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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휘린(輝潾) 3

은서우 지음가하에픽2014.11.22979-11-295-010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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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정가 :  2,500
판매가격 :  2,500원
적 립 금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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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환경 :  PC/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타블렛
독자평점 :   [참여수 0명]
듣기기능 :  TTS 제공
ISBN :  979-11-295-010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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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이름의 전자책 모음  (전권 구매시 47,500원)

1. 작품 소개

“전하를 실망시켜 드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천랑성이 뜬 밤, 같은 날에 태어난 서나라의 두 왕녀 세류와 세희. 왕후의 딸로 모두의 기대를 한 몸에 받게 되어 성장하는 세자 세류와 어미의 권력에 대한 탐욕으로 인해 탄생이 외려 죽어야만 하는 이유가 되어버린, 가련한 아이 바보 공주 세희. 
한과의 대전(大戰)에서 패배한 서는 신하국가로 강등당하여 한을 상국으로 받들어야 했고, 한은 서에게 한의 황자 서현과의 국혼을 강요하였다.
결국 세희는 왕실과 나라를 위하여 세자인 세류 대신 한나라로 향하지만 비적을 만나 일행이 모두 몰살당하고, 그녀 목숨 역시 위태로워지는데!
은서우 작가가 선사하는 역사 판타지 로맨스 ‘휘린’!


“자격시험의 수준을 소과에 맞춘다고는 했으나, 실제로는 그리되지 않을 공산이 크다.”
“쉽지 않으리라는 것은, 이미 각오하고 있었사옵니다.”
세희는 분명하게 딱 잘라말했다. 똑바르게 응시하는 그녀는 야무지고 침착했다. 서현은 다시 세희에게 물었다.
“자신 있느냐?”
세희는 시험의 통과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알았다. 항아인 서은하는 할 수 없으나, 청은공주였던 은세희는 할 수 있는 일. 
그럼에도 해보고 싶다. 스스로의 힘으로 보란 듯이 이뤄내고 싶다는 욕망은 비관적인 상황만을 그려내는 불안과 걱정마저 꺾어내었다.
‘믿는다.’
심장에 박힌 그 말을 절대로 배신하지 않으리라. 


※ ‘가하 에픽’은 다양한 시대, 색다른 소재, 독특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은 도서출판 가하의 새로운 브랜드입니다. 로맨틱한 판타지가 가득한 가하 에픽, 지금 만나보세요!


2. 작가 소개

은서우

자칭 현실주의자라면서 머릿속에서는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세상에 풀어놓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서, 느려터진 손에 한숨만 내쉬고 있다. 

▣ 출간작

휘린(輝潾)
휘린(輝潾) 외전


3. 차례

#제5부. 여우잡기
@5-1.
@5-2.
@5-3.
@5-4.
@5-5.
@5-6.
@5-7.
@5-8.


#제6부. 평정-과(科)
@6-1.
@6-2.
@6-3.
@6-4.


#제7부. 파랑
@7-1. 


