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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엘샤 꽃나무 아래에 앉아서(개정판) 5

양효진 지음가하에픽2014.10.11979-11-5682-3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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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정가 :  3,000
판매가격 :  3,000원
적 립 금 :  0
파일용량 :  341 KByte
이용환경 :  PC/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타블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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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682-3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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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이름의 전자책 모음  (전권 구매시 15,000원)

1. 작품 소개

“도대체 경은 이날 이 때까지 뭘 한 겁니까? 왜 엘시 님이 집으로 돌아간다고 말하는 거냐고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게 기적이었던 소년 엘루시안 휘엔 디피스 대공. 죽음을 앞둔 그에게 주어진 금단의 마법은 그의 운명을 뒤흔들어놓았다!
이제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된 엘시는 자신을 둘러싼 세계에 한 걸음 내딛기 시작하는데……. 로맨스 판타지의 정수, ‘엘샤 꽃나무 아래에 앉아서’! 다섯 번째 이야기!


“알았다! 경이 실수를 해서 그런 거예요!”
“실수?”
그녀가 손뼉을 딱 치며 소리치자 라인트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의문스러운 표정으로 그녀를 보았다. 아레루샤는 둔하기 그지없는 그를 구제해주기 위해 친절하게 무슨 실수를 했는지 가르쳐주기로 마음먹었다. 
“반지가 없어요. 그냥 말로 하면 안 돼요. 증거가 있어야 한다고요. 당장 가서 하나 맞추세요. 장인의 목을 잡든지 드워프에게 맥주를 퍼먹이든지, 당장! 가서 반지 맞춰요!”
“반지는 결혼식 때만 맞추면 되는 거 아닙니까?”
“지금 무슨 바보 같은 소리를 하는 겁니까? 반지 없이 청혼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당연히 이번에 주는 건 약혼반지고, 결혼반지는 따로 맞추는 거죠! 연애기간이 짧은 커플들은 더 잘 챙겨야 한다고요. 비싼 반지를 맞춰서 그걸 예물 대신 하는 집도 있을 정도로 중요해요. 이것도 나름 절차라고요.”


※ ‘가하 에픽’은 다양한 시대, 색다른 소재, 독특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은 도서출판 가하의 새로운 브랜드입니다. 로맨틱한 판타지가 가득한 가하 에픽, 지금 만나보세요!


2. 작가 소개

양효진

1989년 3월, 절과 돌탑, 왕릉이 많은 도시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책읽기를 좋아하긴 했지만 소설을 쓰기 시작한 건 대학교에 들어온 이후. 그전에는 남들처럼 먹고, 자고, 공부하는 평범한 인생을 살았습니다. 
하고 싶은 걸 다 하고 살라는 부모님의 말씀에 충실한 지금이 만족스럽답니다. 현재 대한민국 어딘가에 있는 해가 잘 들어오는 집에서 매일매일 마감에 쫓기는 삶을 사는 중.

▣ 출간작

『엘샤 꽃나무 아래에 앉아서』
『계약의 목걸이』
『너의 온기에 안기다』
『눈부신 그대』
『헤스키츠 제국 아카데미』(공저)
『차아제국 열애사』(공저)
『하늘 창』(공저 단편집)
『겨울엔딩』(공저 단편집)
『마음을 낚는 이야기꾼 웹소설 작가 되기』(공저)

▣ 출간 예정작

『파란만장 태자호위담』


3. 차례

#꽃잎 스물하나, 가만히 있는 자는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
#꽃잎 스물둘, 가끔은 역할이 반대가 될 때도 있는 법이다
#꽃잎 스물셋, 너를 위해
#꽃잎 스물넷, 에필로그


4. 미리 보기

따뜻한 방 안으로 들어온 두 명은 화장실로 들어간 엘시를 기다리며 낮은 탁자 위에 간식을 펼쳐놓았다. 입을 꾹 다물고 있던, 아니 사실은 추운 날씨에 입이 얼어서 좀처럼 매끄럽게 말을 하기가 힘들었던 테디는, 조심스럽게 운을 떼었다.
“라인트 경.”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군고구마를 하나씩 종이로 싸던 라인트가 그를 쳐다보았다.
“어제, 어디까지 간 겁니까? 목에 그 흔적들. 분명히 경의 짓이지요?”
“아무 데도 안 갔습니다.”
“회피하지 마세요. 그걸 묻는 게 아니란 것쯤은 어른이니 알 거 아닙니까? 도대체가 저렇게 다 보이는 곳에 잔뜩 만들면 어쩌란 말입니까? 밤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곤란한 얼굴을 하면서도 입은 꾹 다물고 있는 라인트를 보면서 테디는 나름대로의 추측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나름의 정리를 끝내고 한숨을 쉬었다.
“요즘 엘시 님이 뭔가 속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많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그러다가 일이 이 지경까지 갔겠지요. 단순히 묻는 걸로는 대답해줄 사람이 아니니까요. 어찌 보면 정말 어려운 사람입니다. 목숨을 위협할 수도 없고, 어지간한 논리적인 이유는 죄다 그 뛰어난 머리로 회피를 하니 말입니다. 성으로 치자면…… 해자가 깊고 벽이 높은 단단한 벽돌성이지요.”
물을 한 모금 마시고 나서 그는 말을 계속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저건 아닙니다. 적어도 안 보이는 곳에 만드는 배려는 했었어야지요. 안 그래도 피부가 약해서 멍이 잘 안 가시는데. 게다가 시녀들에게 늘 시중을 받는 사람이 저걸 가리려면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죄송합니다.”
라인트도 어제의 행동에 대해선 나름대로 반성을 하던 터라 얌전하게 테디의 잔소리를 들었다. 
“물론 저도 남자이고, 저 정도로 끝낸 것만으로도 경의 인내심이 얼마나 발휘되었을지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 더 자중하도록 하세요. 자칫하면 나쁜 소문이 난단 말입니다. 곧 있으면 어머니도 올라오신다고 하는데, 저런 걸 목에 달고 있으면 당장 크게 혼이 날 겁니다.”
연장자다운 야단에 라인트는 고개를 끄덕이며 책상에서 포션을 꺼냈다. 가격이 어마어마한 최상급 포션. 멍 정도는 이걸 바르면 금방 나을 것이다. 사실 엘시는 모르지만 그는 아침에 방으로 시중들러 온 시녀들에게도 실컷 혼이 난 참이었다. 하는 건 상관이 없는데 다 티 날 정도로 해놓으면 엘시에게 안 좋다고 말이다.
그리고 드디어 모든 일의 중심인 그녀가 들어왔다.
“둘 다 뭐 하고 있어요? 안 먹고.”
고구마를 앞에 모셔놓고 이야기만 하고 있는 둘을 의아한 듯 보던 엘시는 방으로 들어와서 자리에 앉아 고구마 껍질을 벗겼다. 그리고 두 사람의 손에 하나씩 쥐어 주었다. 
“같이 먹으려고 기다린 건가요?”
뜨거운 고구마를 한입 베어 물고 오물오물 맛있게도 먹어치운다.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먹기 좋도록 알맞게 식어 있었다. 정말 다행이다. 둘은 목을 둘둘 만 모습으로 잘만 먹는 걸 보고 조용히 손에 든 고구마를 입 안에 집어넣었다. 

