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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변장 도령 2

예요 지음가하에픽2014.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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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품 소개
“너는 참 좋은 벗이다.”
‘좋은 벗이 아닙니다, 마마. 훗날 마마의 실망한 얼굴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경상도 지역 유력 가문의 장남들을 불러올리라는 임금의 명. 진주의 변 대감 댁 일희는 병약한 동생 장이를 대신해 남장을 하고 궁궐에 들어갔으나, 첫날부터 세자 찬에게 감 도둑으로 찍혀 옥에 갇히고 만다. 매번 세자의 눈에 거슬리는 행동만 하게 되는 가짜 장이!
자꾸 찍히다 정들었나, 세자가 자신의 벗이 되어 달라 손을 내미는데…….
“너는 정말 사내가 맞느냐?”
심장이 벌렁거린다. 무엇을 눈치 채셨나? 장이의 눈동자가 심하게 요동친다.
“아이고, 그럼 제가 뭐 아녀자이겠습니까요. 원 참, 농도 잘하십니다, 마마……. 하하…….”
어찌하나, 언제까지 이렇게 찬을 속일 수 있을까. 미안하고 불안하다.
“진짜 사내인지 아닌지 확인할 방법이 한 가지 있지.”
장이가 직감적으로 불안함을 느끼자마자 찬이 이불 안으로 쑤욱 손을 집어넣는다. 으악!
※ ‘가하 에픽’은 다양한 시대, 색다른 소재, 독특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은 도서출판 가하의 새로운 브랜드입니다. 로맨틱한 판타지가 가득한 가하 에픽, 지금 만나보세요!
2. 작가 소개
예요
http://blog.naver.com/merubi
▣ 출간작
변장 도령(전2권)
천일야화(전3권)
▣ 출간 예정작
우드럽미
용왕님의 유혹
3. 차례
# 7. 늑대에게서 장이를 구하다
# 8. 옥에 갇힌 박 도령
# 9. 연이의 죽음, 찬의 절망
# 10. 가지 마, 장아
# 11. 알 수 없는 마음
# 12. 찬의 고민
# 13. 마음을 깨우치다
# 14. 고백
# 15. 사내가 아니라니
# 16. 장이를 구하라
# 17. 마지막 밤
# 작가 후기
4. 미리 보기
문지기라도 바뀌어 있었으면 좋았을걸, 동궁에 찾아왔다가 한번 퇴짜를 맞았던 그 문지기다. 멀리서 동궁의 동태를 살피다 장이는 시치미를 뚝 떼고 그 앞으로 다가선다.
“세자마마를 뵈러 왔습니다.”
눈을 지그시 아래로 내리뜨고 장이를 위아래로 살핀다. 사냥터에 나갔던 동궁이 큰일을 당한 터라 경비가 삼엄하다. 절대로 아무나 함부로 들이지 마라, 엄명을 받았다. 문지기는 낯이 익은 키 작은 사내를 짐짓 모른 척 떠본다.
“이름이 뭐요?”
“화…… 황 가의 변이옵니다.”
“누런 똥이요?”
“예에?”
혹시 저를 기억할지 몰라 이름을 바꿔보았는데 더 난처하게 되었다. 가늘게 뜬눈으로 이쪽을 바라보는 문지기가 손에 든 장창을 까딱거린다. 눈앞으로 위협스럽게 왔다 갔다 하는 길고 날카로운 창을 피해 장이는 주춤, 한 발짝 뒤로 물러난다.
“저번에는 변장이라 하지 않았소. 나는 진짜로 무슨 여자가 사내 옷을 입고 온 줄 알았소이다. 이름이 변장이더만. 변 가 장이.”
“어찌 그리 눈썰미가 좋으시……. 아니. 아니지. 세자마마! 세자마마께서는 좀 괜찮으십니까?”
“그런 거 함부로 알려주면 안 되지.”
문지기는 슬쩍 발을 뺀다. 늑대 놈한테 물린 팔이 뼈라도 부스러졌을까 장이 얼굴에 걱정이 한가득이다. 예까지 왔는데 그냥은 돌아갈 수 없어 장이는 좀 더 애원을 해보았다.
