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씨앗들은 들으라. 그네들의 주인이 태어나셨도다.
지하의 모든 생명체는 그에게 머리를 숙이라.
만물의 주신에게 선택 받은 자, 음산한 안개에서 뼈와 살을 만들어 잉태하셨도다.
세상의 모든 어둠을 지배하고 악령들을 굴복시킬 것이다.
그가 바로 제왕 ‘하데스’ 이다.-


“내 눈을 두려움 없이 바라보는 여인은 그대가 처음이오. 내가 두렵지 않소?”

“두렵지 않사옵니다. 제 의지완 상관도 없이 심장을 지켜주신다니 오히려 감사하고 안심해야 맞을 것이옵니다.”

날을 잔뜩 세운 음색은 비난에 가까웠다.
하데스는 물끄러미 내려다볼 뿐이었다. 침묵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그대의 의지가 아니란 말은 내 신부가 되는 것이 못마땅하다는 뜻인가?”

그의 음성에선 시립도록 차디 찬 기운이 흘러났다.
그녀를 움찔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그러면서도 떨림을 증폭시켜 놓았다.

현재 그에게선 두 가지의 상반된 기운들이 절묘한 융합을 이뤘다. 새벽녘에 내린 눈서리 꽃처럼 반짝이면서도 몸서리쳐지도록 냉혈한, 현란함은 없으나 이상스레 시선을 뗄 수 없게 하는 것이었다.
그의 전체적인 느낌이 그러했다. 검은 머리칼에서부터 검은 눈동자, 검은 그림자들, 창백하도록 냉랭하지만 매혹적이라 할 수 있었다.
그녀의 심장은 자꾸만 허락도 없이 빨라져 갔다. 자존심을 구기는 짓이 아닐 수 없었다.
페르세포네는 치켜 올라간 얼굴에서 일부러 시선만을 내리깔았다.

“당연한 것이 아니옵니까? 심장을 담보로, 얼굴도 모르는 분의 아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유쾌한 일이라곤 할 수 없는 것이지요. 어머니께서 제 의사를 묻지 않으셨기에 망정이지 만약 물으셨더라면 전 이곳에 오지 않았을 것이옵니다.”

“유쾌하지 않다는 건, 내 신부가 되는 것을 거절이라도 하고 싶단 말인가?”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아옵니다. 다만, 저의 심장의 주인이 되셨다고 절 소유하려들지 말란 말을 드리고 싶을 뿐이옵니다. 전 그 누구의 소유물 따윈 되고 싶지 않사옵니다.”

“데메테르님께서 따님을 아주 당돌하게 키우셨군. 좋아, 기회를 주도록 하지. 내가 그대를 먼저 안지는 않겠다. 스스로 나의 소유가 되고 싶거든 그때 내 품을 찾으라. 대신, 날 오래 기다리게 하거든 나의 피 끓는 욕정이 다른 여인을 품게 될 것이다.”

[로맨스 소설은 행복을 키우는 즐거운 망상이다.]

이북출간- 동갑내기 약혼녀, 사랑을 못 알아보는 남자, 암탉과 수탉의 황당한 결혼.

이북출간예정- 두려움은 사랑이 되었다. 하데스의 사랑.

종이책출간- 야한입술 아찔함, 두려움은 사랑이 되었다, 무심한 남자 가슴 아픈 여자.

종이책출간예정- 암탉과 수탉의 황당한 결혼, 나는 미움 받는 악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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