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했다. 하는 일이라고는 그저 집에서 살림하고 때 되면 전시회도 가끔씩 가주고 있는 집 아줌마들 모임에 가 한 자리 차지하고 앉아 수다를 떠는 것이 다였지만, 그래도 행복했다.

그랬던 내 생활에 갑자기 광풍이 몰아쳤다. 정말 행복했는데……
어느 누가 뭐라고 해도 당당하게 “저는 행복해요.”라고 말할 수 있었는데……

날 가장 위로해 주었으면 했던 내 남편은 가타부타 말도 없다.
그게 더 나를 답답하게 한다. 이 집에서 있고 싶지 않다. 잠시 떠나 있고 싶다.
그렇게 하면 답을 찾을 수 있을까?


왜? 아내는 그냥 나를 믿어주지 않을까? 부부 사이에 그런 믿음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녀는 나보다 이제는 나와 상관이 없는 그 여자의 말을 더 믿는 것 같다.

이제 겨우 내 마음의 정체를 알 수 있는데……

“아! 이것이 사랑이라는 이름의 감정이구나?”

라는 생각에 혼자 가슴 설레어 하고 있는데……

없다. 어느 날, 퇴근해 돌아오니 아내가 집에 없다. 정리를 하고 싶단다.
무엇에 대한 정리? 나?

김숙희(쑤루키)    

A형의 물병자리
극소심하지만 극속 주인공들에 빙의되어 외향적으로 변해가고 있어요
말 안 듣는 세 남자와 꽁냥꽁냥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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