-4.
@13-5.
@13-6.
#제14부. 비밀
@14-1.
@14-2.
@14-3.
#제15부. 푸른 달
@15-1.
@15-2.
제16부. 성절사
@16-1.
@16-2.
4. 미리 보기
진혁은 안연히 운을 떼었다.
“작년 12월에 전하께서는 폐하의 명을 받들어 일야 평야에서 벌어진 참혹한 사고의 발생 경위를 조사하셨습니다. 그 결과를 황제 폐하와 조정신료들 앞에서 설명하시기로는, 정황을 보아 사고의 발생은 비적의 소행으로 추정되며, 청은 공주와 수행원들을 살해한 자들은 무리의 성격상 찾기가 어렵다고 했습니다. 하온데 몇 달이 지난 지금, 전하께서는 비적단의 수괴를 찾아내셨다고 말씀하십니다. 당시에는 일야 평야는 물론이고 인근 주현들까지 샅샅이 뒤져도 찾을 수 없던 죄인을, 도대체 어떠한 경위로 찾아내셨습니까?”
“물론 당시에는 죄인들을 수포할 확실한 단서가 없어, 공식적인 사건 수사는 잠정적으로 종결시켰습니다. 허나 비공식적으로는 그날 이후로도 계속해서 죄인들을 수색하고 있었지요. 그러던 와중에 어떤 이의 도움을 받게 되었고, 그의 조언으로 그자의 소재를 알아냈습니다. 사건 발생 직후, 일신의 안전을 위해 몸을 숨기었던 그를 하늘의 도우심으로 찾아낸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어떤 이라니요? 그 사람이 누구입니까?”
“미안하나, 지금 이 자리에서는 그 사람의 신원을 밝힐 수 없습니다. 죄인을 장안으로 확실히 압송하기 전까지는, 그 사람의 신변을 보호해주기 위해서라도 그의 정체를 함부로 밝히지 않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지요. 허니 지금은 그가 믿을 만한 사람이라는 것 외에는 말할 수 없습니다.”
“허나 그 사람이 전하께 잘못된 정보를 전했을 수도 있지 않습니까? 그리되면 전하께서는 무고한 백성을 죄인으로 몰아가시는 착오를 범하실 수도 있습니다. 감히 여쭙겠습니다. 전하께서는 그자가 작년에 청은 공주를 시해한 비적단의 수괴가 확실하다고 보십니까?”
“설마 내가 증험도 없이 불확실한 정보를 바탕으로 황상께 금군의 파견을 주청하겠습니까?”
“허면 어찌해서 전하께서는 죄인의 이름을 바로 말씀치 않으십니까? 혹 그 이름을 지금 이 자리에서 밝히지 못하시는 연유라도 있으십니까?”
진혁은 서현이 지금의 자리에서는 언급하기를 가급적이면 피하려고 했음을 정확히 짚어냈다. 하지만 서현이 새삼 당혹스러워할 것은 없었다. 만약 자신이 먼저 말을 꺼내지 않으면 필경 누군가는 반드시 물으리라고 짐작했었다. 단지 그 누군가가 고진혁이라서 의외라는 생각이 들 뿐이다. 외조의 관인들은 문하시중과 병부상서를 두고 황후의 우백호, 좌청룡라고도 부른다. 그러므로 그라면 작년 12월의 사건에 직접 관여하지 않더라도 사건의 내막은 상세히 알고 있으리라. 헌데 어이하여 본인이 스스로 그 질문을 입에 담는가.
서현은 머무적거리지 않고 바로 답했다.
“아닙니다. 황상과 신료들 앞에서 그 이름을 밝히지 못할 이유는 없습니다. 경의 요청대로 수괴의 이름을 이 자리에서 밝히지요. 그자의 이름은 조가 광훈입니다.”
