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사정으로 방황을 하며 공사현장을 전전하던 현준은 어느 날 야학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위기에 처한 미정을 구해주면서 수줍은 첫사랑을 시작하는데...그러나 미정은 정략결혼상대자가 있는 재력가의 영양이었다. 아낌없는 사랑을 주는 미정은 끝내 결혼상대자에게 끌려가고 현준은 생사를 헤매이게 되는데...상처입은 야수로 변한 냉혹한 변호사 현준과 몸과 마음이 철저하게 파괴된 미정의 재회가 불러온 끝은....



"그만해요. 제발. 그만해요. 내가 만나지 않을게요. 내가 포기할게요. 그러니 그 사람은 내버려둬요. 제발."

미정은 흐느끼고 있었고 현준은 멀리서 그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아주 먼 곳에서 들리는 그녀의 음성.

울고 있다. 그녀가 울고 있다. 아직 말도 못 했는데. 사랑한다고 말도 못 했는데. 대체 그녀는 어디에 있는 거지?

현준은 말을 하려고 애를 썼지만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의 음성은 목에서 걸려 나오지 않았고 말을 하려고 애를 쓰면 쓸수록 소리 없는 몸짓만 나올 뿐이었다.
그런 그의 얼굴에 누군가가 다시 일격을 가했고 그는 점점 정신이 아득해 지고 있음을 느꼈다. 그가 간신히 눈을 떴을 때 그녀의 모습이 볼 수 있었고 울고 있는 그녀가 갑자기 쓰러지자 그녀를 안고 누군가가 집에서 걸어나갔다. 현준은 자꾸 눈꺼풀이 내려오자 더 이상 버틸 힘이 없었다.

그가 다시 눈을 떴을 때 비는 그치고 시간은 상당한 시간이 지나서 아침 햇살이 자신의 얼굴을 비추고 있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가 쓰러져 있는 마당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는 눈만을 떴을 뿐 손가락 하나 까딱 할 수조차 없었다.

그는 그녀가 그들에게 끌려 간 것을 기억해 냈고 그건 그에게 일어날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는 것이기도 했지만 그는 여전히 누워서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다. 다시 눈을 감았다가 떴지만 꿈이 아닌 현실임이 명백하게 드러나자 현준은 무기력한 자신이 너무나 비참하게 느껴졌다.

현준은 성한 팔로 자신의 몸을 지탱하며 일어나려고 애를 썼지만 다리가 부러진 것을 깨달았고 그는 일어날 수가 없자 그녀를 잃은 분노와 육체의 고통으로 인해서 한꺼번에 고통스런 비명이 쏟아져 나왔다.

그는 바닥에 누운 채로 하늘에 대고 기어이 소리를 내질렀다. 그렇게 라도 하지 않으면 그녀를 되찾을 수가 없을 것 같아서였다. 아까 나오지 않았던 그렇게 외치고 싶었던 소리가 나왔고 자신을 애타게 부르는 그녀에게 대답도 해 주지 못했는데 지금은 메아리로 돌아올 정도로 크게 울부짖을 수 있었다.

"미정아!"

그는 온 세상에 대고 소리를 지른 다음에 입술에서 피가 날 정도로 이를 악물고서 결심을 했다.

"너를 사랑한다. 이 세상이 사라질 때까지 말이다. 너만을 사랑할 거다. 영원히. 무슨 일이 있어도 너를 되찾을 거다. 기다려 다오. 그 때까지. 제발. 제발. 미정아."

그의 외침은 다시금 허공 속에 메아리쳐서 그의 가슴으로 들어왔다. 그 말을 끝내고 나서 그는 누군가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옆를 돌아다보았고 그대로 정신을 잃고 말았다.

- 본문 내용중에서 -

서울에서 태어난 서울토박이.
예쁜 두 딸의 엄마이자 멋진 남편의 아내.
로맨스를 사랑하는 사람.

출간작 : 그의 인형/ 그 남자의 덫/ 오빠/ 위험한 남자/ 이방인/ 하루/ 키스는 영화처럼,
친구의 신부/ 초콜릿빛 사랑/ 유혹,
불멸의 연인 1부/불멸의 연인 2부(피의 기사)
그의 여자/ 사장님 우리 사장님/ 그의 연인,
위험한 계약/ 대공의 노예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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