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중에서-

“있잖아…….”
원래 아무 말이나 쉽게 하는 서영이는 아니었지만 오늘은 유난히 더 머뭇거리는 게 좀 이상했다.
“왜, 무슨 할 말 있어?”
서영이 지섭의 허리를 감고 있던 팔을 천천히 풀고 고개를 들어 지섭을 바라보는데 그 얼굴에 뭔가 결심이라도 한 듯한 표정이 언뜻 비췄다. 한 손을 가만히 들어 지섭의 뺨을 감싸는 서영을 보며, 아, 이런 바보, 지섭이 생각했다. 자신의 뺨을 감싼 서영의 손을 잡으며 지섭이 고개를 숙여 서영의 이마에 가볍게 입술을 가져갔다. 그리고 서영의 콧등과 양 볼에 한 번씩 입을 맞추니 서영이 살짝 숨이 가쁜 듯 윗 가슴이 오르락내리락하며 입으로 숨을 쉬는 것이 보였다. 그 입술이 아주 예뻐 잠시 바라보고 있는데 서영의 입술이 먼저 지섭을 찾았다.
서영의 입술은 조그맣지만 부드러웠고 급하지 않았지만 주저함도 없었다. 서영과의 키스가 처음인 건 아니었지만 오늘 서영의 키스는 어딘지 서영답지 않은 뜨거움이 있는 듯했다. 서영의 체온이 실려서인지 서영의 어깨를 안고 있는 지섭의 손바닥이 타는 듯 뜨거워졌고 지섭이 끌어낼 수 있는 온갖 의지를 다 끌어내서 서영의 입술에서 자신의 입술을 떼어 내 서영의 머리와 어깨를 감싸 안아 가만히 품에 안았다.
“잠깐만 서영아, 잠깐만.”
피가 온통 머리로 몰린 것만 같다. 지금 숨을 가라앉히고 심장 박동 수를 조금 가라앉히지 않으면 그냥 이대로 주저앉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오빠.”
오늘 따라 서영이 지섭을 몹시도 여러 번 부른다.
서영이 지섭의 품을 조심스럽게 밀어내더니 지섭을 똑바로 쳐다보고는 무슨 결심이라도 하는 듯 어깨에 한번 힘을 주었다.
“나, 오늘 자고 가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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