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나면 어떨까? 라는 것은, 이 녀석이 항상 하고 있는 망상이군요. 현실 속에서는 안 되는 새로운 세계관이기에, 저 먼 세계로 옮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배경은 대략 저 머나먼 차원의 평행세계라고 생각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20%가 모래, 80%가 바위로 이루어진 사막, 이스턴 레드. 이스턴 레드에는, 모든 침입자들을 완전히 몰살시킬 뿐만 아니라, 그 침입자들이 밟은 자취를 따라 모든 흔적을 부숴 버리는 파괴자의 숙명을 타고 태어난 마물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 아름다운 마물의 이름은 통칭 이어린(eerien). 침입자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만, 조용히 살고 있던 마물의 영역에 누군가가 침입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숙명대로, 그 침입자의 흔적을 따라 이어린은 이스턴 레드 근처의 마을부터 파괴합니다.

약 마흔 명 안팎의 작은 마을에 있던 모든 주민들을 죽였을 때, 그의 눈에 한 여자아이가 보입니다. 그의 눈이 이채를 띱니다. 그 여자아이에게 무슨 특별한 것이라도 있는 것일까요? 하지만 소녀는 마물을 보자마자 본능적으로 도망치게 됩니다.

아름다운 마물과 소녀. 혹 증오일 수도 있고, 혹 사랑일 수도 있는… 그들의 기나긴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신화 같기도, 동화 같기도 한 이야기지만, 나름대로 그들의 고뇌와 슬픔, 그리고 그 이면의 행복과 웃음을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에서는 리얼리즘(realism)이 드러나 있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물론 작가의 착각일 수도 있지요. 판단하는 것은 당신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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