황자의 입에서 기어이 그의 이름이 언급되자 결국 진혁도 입을 다물어버렸다. 서현을 똑바로 바라보는 눈빛에 생생히 어린 날카로운 기운만 짙어질 따름이다. 서현은 찬웃음이나 비웃음을 지을 것도 없이 시종일관 담담함을 유지했다.
수괴의 이름이 드러났대도 태화전의 분위기에는 변화가 없었다. 더 심각해졌다든가 혹은 더 경직되었다든가 따위의 수식언도 불필요하다. 참여조정(參與朝政) 즉, 황제를 모셔둔 태화전의 대회(大會)에 참석하여 의견을 낼 수 있는 권한을 허락받은 관원은 - 중서성과 문하성, 어사대 같은 일부 특수한 기관을 제외하고 - 문무 정삼품 이상. 당상관 이상의 고관들이 겨우 종육품짜리 장교의 이름들을 일일이 알고 있을 리가 만무했다. 설령 조광훈이라는 사내를 개인적으로 안다더라도 사건의 내막을 알지 못한다면, 그를 동명이인이라고만 치부하고 대수롭지 않게 흘려 넘기리라.
“이봐, 별장(別將). 우리 금위영에도 조광훈이라는 이름을 가진 녀석이 하나 있지 않아? 장교 중에 있었던 것 같은데…….”
“예. 있습니다. 허나 조 장교는 작년 12월 그 즈음에 기내도의 위주부로 파견되었었습니다. 사건이 발생했던 일야 평야와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지역이지요.”
“그래? 단지 이름만 같은 거라면, 거 다행이군.”
고개를 갸웃했다가 옆자리의 금위별장 국승용에게 나직이 물어보는 금위장군 우태훈처럼 말이다. 하지만 그들과는 달리, 내막을 아는 관련자들은 결코 그렇게 할 수 없다. 다른 누구도 아닌 서은하의 상관인 이서현이 그 이름을 언급했다. 그것은 곧, 서현이 그들이 그토록 은폐하고자 하는 ‘진실’에 가까이 접근해 있는 상태라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무론 속으로는 움찔, 놀랐다고 하더라도 겉으로는 끝까지 혼연히 처신하면, 이 당혹스러운 상황을 무난히 넘길 수 있다. 황자가 언급한 조광훈이라는 자가 어디 소속의 누구임을 모르는 이들처럼 자신을 위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문현은 박의문과 고진혁처럼 어떠한 상황에서도 태연함을 가장할 수 있을 만큼 표정관리가 능수능란하지는 못했다.
현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어깨를 움츠린 것에 모자라 백짓장처럼 허옇게 굳어진 얼굴이었다. 만약 옆에서 무위장군 추부길이 팔꿈치로 그를 툭 치며 자못 걱정스런 목소리로,
“장군, 왜 그러십니까? 안색이 좋지 못하십니다. 식은땀도 흘리고 계시고요. 어디 편찮으십니까?”
하고 물어오지 않았더라면 현은 언제까지나 이서현만을 멍청하게 보고 있었으리다. 반쯤 빠트렸던 정신을 뒤늦게야 되찾은 현은 손으로 이마에 보송보송 돋아나있는 땀부터 얼른 훔쳐냈다.
“고뿔이 들려는지, 자꾸 오한이 들고 그러네. 별거 아니니 걱정은 마시게.”
현은 어색하게라도 웃음을 지으며 대충 둘러댔다. 문뜩 날카로운 시선을 느껴서 맞은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허리를 꼿꼿하게 피고 앉아 있는 박의문이 보였다. 눈이 마주치자 박의문은 황자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현은 서현의 발고에 너무 놀란 나머지, 그가 차가운 눈초리로 계속 자기를 응시하였음을 그제야 깨달았다. 목덜미로 싸한 기운이 흘러내려가면서 정말 몸이 바르르 떨렸다. 순간 아찔했던 정신을 다잡고 어전회의에 다시 집중하였다. 서현 황자가 문하시중에게 물음을 던진다.
“고 시중, 그 외에도 내게 확인하길 원하는 사항이 또 있습니까?”