“들여보내달라 조르지 않을 테니 상태만 좀 알려주시오. 내 정말 걱정이 돼서 그럽니다. 예에?”
“세자마마 걱정을 그쪽이 왜 하누?”
문지기는 코를 후비적거린다. 아까만 해도 동궁이 난리도 아니었다. 어의들과 의녀들이 달려오고 심지어는 임금께서도 직접 다녀가셨으니 사태의 심각성은 말 안 해도 다 안다. 국본의 몸에 상해가 났으니 가히 나라의 근본이 흔들릴 만한 상황이다. 그런 마당에 쪼끄만 놈이 나타나서 마마의 안부나 묻고 있으니 약간 어이가 없다. 자신은 삼정승 이하는 상대를 안 한다. 이 문을 통과하려면 적어도 그 정도 직책은 되어야 한다 이 말씀이다.
“돌아가시오. 내가 번을 서기에 망정이지 다른 놈이었으면 벌써 경을 치고 잡혀갔을 게요. 웬 수상한 놈이 동궁 앞을 기웃거린다고. 지금 상황이 그리 엄중하다 말이오. 하마터면 세자마마가 짐승한테 목숨을 잃을 뻔……. 후우, 나도 입조심해야지. 하마터면 줄초상 날 뻔했지. 공주마마도 저리 누워 계신데.”
“…….”
어째 앞의 조그만 놈이 고개를 푹 수그린다. 문지기는 수다를 그만 떨었다.
“안녕히 계십시오.”
그리고 그놈은 순순히 물러났다. 잠시 무료함을 떨쳤었는데 이제 또 몇 시간 꼼짝없이 문 앞을 홀로 지켜야 한다. 너무 주눅을 들여서 보냈나. 마마께서는 별 탈 없으시다 귀띔이나 해줄걸 그랬다. 마음 졸이며 찾아왔다가 기가 팍 죽어 돌아가는 모습이 어째 안쓰럽다. 세자마마가 늑대에게 당할 뻔한 걸 어떤 이가 나타나 구해줬다는 후일담도 있는데 쩝, 문지기는 고만 입을 다물었다. 동궁에서부터 점점 장이가 터벅거리며 멀어진다.
동궁 앞을 조금 벗어나 담을 꺾어 돌자 장이는 그대로 그 벽 앞에 풀싹 기대앉았다. 여기서는 문지기가 지켜보지 않을 테니 기분대로 푹 한숨을 내쉬어본다.
“나 때문이다! 다 나 때문이야!”
제 머리통을 쥐어박으며 장이는 스스로를 탓했다. 좀 세다 싶게 머리를 쳐보아도 영 기분이 풀리지 않았다.
“정말로 그리됐으면 어쩔 뻔했어…….”
진짜 생각하기도 싫다. 그래도 아예 가능성이 없었던 일은 아니다. 늑대가 한 마리라도 더 있었으면 꼼짝없이 당했을 것이다. 장이는 비로소 제가 얼마나 무모하였고 큰 잘못을 저질렀는지 깨달았다. 찬은 그저 흔한 도령이 아니다. 평범한 집 자제가 아닌 이 나라의 하나뿐인 세자다. 그 어떤 목숨과도 바꿀 수 없는 유일무이한 사람이다. 늘 입버릇처럼 달고 살던 존귀의 몸이라는 말이 이제야 와 닿는다. 그런 사람을 제가 위험으로 이끌었다.
“바보 천치 멍청이!”
쿵쿵, 머리를 다시 두들겼다.
임금께 갔다가 이곳으로 돌아오는 길이다. 내관의 눈에 담벼락 아래 쪼그리고 앉아 있는 장이의 모습이 들어왔다. 그는 조용히 느린 발걸음을 옮긴다. 뭣 때문에 자신을 책망하고 있는지 몰라도 장이는 내관이 앞에 바짝 다가설 때까지 그의 존재를 모르고 있다. 그가 나직한 목소리로 이른다.
“어찌 이러고 계십니까?”