4. 미리 보기

세희는 진심으로 기뻐했다가 저는 서현 황자를 보필하는 항아라는 사실을 자각하고는 어깨를 축 떨어트렸다. 
“송구하게도 저는 청성궁의 항아이옵니다. 당일의 근무를 마쳤더라도 전하께서 찾으시면 바로 달려가야 합니다. 또한 상서성 출입도 전하의 지시를 받들었을 때만 가능하지요.”
종호는 다사로이 눈웃음을 지었다.
“황자 전하의 뜻이 염려스럽다면, 더 이상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게……, 무슨 말씀이시옵니까?”
“이것부터 읽어보려무나.”
종호는 황자의 서신을 세희의 앞으로 쓱 밀었다. 세희가 의아스러워하자 종호는 답했다.
“전하께서 내게 보내신 것이긴 하나, 너에 관한 일이니 괜찮다.”
“예……?”
세희는 서신을 집었다. 왠지 모르게 가슴이 두근거렸다. 조심스럽게 종이를 펼쳤다. 
‘응?’
세희는 자기가 잘못 보았나 싶어 다시 읽어보았다. 역시나 내용이 동일했다. 이부상서 이종호의 부탁을 받아들이니, 틈나는 대로 서 항아의 글공부를 지도해줘도 좋다는 내용이었다. 
“진우에게 들으니 네가 글공부에 매우 열심이었다더구나. 서책을 읽는 것도 무척이나 즐거워하였고. 그래서인지 네가 궁녀가 되면서 손에서 책을 놓게 될 것이 무척이나 아쉽더구나. 그러던 참에, 나라도 네 공부를 돌봐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지. 하여 내 따로 전하께 청을 드렸다. 내가 이레에 한두 번씩, 네 공부를 살펴줄 수 있게 허락해달라고 말이다.”
“…….”
“어떻게 하겠느냐? 날, 너의 스승으로 삼아주겠느냐?”
“물론이지요. 대인께서 친히 저의 스승님이 되어준다 하시는데, 제가 싫을 리가 있겠습니까? 정말 감사하옵니다. 대인!”
세희는 해맑게 웃었다. 
“공부는 내일모레인 10일부터 시작하자. 이레에 한 번씩 한두 시간 정도 보기로 하자. 시간은 아무 때나 좋으니 네 사정이 되는 대로 오거라. 단 공식적인 퇴청 시간 이전에 와야 한다. 내 도움이 필요하다면 약속한 날짜 외에 언제든 와도 좋다.”
“네!”
“그리고…….”
종호는 의자에서 일어나 집무책상으로 걸어갔다. 책상 끝에는 서너 권의 서책들이 가지런하게 놓여 있었다. 종호는 그 책들을 세희에게 건넸다.
“자, 받아라. 내가 네게 주는 선물이다. 문학 류가 아니라서 문장들이 상당히 딱딱하지만, 내용이 상당히 흥미로워 시간을 들여 읽어볼 만하단다.”
“감사하옵니다. 대인.”
세희는 서책들을 감사히 받았다. 오늘 밤부터 당장 첫 장을 넘겨보련다.
황자 전하의 곁을 오랫동안 비워둘 수 없어 세희는 서책들을 챙기는 대로 서둘러 일어섰다. 문을 나서는 그때에 세희는 진우와 마주쳤다. 세희는 반색하며 인사부터 했다. 진우도 반가워했다.
“전하의 심부름이 있었나 보지? 헌데 벌써 가느냐? 며칠 만에 보는 얼굴인데 인사밖에 못 나누겠구나. 이거 꽤나 아쉬운걸.”
“저 또한 그렇답니다.”
세희는 싱긋이 웃으며 응수했다.
“하오면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다음에 또 뵈어요.”
“그래, 그러자꾸나.”
세희는 가볍게 고갯짓하고는 이번에는 정말 문을 나섰다. 진우도 문턱 안쪽으로 걸음을 놓았다. 낭관이 진우를 보고는 꾸벅 머리를 숙였다.
“오셨습니까. 대인?”
“이부상서께서는 집무실에 계시나?”
“예, 청성궁의 서 항아도 상서님을 뵙고 금방 나갔습니다.”
“아, 문 앞에서 봤네.”
진우는 종호를 만나기 위해 집무실 쪽으로 걸음을 돌렸다. 