“더 이상은 아니옵니다.”
정말 더 할 말이 없는지 진혁은 순순히 착석했습니다. 서현은 다시 제좌의 황제에게로 몸을 돌렸다.
“황상, 재차 청하옵니다. 죄인, 조광훈을 단죄할 수 있도록 금군을 파견해주시옵소서.”
“좋다. 네게 금군을 동원할 수 있는 권한을 허락하마.”
연은 선뜻 아들의 주청을 윤허했다. 지금까지는 잠자코 상황을 관망하던 의문은 다급히 황제를 향해 말을 올렸다.
“폐하. 소신 병부상서, 감히 폐하께 아뢰옵니다.”
“얼굴이 빤빤한 놈이 이제야 말문을 트는구먼.” 하고 박민제가 건너 앉은 사람은 듣기 어려울 만큼 작게 말하는 것에 대해 종호도 역시 가만가만히 물었다. “혹시 그거, 박 상서를 두고 하신 말씀입니까?” 이에 민제는 픽 웃으며 대꾸했다. “그러면 내가 다른 사람을 욕하겠나?”
남들의 귀를 피해 그들 사이에 잠깐 오간 말소리에 상관없이 황제는 병부상서에게 하문했다.
“무언가? 금군의 파견에 관해서인가?”
“그렇사옵니다. 폐하. 장안에서 금군의 일부를 소집하여 죄인이 은신한 지역으로 보내기까지 불필요한 시간이 소요되옵니다. 그사이에 죄인이 도주할 가능성이 있으니, 금군을 보내시기보다는 죄인이 은신하고 있을 지역의 관부(官府)로 파발을 보내어 그곳 관군이 집착(執捉, 죄인을 붙잡다)하게 하심이 어떠하시옵니까? 그리한다면 죄인을 하루라도 빨리 붙잡을 수 있사옵니다.”
의문은 서현이 자객단의 수괴가 누구인지는 알아냈어도 그가 지금 어디에 몸을 숨기고 있는지는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러므로 조광훈은 안전하다고 여기면서도 금군을 보내지 말라고 황제에게 청하는 까닭은, 관부의 관군이 죄인을 잡게 하는 편이 진범의 정체를 위조하기가 훨씬 용이해서다. 황제와 조정은 서현이 말한 조광훈이 금위영의 조 장교임을 알지 못한다. 조광훈과 나이가 같고 체격이 비슷한 사내의 시신을 잘만 이용한다면, 이번에야말로 그 사건의 진실을 완벽하게 은폐시킬 수 있다. 아울러 조광훈은 그날의 사건과는 영영 무관한 사람으로서 예전처럼 조정의 무관으로 다시 근무할 수 있다.
“하기야 군장한 채로 무리지어 움직이는 금군보다는 단신인 파발꾼이 더 빠르지.”
다행스럽게도 황제도 자신의 의견에 동조하는 빛을 보이는 성싶었는데,
“헌데…….”
도중에 갑자기 묘한 웃음을 흘렸다. 이런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정확히 꼬집기 힘든 모호한 웃음에 의문은 속이 불편해지는 불안이 불쑥 들었다.
“그것이 청은 공주와 그 수행원을 해한 비적단의 수괴를 잡는 일에 구태여 금군까지 보낼 필요가 있냐고 반문하는 소리처럼 들리기도 하군.”
연은 의문의 의견이 담고 있던 의미를 한순간에 비틀어버렸다. 순전 그 말로 인해, 불필요한 시간 소요를 줄여서 죄인을 한시라도 빨리 잡을 수 있도록 조치를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죽은 청은 공주의 가치를 깎아내리는 망언으로 탈바꿈되고 말았다.
“폐하! 소신은 그런 뜻으로 아뢴 것이 아니옵니다!”
당황한 의문은 서둘러 말했으나 황제의 입가에 걸린 괴이한 웃음에는 변함이 없었다. 더구나 황제는 의문에게 설명할 겨를을 주지 않고 곧바로 예부상서 박민제에게로 관심을 돌려버렸다.
