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자의 가슴속에 남은 온도

선배로부터 소개받을 남자의 이야기를 들은 선주는 익숙한 이름을 통해 그리운 기억을 떠올린다. 3년 전, 우연히 만난 한상진이라는 남자는 검은색 셔츠가 유난히 잘 어울리는 사람이었다. 주위를 꽁꽁 얼려 버릴 정도로 차가운 분위기를 지녔지만, 선주 그녀에게만은 차가운 듯 다정하게 대해 주었던 그 남자. 상진과 충동적으로 하룻밤을 보낸 선주는 자신의 경솔한 행동을 자책하며 그가 건넨 명함을 쓰레기통에 버린다.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면서도 그를 잊지 못하는 선주의 앞에 거짓말처럼 나타난 섭씨 0도의 남자. 과연 그들의 결말은…?

▶잠깐 맛보기

“유혹하려고 온 게 아니었던가?”

선홍빛 선주의 입술이 수치심으로 창백해졌다.

“내가 아니었다면, 그 빌어먹을 유혹을 했을 거라는 뜻이겠지?”

“나 남자친구 있어요.”

겁이 나서 자신도 모르게 거짓말을 해 버렸다. 표정을 알 수 없는 까만 눈동자가 더 짙어진다. 음습하게 선주를 내려다보며 그가 말했다.

“연인이 있다?”

“그래요. 있어요.”

“그런데 유혹을 하겠다고 나섰나.”

차마 똑바로 쳐다보며 거짓말을 할 수는 없어서 어깨 근처를 헛짚어 보면서 그가 놓아주기를 기다렸다. 선주는 두려움이 담긴 눈으로 상진을 바라보았다. 담배를 입술에 문 채 그가 말을 이었다.

“그 재미, 내가 도와주지.”

▶목차

prologue 섭씨 0도

1. 사랑스럽다고 생각한 건

2. 빠지는 건 쉽다

3. 사랑한다는 말을 들을 때

4. 쳐다보기만 해도 두근거리는 것

5. 사랑이란 미치지 않고서는 해내기 어려운 일

6. 영원히 치유되고 싶지 않은 병이 하나 있다

7. 사랑만 하며 살고 싶다?

8. 식어버린 마음을 돌리는 방법이란

9. 절대로 헤어지고 싶지 않은 사람

10. 언제나 반복되는 의문, 왜 이 사랑만이……

11. 그래, 이 사랑만이……

12. 새로운 계절의 시작

* 이 전자책은 2008년 타출판사에서 출간된 〈어는점 섭씨 0도〉를 eBook으로 제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