◇ ◆ ◇

“엘시, 이거.”
일이 끝나고 돌아가기 전 라인은 나에게 포션 한 병을 주었다. 신전의 마크가 금색. 최상급 포션이다. 엄청난 고가의 이 포션은 내가 아플 때도 자주 먹어보지 못한 것이었다.
“주는 거야?”
“응.”
테디는 차가운 마차를 데워야 한다며 먼저 내려갔다. 난 가방 안에서 손수건을 꺼내어 아주 약간만 포션을 부어 목을 닦아내었다. 거울을 보니 언제 생겼냐는 듯 없어졌다. 다행이다, 정말로. 병 주고 약주고다. 
“이제 슬슬 말해주면 안 될까?”
내 목에 두꺼운 목도리를 다시 둘러주며 라인이 작게 물었다. 한 시간 전, 어머니가 공작 부인을 만나고 내가 머물고 있는 저택으로 오셨다는 이야기를 들은 터라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는 말해도 된다. 하지만 전부 다는 아니고 조금만. 
“배우고 싶은 게 있어서 어머니를 오시라 했어.”
“뭐? 설마 정령술?”
비슷하지만 역시나 한 번에 정답을 맞히지는 못한다. 물론 정령술은 배워서 한 몇 년쯤 하면 중급 정령을 소환할 수 있을 정도의 재능이 있다고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지금 이 몸 상태로는 너무 도박이다. 일족의 힘이 더 빠르고, 가질 수 있는 것도 많다. 어마어마한 고통이 뒤따르는 것이 문제이지만. 
얼핏 듣기로는 정신으로 통제를 해야 하기 때문에 무척이나 까다롭다고 했다.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아니야. 내가 배우고 싶은 건, 우리 일족의 능력 사용법이야.”
“왜?”
“이대로 있으면 안 되니까. 작년에 열심히 이것저것 배웠지. 수영도 검도 체술도 전부 다 도움이 되는 것들이었어. 하지만 이 정도로는 무리야. 그러니까 배우려는 거야.”
“일족의 능력은 어떤 것이기에?”
라인은 진지한 표정으로 나에게 물었다. 아, 여기까지다. 더 이상은 말할 수 없다. 난 굳게 입을 다물어버렸다. 요즘 참 많이 했지. 라인은 내 표정을 보더니 단정하던 머리를 거칠게 흐트러트렸다. 
“또 말할 수 없어?”
“응. 사실 나도 정확하게는 모르거든. 제대로 배우기 전에 어머니는 돌아가셨고, 또 지금은 일족 내에서 능력을 잘 쓸 수 있는 사람도 적어. 문헌으로 기록이 거의 없기 때문에 구전으로 내려오는 방법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능력이라서 말이지.”
“전수자만 알 수 있도록 비밀을 걸어놓은 건가?”
“뭐, 비슷해. 더 이상은 파고들지 말아줘. 아무리 너라도 이건 말할 수 없어. 난 라인, 네가 안전했으면 좋겠어. 위험하게 만들기 싫어. 그러니까 더는 말 못해.”
아슬아슬하다. 아, 정말이다. 말을 마치고 나서 라인의 목에 옷걸이에 걸려 있던 목도리를 둘러주었다. 아까 전에 그가 내게 해주었던 것처럼 똑같이. 발끝을 들고 손을 뒤로 뻗어 진갈색의 목도리를 두 번 감았다. 그리고 기사단의 상징으로 고정시킨다. 그럼 완성이다.
“집으로 가자. 오늘은 오랜만에 쉬어 보겠네. 델마가 아파서 정말 고생했어. 이제 설치만 하면 전부 끝이야. 봄이 오기 전에.”
아직 2월. 봄은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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