“예부상서. 경의 생각은 어떠한가. 병부상서의 의견대로 관부로 파발로 보내는 것이 좋겠는가, 아니면 서현 황자의 의견대로 죄인의 은신처로 금군을 보내는 것이 좋겠는가.”
의문이 꺼내놓은 의견에 기가 찼던 박민제는 그렇잖아도 본인이 나서서 반대의사를 내놓으려고 했었다. 그러던 차에 황제가 알아서 먼저 말을 걸어주니 민제의 입꼬리는 절로 휘어질 뻔했다. 자신은 어디까지나 황제의 하문을 받들어 성심으로 답해야 하는 신하. 민제는 천연덕스런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말문을 열었다.
“소신, 예부상서. 폐하의 하문에 성심으로 아뢰옵니다. 청은 공주는 서의 왕녀로 우리나라의 황자비가 되기 위해 오다가 변을 당했사옵니다. 공주의 죽음에 대하여 우리나라가 도의적인 책임을 다하고, 비적에 의해 억울하게 살해당한 공주를 향한 예우를 다하기 위해서라도 조정이 나서서 사건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고 판단하옵니다. 신은 폐하께서 금군을 보내시어 죄인을 장안으로 압송케 하심이 합당하다고 말씀드리옵니다.”
“그래, 예부상서의 말이 옳다.”
누가 봐도 어심은 서현 황자에게 기울어져 있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어버리니 박의문이나 고진혁, 문현 중 어느 누구도 감히 말문을 뗄 수 없었다. 황제의 윤허를 이끌어내기 위해 다른 서인들이 나설 필요도 없게 되었다. 연은 다시 서현에게 말했다.
“비적단의 수괴를 장안으로 압송해 올 수만 있다면, 네 뜻대로 금군을 동원해도 좋다.”
“황감하옵니다. 황상.”
“허면 이제 말해라. 그 수괴가 은신한 곳이 어디냐?”
서현은 태화전에 모인 중신들의 시선이 모두 자신에게 박혀 있음을 분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사건의 관련자들은 자신이 조 장교의 은신처를 잘못 알고 있기를 바라고 있으리라. 서현은 좌중의 귓속에 속속들이 박히도록 똑똑히 말했다.
“장안남도(長安南道)의 곡양현(鵠良懸)입니다.”
진혁은 본인의 귀를 의심했고, 현은 나직이 한숨을 내쉬며 안도했다. 의문은 역시나 자신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고 속으로 회심의 미소를 지었고, 진우는 침착한 눈길로 그들의 반응을 두루 살폈다. 그리고 민제는 자기는 정말 아무것도 몰랐다는 양 “그놈이 바로 곡양현에 숨어 있으렷다?” 하고 혼잣소리처럼 말했다. 반면, 태훈은 서현이 어전에서 공개적으로 말한 내용에는 귀 기울이지 않고 다시 금위별장에게로 비스듬히 상체를 기울여 작은 목소리로 몇 가지를 물었다. 승용으로부터 답변을 듣고 나서 자세를 고쳐 앉는 그의 형색은 심각하게 변해 있었다.
“허면 황자는 오늘 내로 신속히 곡양현으로 금군을 보내도록 하라. 죄인이 장안으로 압송되면 형부에서는 죄인을 추국하여 사건의 진상을 밝혀라.”
황제의 하명에 서현과 형부상서는 동시에 “예. 하명하신 대로 받잡겠나이다.” 하고 답을 올렸다. 비적단의 수괴를 잡기 위해 금군을 파견하자는 사안에 대한 논의는 마무리되자 연은 신료들에게 엄숙히 말했다.
“이 자리에서 더 논의해야 할 사안이 없거든, 조회는 이쯤에서 끝내도록 하지.”
“예.”
신료들은 기립하여 일제히 머리를 조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