“지금 네까짓 것이 감히 내게 훈계하겠다는 것이냐!”
호통이 얼마나 쩌렁쩌렁한지 막 보좌실에 들어서던 세희가 깜짝 놀랐을 정도다. 
“훈계가 아닙니다. 전, 좌사님께 내정의 규율을 알려드리고 충고해드렸을 뿐입니다.”
“그것이 훈계가 아니라면 무엇이야!”
눈에 핏대를 세우고 고함을 쳐대는 좌사 윤종순과, 그를 주시하며 또박또박 받아치는 항아 황유리. 하지만 우사 백찬경은 그들과 몇 걸음 떨어져서는 팔짱을 낀 채로 지켜보고만 있었다. 불구경과 싸움구경이 제일 재미난 구경이라지만 백 우사님이 너무 방관적이지 않나, 하고 세희는 생각했다.
“충고와 훈계의 정의는 엄연히 다르지요. 설사 그것이 훈계처럼 느껴져 불쾌하셨다고 하더라도 저는 좌사님께 사과하지 않겠습니다.”
“뭐시라?”
종순은 코웃음을 쳤다. 
“항아 주제에 감히 좌사에게 이래라저래라 참견하는 것이야말로 어쭙잖다는 생각은 안 하나? 네가 적어도 부인 정도는 되어야, 내가 미인에게 몇 번 사적인 심부름을 시킨 것을 두고 엄중히 경고할 수 있지 않나?”
“좌사님이야말로 모르시는군요. 제게는 청성궁 소속 미인들을 단속할 책임과 권한이 있습니다. 그리고 제게 자격을 운운하셨는데, 이런 일은 부인마마님들의 귀에 들어가지 않는 편이 좌사님께 더 이롭습니다. 만약 부인마마님들까지 개입하시면 좌사님의 입장이 더 곤란해지지요.”
“지금, 내게 협박하는 것이냐!”
유리의 비아냥거림을 참지 못한 종순은 결국 손을 들었다.
짝! 한순간에 벌어진 일치고는 파장이 컸다. 뺨을 맞은 유리도 적잖이 놀랐는지 두 눈을 크게 떴고, 내내 구경꾼만 하던 찬경도 화들짝하며 팔짱을 풀었다. 
“윤 좌사님, 이게 무슨 짓입니까!”
세희는 먼저, 살벌하게 대치하던 종순과 유리를 떼어냈다. 유리는 충격이 컸는지 오른손으로 뺨을 감싸고 있을 뿐 어떠한 말도 하지 못했다. 세희는 날카로운 어조로 종순에게 항의했다.
“좌사님. 황유리 항아에게 사과하십시오! 황제 폐하와 궁주 외에는 누구도 항아에게 손을 댈 수 없습니다!”
“내가 어째서 저것에게 사과해야 하지? 본인이 저지른 잘못의 대가로 맞았다는 생각은 하지 못하나?”
“잘못의 대가라니요? 전, 황 항아님이 좌사님께 맞아야 했을 정도로 크나큰 잘못을 저질렀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잘못은, 윤 좌사님이 저지르지 않으셨습니까?”
“흥, 초록은 동색이고 가재는 게 편이라고, 같은 항아라고 무조건 감싸는군. 너도 저년이 내게 한 방자한 언사를 들었지 않으냐?”
급기야 욕설까지 나오자 유리의 눈빛이 싸늘해졌다. 찬경도 기막혀했다. 그가 보기에도 윤종순의 행동이 당최 납득이 되지 않았다.
“같은 항아래서 황 항아님을 감싸는 것이 아닙니다. 황 항아님이 어째서 윤 좌사님께 그런 말씀을 드렸는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관원이 사사로운 이유로 내정의 궁녀를 이용한 점에는 저도 불만입니다. 무슨 까닭인지는 모르겠으나 윤 좌사님께서 미인에게 사적인 접촉을 자주 하시는 바람에 지금 청성궁 궁녀들의 분위기가 좋지 않습니다. 행여 불미스런 소문이라도 발생하면 억울하게도 그 궁녀가 전적으로 책임져야 합니다. 이런 일로 그 미인이 불리한 일을 당하는 것은, 저도 원치 않습니다.”
“헌즉 결국은 너도 저 계집년을 옹호한다는 것이로군. 역시 계집년들은 무조건 자기편부터 싸고돈다니까.”
세희는 한숨을 삼켰다. 자기가 무슨 말을 한들 과연 윤 좌사가 들을까. 어쩌면 지금 꺼내는 말들도 모조리 소용없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꼭 해야 할 말은 해야 한다.
“여인들이 같은 성별의 편만 든다는 것은 좌사님의 지나친 편견이십니다. 저는 누구라도 잘못되었다고 지적할 만한 일을 좌사님께 말씀드렸습니다. 윤 좌사님, 저야말로 좌사님께 여쭙고 싶습니다. 어째서 이리도 민감하게 반응하십니까? 궁중에서 일한다면 누구나 자신의 직분의 규정에 얽매여 있음을 잘 아시지 않습니까.”
“짜증나니 훈계조는 집어치워라.”
윤종순은 성난 살쾡이처럼 사납게 내뱉었다. 역시나 그는 타인의 충고를 무조건적으로 거부했다. 찬경은 그의 안하무인을 더 이상 참아줄 수 없는지 비꼬았다.
“지가 잘못했다니까 외려 목소리를 까네? 이거. 지나가는 개새끼도 낑낑 웃겠다.”
