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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엘샤 꽃나무 아래에 앉아서(개정판) 1 [무료]

양효진 지음가하에픽2014.10.11

판매정가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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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가격 | : 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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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용량 | : 305 KByte |
이용환경 | : PC/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타블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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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기기능 | : ![]() |
ISBN | : 979-11-5682-34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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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품 소개
첫눈에 반했었다. 꽃이 아름다운 것이 아니었다. 그녀가 아름다웠었다. 그래서 사랑했다. 헤어졌을 때 마음이 찢어져 종내에는 얼어붙어버릴 만큼.
하루하루 살아가는 게 기적이었던 소년 엘루시안 휘엔 디피스 대공. 죽음을 앞둔 그에게 주어진 금단의 마법은 그의 운명을 뒤흔들어놓았다!
이제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된 엘시는 자신을 둘러싼 세계에 한 걸음 내딛기 시작하는데……. 로맨스 판타지의 정수, ‘엘샤 꽃나무 아래에 앉아서’! 지금 시작합니다!
죽는 건 무섭지 않다. 그렇지만…… 남은 사람들이 괴로워할 것을 생각하니 심장이 아려서 미칠 것만 같아. 눈물이 차오르고 이불 위로 점점이 떨어진다.
방금 헤어졌는데도 네가 그리워졌다. 내 존재가 누군가의 아픔이 되지 않기를 빌었는데, 그리 될 것 같다.
아아, 신이시여. 부탁이니 조금만 더 시간을 허락해주소서.
제가 지금 떠나기에는 절 사랑하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 ‘가하 에픽’은 다양한 시대, 색다른 소재, 독특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은 도서출판 가하의 새로운 브랜드입니다. 로맨틱한 판타지가 가득한 가하 에픽, 지금 만나보세요!
2. 작가 소개
양효진
1989년 3월, 절과 돌탑, 왕릉이 많은 도시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책읽기를 좋아하긴 했지만 소설을 쓰기 시작한 건 대학교에 들어온 이후. 그전에는 남들처럼 먹고, 자고, 공부하는 평범한 인생을 살았습니다.
하고 싶은 걸 다 하고 살라는 부모님의 말씀에 충실한 지금이 만족스럽답니다. 현재 대한민국 어딘가에 있는 해가 잘 들어오는 집에서 매일매일 마감에 쫓기는 삶을 사는 중.
▣ 출간작
『엘샤 꽃나무 아래에 앉아서』
『계약의 목걸이』
『너의 온기에 안기다』
『눈부신 그대』
『헤스키츠 제국 아카데미』(공저)
『차아제국 열애사』(공저)
『하늘 창』(공저 단편집)
『겨울엔딩』(공저 단편집)
『마음을 낚는 이야기꾼 웹소설 작가 되기』(공저)
▣ 출간 예정작
『파란만장 태자호위담』
3. 차례
#꽃잎 하나, 출발
#꽃잎 둘, 악화
#꽃잎 셋, 얻기 위해 버려야 하는 것
#꽃잎 넷, 지키지 못한 자의 슬픔
#꽃잎 다섯, 이 아름다운 나날들
#꽃잎 여섯, 숨어서 몰래 피는 꽃
#꽃잎 일곱, 작은 강아지와 속 깊은 불새의 합동작전
4. 미리 보기
“알았어, 라인. 조심해서 다녀와. 기다릴 테니까.”
자그마한 내 손가락으로 그의 손등을 톡톡 두 번 두드리자 그가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최대한 빨리 돌아올 테니까. 내가 옆에 없을 때 먼 곳으로 가면 안 돼, 엘시. 아무리 힘들어도 내가 도착할 때까지 버텨줘.”
그는 상냥하게 나를 안아주며 약속했다. 허리와 어깨에 둘러진 팔이 든든했다. 딱딱한 갑옷을 입은 가슴에 얼굴을 기대었다. 두근두근 심장 소리가 들린다. 따뜻했다. 그래서 눈물이 났다.
누군가에게 들었겠지. 내 생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그가 돌아올 때까지 내가 목숨을 유지할 수 있을지……. 그 확률은 낮기 그지없었다. 이미 고서에 적힌 것보다 3년은 더 오래 산 나다.
보통 트레시나, 마력 과잉증의 환자는 발병한 뒤 3년 안에 사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나는 열 살 때 발병한 후로도 무려 6년이나 더 살았다. 조금이라도 더 생명을 붙들어놓기 위해 성장을 억지로 멈춘 덕분이었다. 부작용으로 몸은 열한 살 때의 시간을 그대로 살게 되었지만 말이다.
하루하루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 마음 졸이며 지내왔다. 그래도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살아주어 고맙다고 말했기 때문에 그 끔직한 고통을 버틸 수 있었다.
그런데 가장 소중한 내 친구의 귀환을 난 볼 수 없을 것 같다. 몸이 생각보다 더 빨리 망가지고 있다. 가지 말라고, 죽을 때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작별인사를 하고 싶다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참아야 한다.