사람 소리에 놀라 장이가 번쩍 고개를 쳐든다. 익숙한 내관이다. 장이는 벌떡 일어서 꾸벅 인사를 했다.
“죄송합니다. 세자마마의 소식을 물으러 왔다가 아무도 못 들이신다기에 돌아가는 길이었습니다. 그런데 세자마마께서는 괜찮으신 겁니까?”
혹여 이번에도 거절을 당할까 장이가 조심스러운 눈빛으로 묻는다. 제발 무탈하다 한마디만 해주었으면 좋겠다. 그 애타는 눈길 앞에 내관은 조용히 입을 연다.
“예, 걱정하지 마십시오. 치료가 다 끝나셨습니다.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 아물게 될 것이옵니다.”
“아, 다행이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거듭 절을 해대는 장이를 보며 내관은 약간의 미소를 머금는다. 허나 그건 장이의 눈에 보이지 않았다. 지금은 찬이 무사하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채울 뿐이다. 앞으로 좀 더 처신을 잘하여야겠다. 다시는 찬을 그런 말도 안 되는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 않다.
“변 도령께서는 무탈하십니까?”
“예?”
내관의 물음에 장이 약간 당황한다. 그런 질문은 예상하지 못했다.
“그 변고에 함께 계셨다 들었습니다만…….”
“아, 예…….”
이제 탓을 들을 차례인가. 저 때문에 찬이 그리되었다고, 어찌 세자를 지키지 못하였느냐고.
“그것이 마마께서는 저를 구하시려다 그만…….”
“세자마마가 아니라 변 도령 말입니다. 어디 다치신 곳은 없으십니까.”
“예에……?”
약간 굽어진 허리가 시골 할아버지처럼 친근하다. 제게 와 닿는 따뜻한 눈길에 장이는 울컥, 서럽던 마음이 차오른다.
“아, 아닙니다. 저는 하나도 다치지 않았습니다. 너무 말짱해서…… 부끄러운걸요…….”
“그렇다면 다행입니다.”
“그런데 왜 저를 탓하지 않으십니까? 저 때문에 마마께서 저리 상해를 입으셨는데…….”
내관은 다시 한 번 입꼬리를 올린다. 그리고 다독이듯 말을 이었다.
“이번 일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마십시오. 누가 물어도 입을 열지 마십시오. 사안이 엄중하니 더 이상 일이 커지면 세자마마께 해가 될 뿐이옵니다. 그러니 변 도령께서도 그리해주십시오. 아시겠습니까.”
“예에…….”
이것은 경고인가? 장이는 내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고 볼 일이다. 이곳은 엄중한 궁 안이고 여기 사람들은 다 저보다 한참은 고수이다. 이 궁에서 몇십 년 동안 뼈가 굵었다. 그래도 다그치거나 뭐라 하지 않고 잘 타일러준 것에 감사한다. 장이의 어깨를 토닥인 내관이 동궁을 향해 발길을 돌리자 장이도 그만 그곳을 떠난다.
‘참으로 좋으신 분이다.’
장이는 머릿속에 그리 정리를 해놓았다.
오늘은 제일 먼저 이불을 펴고 누웠다. 자리에 누운 장이 곁으로 김 도령이 무슨 일인가 안부를 묻는다. 그저 하루가 고단하여 그런다고 말을 해놓고 장이는 이불을 더 끌어당겼다. 사실 조금 몸이 안 좋다. 늑대 때문에 죽을 뻔하고 찬도 다치고 이래저리 힘든 하루였다. 그래서인지 꾸역꾸역 먹었던 저녁밥이 체했다. 명치끝이 콕콕 쑤시는 것이 딱 그 느낌이다. 이불 속에서 장이가 제 가슴을 콩콩 두드리자 그걸 본 손 도령이 이내 바늘을 들고 달려든다. 체한 데는 이것이 직방이라며 기어이 이불에서 끌어내 손가락을 따준다.
“그런데 박 도령이 안 보입니다? 아직 안 돌아오신 겁니까?”
“왔는데 어디 좀 가본다고.”
