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집 여종업원은 연거푸 한숨만 푹푹 내쉬었다. 외모로 보아 모두 귀공자 타입에다 잘생긴 세 명의 청년들은, 그녀가 최선을 다해 친절을 베풀며 호감을 사려고 온갖 애를 쓰는데도 그저 술만 주문했다. 그래도 그녀는 그들 중 한 명이라도 관심을 보이기를 은근히 기대하면서 그 테이블 주위를 서성거렸다. 특히 금빛 머리칼에 육감적인 녹색 눈동자를 지닌 청년에게 무척 마음이 끌렸다. 그 눈동자는 그와 손을 잡기만 해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즐거움을 느끼리라 말하는 듯 매혹적이었다. 함께 온 두 청년이 그에게 ‘데렉’이라고 부르는 소리가 얼핏 들려왔다. 그가 문에 들어서는 순간, 그녀의 가슴은 몹시도 두근거렸지. 세 사람 중에 가장 어린 청년이 그를 따라 들어올 때까지 그녀는 데렉처럼 잘생긴 남자를 본 적이 없다 했는데, 그 어린 청년 역시 대단했다.
그 나이 또래 청년들과의 경험이 만족스럽지 못했던 그녀는 가장 늦게 들어온 청년이 너무나 어리다는 사실이 대단히 유감스러웠다. 그러나 그의 눈빛은 어린 나이였지만, 여자와 즐기는 방법을 알고 있지 않을까 하는 궁금증이 일 정도로, 악마처럼 음흉한 불꽃이 이글거렸다. 사실 그는 함께 온 두 청년보다 훨씬 큰 키에 체격이 듬직했으며, 칠흑같이 검은 머리카락과 선명한 파란 눈동자를 지니고 있어, 그녀가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강한 매력을 풍겼다.
그들 가운데 가장 나이가 들어 보이는 세 번째 청년은 두 청년만큼 잘 생기지는 않았다. 앞서 말한 두 청년처럼 심장이 멎을 것 같은 외모는 아니지만, 그래도 괜찮은 편이었다. 여종업원은 다시 한숨을 쉬며, 잔뜩 기대에 부풀어 침을 꿀꺽 삼키면서 기다렸다. 그러나 오늘 밤 그들이 술과 대화에만 관심이 있으리란 생각이 문득 스쳐, 부질없는 희망에 마음이 부푼 건 아닌지 씁쓸했다.
그런 음밀한 눈길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一그런 시선은 그들에게 전혀 새로울 게 없었다一그들은 고개를 맞대며 조용하게 주고받던 대화께서 벗어나 갑자기 목소리를 높였다.
「어떻게 된 거야, 데렉?」
‘퍼시’는 약간 불안하다는 말투로 투덜거렸다. 그는 세 사람 중 가장 나이가 어린 데렉의 사촌동생인 ‘제레미’를 보며 이맛살을 찌푸렸다.
「지금쯤이면 해롱거려야 할 텐데, 거 참 이상하군. 제레미 좀 봐라, 계속 퍼마시고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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