“너도 나한테 덤비겠다는 요량이냐?”
종순은 못마땅하게 여겼다. 찬경은 비릿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너 따위가 뭐가 무섭다고 내 몸을 사리겠냐. 안 그러냐?”
쾅! 종순의 책상이 둔탁한 소리를 냈다. 종순이 부어터지는 성질을 참지 못하여 주먹으로 책상을 힘껏 내리친 것이다. 표정들이 딱딱하게 굳어질 즈음에 나들문이 활짝 열렸다. 
“아주 가관이 아니군. 상당히 볼 만한걸?”
소영이 항아 정예진을 대동하고서 안으로 들어왔다. 
“공주마마, 오셨사옵니까? 미처 인사를 올리지 못했사옵니다. 용서하시옵소서.” 
찬경은 당황스러움이 채 가시지 않은 얼굴로 서둘러 머리를 조아렸다. 어쨌든 종순도 우선은 공주를 향한 예의를 갖추었다. 그러나 소영은 사느란 눈초리로 그를 쏘아보았다.
“흥. 계속하지, 왜 멈추나? 내가 온 줄도 모르고 바락바락 성질을 부리던데, 어디서 배워먹은 행동거지인가. 입고 있는 그 관복이 아까워.”
종순은 지그시 미간을 찌푸렸다. 그러나 아무리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른대도 상대는 공주였다. 대적하여 패하는 쪽은 무조건 자신이니, 그저 참을 수밖에 없다. 일절 대꾸하지 못하는 윤종순을 보면서 소영은 킥 웃고는 다시 찬경과 항아들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오라버니를 뵈러 왔어. 안에 계시나?”
“아. 예, 집무실에 계시옵니다.”
찬경의 답변을 듣고서 세희는 놀랐다. 그동안 안에 계셨다니……. 그렇담, 밖에서 들리는 소리를 그대로 다 듣고 계셨다는 것? 서현이 부재하기에 윤종순과 황유리가 큰소리를 낼 수 있었으리라고 추측했었다. 그들의 싸움을 말리기보다는 외려 합세했던 것이 조금은 후회스러웠다. 엄연히 상전이 있건만 거리낌 없이 소동을 일으킨 자신들을 두고 서현이 무슨 생각을 했을까. 염려된다.
“계시다니 다행이네.”
장지문 앞에서 소영은 오라비에게 저가 왔음을 알리고는 안으로 들어갔다. 종순은 제자리로 성큼성큼 걸어가더니 문서 뭉치를 집었다. 공주가 비꼬는 말까지 들어서 더욱 불쾌해진데다가 분위기도 나쁘니, 업무를 핑계 삼아 자리를 피하려는 모양이다.
헌데 그가 그대로 밖으로 나가리라는 추측들과는 달리, 종순은 세희에게로 가까이 다가왔다. 그리고 신경질적으로 말을 내뱉었다.
“건방지게 굴지 마라. 이 이상은 절대로 용납지 않을 터이니 명심해.”
심장을 찔러버릴 듯이 눈빛에 살기가 가득이다. 세희는 얼결에 그의 말을 받아칠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종순은 찬웃음을 흘리고는 몸을 틀었다.
“이 자식이……!”
찬경이 종순을 쫓아가서 주먹으로 한 대 치려고 했으나, 세희가 서둘러 그의 팔을 붙잡았다.
“전, 윤 좌사님의 말씀에 맘이 상하지 않았습니다. 전 괜찮으니 백 우사님이 참아주세요.”
“나는 조금도 괜찮지 않다!”
“만약 일이 더 커지면 제 마음만 더 불편해집니다. 저 때문에 상황이 더 안 좋게 된 것 같아서 유리 언니께도 너무 죄송합니다.”
“미안한 건 오히려 나야. 전하께서 안에 계신지를 알면서도 큰소리를 내버렸다.”
유리는 난처한 짓을 했다며 입매를 어색하게 누그러트렸다. 
“전하께서도 이해해주시겠죠. 그나저나 윤 좌사님한테 맞은 데는 괜찮아요? 소리가 상당했었는데…….”
세희는 유리의 오른쪽 뺨을 보았다. 맞은 부위가 벌겋게 부어올랐다. 유리는 도로 손으로 뺨을 감쌌다.
“괜찮아. 충분히 참을 수 있어.” 
“참긴 뭘 참아요? 언니의 부은 얼굴을 보고서 사람들이 다들 물어올 텐데, 그때는 뭐라고 둘러대시려고요? 자, 나가요. 냉찜질이라도 해야겠어요.”
“이런 것까지 신경 쓰게 해서 미안하다. 은하야.” 
“미안해하실 것 없어요. 백 우사님. 우사님은, 만약 전하께서 절 찾으시거든 알아서 적당히 말씀드려주세요. 금방이면 되어요.”
“알았어.”
세희는 찬경에게 뒤를 부탁하고 유리를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 
내색하지 않았지만, 종순이 자신을 향해 얼핏 보였던 그 눈빛은 왠지 불안하다. 뇌리에 박혀 쉽게 잊히지 않을 성싶다. 순간적으로 들었던 꺼림칙한 느낌이 단지 기분상의 문제이면 좋을 텐데.

