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유혹적인 것…… 그것은 사랑해선 안 될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

‘내 언니가 죽는 순간 느꼈을 똑같은 고통을 너에게 선물 하겠어.’

‘지금 네가 하는 ’복수’ 라는 게임은 너 혼자만의 게임이 아니야.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지저분하게 얽혀 있다는 것을 있지 마.’

‘살면서 제일 경계해야 하는 게 뭔지 알아? 돈도 아니고 무너뜨려야 할 상대도 아니야, 그건 바로 자신의 감정이지.’

이복 언니인 윤세라의 자살로 방황하는 은호에게 세라의 전 매니저가 찾아와 세라의 자살 이유를 알려준다. 이유는 세간에 알려진 우울증이 아니라 실패한 사랑 때문이었고, 그 상대는 냉혈한이지만 대한민국 여성들의 선망의 대상인 대원 그룹의 이태성이었다.
은호는 세라가 죽은 후에도 여전히 잘 살아가고 있는 태성에게 분노를 느끼고 복수를 위해 그가 자주 찾는다는 클럽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사장인 제니의 도움으로 태성에게 접근하지만 생각과 달리 좀처럼 틈을 보이지 않는 태성으로 인해 마음은 점점 조급해진다.
그러던 중, 태성의 숙부인 이윤학로부터 은밀한 제안을 받는다. 그 제안은 다름 아닌 태성이 비밀리에 개발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빼내 자신에게 넘겨주라는 것인데……

[손에 쥔 패를 내보이지 않고 오로지 승리만을 위해 지저분한 싸움을 하는 사람들의 속내가 한 꺼풀씩 벗겨진다.]



*본문 중에서

“너 지금 나랑 뭐하자는 거야?”
“……아무것도…… 사실을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그런데…… 그런데 해야 돼. 할 수 밖에 없어…….”
비틀거리던 은호가 지반이 낮아 물이 고인 웅덩이 주저앉았다. ‘철썩’ 소리와 함께 너른 등을 보이고 섰던 태성이 몸을 돌렸다. 들고 있던 우산을 내던지고 달려든 태성이 마른 은호의 어깨를 세게 잡아 흔들었다. 우악스런 힘에 목 안으로 신음을 삼키는 은호의 얼굴이 고통으로 일그러졌다.
“진짜 원하는 게 뭐야?”
“…….”
“말해. 말하라고!”
“당신이 원하는 거…… 그게 내가 원하는 거야.”
“뭐? ……내가 원하는 걸 네가 어떻게 알아?”
“당신, 나와 섹스하고 싶잖아. 아니야?”
구겨진 얼굴로 하얀 이가 드러나 보일 정도로 웃어 보였다. 꺼져가는 촛불처럼 심지 주위에만 빛을 뿌리는 눈동자가 빗줄기 속에서 위태롭게 흔들거렸다. 태성은 잡고 있던 은호의 어깨를 거칠게 던지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힘에 밀려 바닥에 가슴이 맞닿은 채로 여전히 웃고 있는 은호를 향해 ‘꺼져!’ 라고 낮게 뱉어내곤 던져 버린 우산을 집어 들었다. 하지만 이미 태성도 은호처럼 우산이 필요 없을 정도로 온몸이 젖어 있었다.
“당신이 그랬잖아. 천국을 맛보게 해 준다고……나 지금, 당신과 함께 천국으로 가고 싶어.”
태성은 집어 든 우산이 손안에서 빠져나가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은호는 태성의 우산을 뺏어들고 천천히 앞으로 걸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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