그의 사촌동생인 황태자의 호위는 기사에게 몹시 영광스러운 임무로 기사의 생애 단 한 번 찾아오는 기회이니까.
나이가 비슷한 소년들끼리 떠나는 기사여행은 세상 경험을 쌓게 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그들이 보고 들은 정보를 황궁에 올려 보내 지방의 정치를 파악할 수 있게 하는 숨겨진 의도도 갖고 있었다. 그러니 그는 가야 한다. 내 친구는 에크리스 공작가의 유일한 후계자. 나중에는 사촌동생인 황태자를 도와 제국을 이끌어나가야 하는 차세대 중요인물 중 하나이니 말이다.
“휘엔 대공 전하!”
라인이 나를 안고 셀미르 별궁으로 들어가자 도타스 전의가 헐레벌떡 뛰어왔다.
“깜짝 놀랐습니다. 이 늙은 전의를 너무 걱정시키지 말아주십시오.”
“미안해요. 엘샤 꽃잎이 너무 예뻐서 보고 있다가 그만 넋을 놓아버렸네요.”
별궁에 있는 내 방으로 들어가자 모두 걱정스러운 얼굴로 나를 쳐다보고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황제 폐하, 황태자 전하에 전속시녀인 마가렛까지. 아, 마가렛은 임신해서 조심해야 하는데.
역시 여행용 갑주를 가볍게 차려입은 레비크 전하가 침대 위로 눕혀진 내 손을 잡고는 한숨을 쉬었다.
“휴우, 또 어디서 쓰러져 계신 줄 알고 속을 바짝 태웠습니다. 제발 누구에게 말이라도 좀 하고 다녀주세요. 시녀를 늘리는 것도 싫다 하시고……. 라인 형님이나 제가 한동안 찾아올 수가 없으니 대공께서 숨어버리시면 이제 찾아낼 수 있는 사람이 마가렛밖에 없단 말입니다.”
“태자의 말이 옳아. 휘엔 대공, 제발 부탁이니 시녀나 시종을 대동하고 다니게. 아무리 날이 따뜻한 4월이지만 밖은 바람이 차가울 때도 있어.”
“죄송해요. 다음부터는 마가렛이든 전의든 꼭 같이 나갈게요.”
잔소리가 폭포수처럼 쏟아진다. 내 주변을 둘러싼 사람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미소를 지었다. 이렇게 웃으면 대부분은 마지못해 말하는 걸 멈추고 같이 웃어준다.
“레비크 전하.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한 단계 성장해 돌아오시길 빌겠습니다.”
곧 떠나야 하는 황태자 전하에게 작별인사를 했다. 그는 나의 손을 한번 잡고는 몹시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죄송합니다. 원래는 다른 친우들과 떠나려고 했지만 꼭 형님과 같이 가야 한다는 의견이 대다수여서……. 대신 최대한 빨리 돌아오겠습니다. 역대 최단기록을 깨버리겠어요. 그러니까…… 부디 돌아오는 그날 다시 볼 수 있기를.”
황태자인 그가 미안해할 필요는 없건만. 알았다는 뜻으로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내 손을 한 번씩 더 잡은 후, 모든 사람들이 조용히 방 밖으로 나갔다. 피곤에 지친 내가 쉴 수 있도록.
◇ ◆ ◇
“우욱!”
목에서 또 피가 울컥 솟아올랐다. 시녀들이 옆에 놓아둔 수건을 잡아 입을 틀어막았다. 한참을 토해내고 나니 수건이 붉다 못해 검다. 빈 대야에 넣고서 고개를 베개에 파묻었다.
라인, 라인. 내가 과연 약속을 지킬 수 있을까? 널 다시 볼 수 있을까? 내가 약속을 지키지 못할 때에 대비해서 이미 마음의 정리를 한 편지는 전부 써두었지만, 그래도 나는 두려워. 날 소중하다고 말해준 널 울게 할 것 같아서 너무너무 마음이 아파.
고서에서 각혈을 시작하면 오래 가야 두 달을 버틴다고 했건만. 넌 반년 뒤에나 이곳으로 돌아올 텐데. 내가 과연 그때까지 버틸 수 있을까?
살아 있겠다고 약속했는데. 네가 돌아올 때까지 가지 않겠다고 약속했는데. 라인, 아무래도 난 그 약속을 지킬 수 없을 것 같아.
그리운 형님, 사랑하는 나의 조카 제스피엔. 내가 죽으면 아름다운 공국의 성 안에서 틀림없이 슬피 울면서 괴로워하겠지. 멀고먼 타국에서 혼자 쓸쓸히 죽어가게 하였다고.
죽는 건 무섭지 않다. 그렇지만…… 남은 사람들이 괴로워할 것을 생각하니 심장이 아려서 미칠 것만 같아. 눈물이 차오르고 이불 위로 점점이 떨어진다.
방금 헤어졌는데도 네가 그리워졌다. 내 존재가 누군가의 아픔이 되지 않기를 빌었는데, 그리 될 것 같다.
아아, 신이시여. 부탁이니 조금만 더 시간을 허락해주소서.
제가 지금 떠나기에는 절 사랑하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