“어디요?”
“궁에서 갈 데가 어디 있어? 그저 바람이나 쐬고 오는 거겠지. 저도 얼마나 답답할까. 사실은 그놈이 지금 영의정의 자식이라네. 우와, 놀랍지 않은가? 나도 얼마 전에 이 사실을 듣고 깜짝 놀랐네. 어쩐지 그 담대한 눈빛 하며 거침없는 행동이 아주 마음에 차더라니.”
“언제는 싸가지가 바가지라면서요.”
자기는 절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며 손 도령이 김 도령의 발언에 펄쩍 뛰었다.
“영의정이면…….”
“절대 권력자.”
“임금의 바로 밑이라네.”
“와, 앞으로 박 도령한테 잘해야겠네요.”
장이 끄억, 트림을 뱉어내자 두 도령이 인상을 찌푸리며 고개를 바로 돌렸다.
“아주 단단히 체하신 모양이오. 냄새가 아주 고약하오, 변 도령.”
“마치 뭐 같소, 변 도령.”
“그 ‘변’ 소리 좀 그만하시오. 두 도령들. 내 이리 돌봐준 은혜는 잊지 않겠소.”
“아니 뭐. 우리도 얻어먹은 게 있는데 이 정도 가지고. 그나저나 아까 토끼 잡으러 갔다가 갑자기 다시 돌아오지 않았소. 해괴한 소문이 돌던데 어찌 된 일이오. 뭐 들은 거 없소, 다들?”
호기심 많은 손 도령이 두 사람을 향해 코를 벌렁거린다. 매 서책이나 읽고 외우는 궁에서 이런 이야깃거리를 옮기는 것이 재미고 그나마 있는 낙이다.
“모르겠소.”
“나도 잘 모르오.”
김 도령이 순진하게 모르겠다고 하자 장이도 덩달아 거기다 말을 붙인다. 아무 얘기도 하지 말라던 내관의 충고가 떠올랐다.
“이런, 이런. 역시 나밖에 없네.”
손 도령은 특유의 허세 섞인 표정을 짓는다. 허우대는 멀쩡한데 약간의 허풍 끼가 있다. 색시가 양귀비 뺨치는 미색이라 하였다. 한번 보면 눈이 멀 정도라 자기도 혼인날 딱 하루 보았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하면서 엉엉 울었다.
“세자가 글쎄 늑대한테 물려서 늑대가 됐다고 그러오. 지금 동궁에 갇혀서 아오! 소리를 내지르며 운다고 그러오. 그래서 궁 안이 비상이라오. 모오든 것이 평온한 듯 보여도 사실은 이게 다 눈속임인 거지. 세자가 그리 변해버렸다는 걸 숨기기 위한.”
“그만 잡시다.”
“그러지요.”
순식간에 조촐한 이야기 자리가 파해졌다. 두 사람은 서둘러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 눕는다. 방 가운데 덩그러니 혼자 남은 손 도령만이 ‘늑대, 늑대가…….’ 하면서 중얼거린다.
어쩐지 쉽게 잠이 오지 못할 밤이다. 이불을 당겨 덮고 장이는 눈을 끔뻑거린다. 방 안에 촛불은 꺼졌지만 아직 박 도령은 돌아오지 않았다. 나머지 두 사람의 코고는 소리가 은근히 귀를 울리는 동안 장이는 생각을 해보았다. 그것은 온통 세자 찬에 대한 것이다. 어찌 잘 쉬고 있는지, 전처럼 아직도 쉽게 잠을 못 이루고 있는지, 행여 새벽에 다시 깨어나는 것은 아닌지. 투정은 누구한테 부리는지. 그 내관님은 너무 나이가 많으셔서 찬이 쉽게 대들지 못할 것인데 걱정이다. 이런저런 생각들로 장이는 연신 몸을 뒤척인다.
“세자마마…….”
이불 속에 조용히 찬을 불러보는 그 소리가 새어든다. 그다음엔 몇 번 속으로 웅얼거린다. 그리고 장이는 스르륵 잠에 빠져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