안녕히 돌아가시라, 미인들은 허리 굽혀 공손히 인사를 올렸다. 궁녀들보다 더 아리땁고 화려한 자태로 한의 공주다운 풍모를 보이던 소영이 청성당의 돌층계를 다 내려오자마자 인상을 팍 썼다. 예진이 넌지시 물었다. 
“전하께서는 뭐라 말씀하셨사옵니까?”
“뭐라 말씀하시긴. 평소와 같으셨지. 내가 듣고 싶은 말씀은 전혀 해주지 않으셨어. 아주 일관되게 당신께서는 상관치 않으시겠다고 고고하게 답해주시더군. 내가 제일 좋아하는 오라버니지만, 그리도 자꾸만 답답하게 구실 때는 솔직히 짜증나. 에잇!”
소영은 애꿎은 돌바닥이 무슨 잘못이라고 당혜(唐鞋)를 신은 발로 꽁 때렸다.
“아무래도 내가 나서야 할 것 같아. 오라버니께서 못하시겠다면 나라도 팔을 걷어붙여야지!”
예진은 빙그레하니 미소를 지었다.
“그래서 말인데, 네가 외조에 좀 다녀와야겠다. 상서성에 가서 진우 오라버니를 아화궁으로 모시고 와. 공무로 바쁘다고 말씀하셔도 꼭 모셔 와야 해. 진우 오라버니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거든.”
“알겠사옵니다.”
“철두철미한 인간이래도 이 잡듯이 마구잡이로 털어대면 뭐라도 떨어지겠지. 기왕이면 재미난 이야기가 떨어지면 좋겠는데 말이지.”
소영은 슬쩍 웃었다. 재미난 장난거리가 생기길 바라는 어린 악동과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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