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예절 따위를 배우느니 차라리 죽어 버리는 게 낫겠어요.”
강희는 콧방귀를 뀌며 조롱 섞인 목소리로 레이의 말을 맞받아쳤다.
[그것도 좋은 방법이야.]
레이는 조롱이든 뭐든 다 들어 주겠다는 듯 여유 있는 태도를 보였다.
“이 손 놔요!”
[아직은 안 돼. 이제부터 너와 거래를 해야 하니까!]
“거래라니!”
그녀는 레이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당신은 이 집에서 나가길 원하지? 나는 당신을 데리고 나갈 힘이 있어. 어때? 거래할 마음이 생겼나?]
“너구리굴에서 늙은 너구리 피하자고 호랑이굴 속으로 뛰어들 수는 없어요.”
[후후. 현명한 생각이야. 하지만 당신이 간과하고 있는 게 뭔지 알아? 그 늙은 너구리는 당신을 영원히 놔주지 않을 거란 거다.]
“뭐라고요?”
[호랑이굴이라고 했나? 당신 아버지란 사람은 목적을 위해서라면 호랑이굴이 아니라 더한 곳으로도 자신의 딸을 밀어 넣을 수 있단 말이다. 알아듣겠어?]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급급한 생부,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을 치는 강희.
지금부터 그들의 한판 승부가 시작된다.

두통에 시달리지만 글쓰기를 좋아하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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