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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괴수의 제물

YoonS 지음로망띠끄2013.08.29979-11-5760-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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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평점 :   [참여수 4명]
듣기기능 :  TTS 제공
ISBN :  979-11-5760-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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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이름의 전자책 모음  (전권 구매시 4,000원)

철저히 추악한 괴수로 자라게끔 길러진 재준. 그리고 괴수의 심판을 받게 될 제물이 되어버린 이정. 서로를 향한 이끌림의 본능이 춤추기 시작한다. 그들이 무감정의 수평을 지나 거칠게 뛰어대는 심장을 포기할 수 있을 때까지. 뜨거운 본능과 맹목적인 무모함이 만나 사랑이 되는 이야기.



-본문 중에서-



똑똑.

“들어와.”

무게 실린 위압적인 목소리에 방문을 열어젖힌 사내가 냅다 이정의 등을 떠밀었다. 얼떨결에 안으로 발을 들이게 된 이정은 보이진 않지만 어디에선가 강렬한 시선이 저에게로 향해져 있단 사실을 깨닫고는 고개를 푹, 숙여보였다.

안으로 밀쳐지다시피 들어온 이정을 빤히 쳐다보고 있던 재준이 슬쩍 미간을 구겼다. 이정의 옷차림이 처음 봤을 때와 같았기 때문이다.

“분명 준비시켜서 올려 보내라고 했던 것 같은데?”

“죄송합니다, 형님. 데리러 갔을 때…….”

“됐고, 나가 봐.”

사내의 말허리를 자른 재준이 손을 휙휙 저어 보였다. 더 이상의 변명은 들어 봐야 가치도 없다는 무언의 뜻이었다. 그러자 재준에게 목례를 해보인 사내가 꽁지에 불이라도 붙은 듯 황급하게 방 안을 빠져나갔다. 그 뒤꽁무니를 한심하게 바라보던 재준이 곧 다시금 이정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왜 아직도 그 꼴이지?”

이정이 저에게로 향한 질문을 피하기라도 하듯 양손을 꾹 맞잡은 채로 입을 다물었다. 그러자 소파에서 등을 뗀 재준이 협탁 위에 올려놓은 담뱃갑으로 손을 뻗었다. 네모난 갑 안에서 담배 한 개비를 꺼내 입술 새로 문 재준은 지포 라이터로 그 끝에 불을 붙여 깊게 빨아들이곤 다시금 그 뿌연 연기를 허공에 뱉어냈다.

“대답이 없군. 말도 섞기 싫다는 건가?”

담배 연기에 가려져 희미한 형상만 드러내고 있던 재준이 무감한 이정의 반응에 자리에서 일어나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아무런 말도 없이 입만 꾹 다물고 있던 이정은 그가 점점 자신에게로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채곤 아래를 향해 두고 있던 머리를 들어 올렸다. 그러자 어느새 이정의 앞에 당도한 재준이 고개를 삐딱하게 기울인 채로 그녀를 응시했다.

“송이정.”

코앞에서 이름을 불렀음에도 여전히 답을 해주지 않는다. 재준의 입가가 옅은 곡선을 그리며 올라갔다.

“떨고 있는 주제에 배짱 한 번 좋단 말이야.”


시선을 아래로 미끄러뜨린 재준이 가늘게 떨리고 있는 이정의 손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그러자 아랫입술을 꾹 깨문 이정이 제 양손을 힘주어 맞잡았다. 겁에 질려 있다는 사실을 들킨 것이 못내 속상한 듯싶었다.

재준은 팔을 뻗어 이정의 어깨를 천천히 밀며 그녀를 벽 족으로 바싹 붙게끔 몰아붙였다. 그리곤 흘러내린 그녀의 머리칼을 부드럽게 쓸어 넘겨주었다.

“내가 무서워?”

살짝 시선을 숙이고 있던 이정이 제법 자상한 재준의 물음에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무섭지 않아요. 그냥, 그냥…….”

떨려서 그래요. 이 상황이 믿기지 않고, 무섭기도 하고, 떨려서, 그래서 그래요. 차마 뒷말을 내뱉지 못하고 목구멍 너머로 삼켜 버린 이정은 바로 코앞에서 재준의 낮은 웃음소리가 들려오자 놀라하며 뒷걸음질을 쳤다. 하지만 이미 벽에 와 닿은 채라 물러서지 못하고 그대로 몸을 굳혀 버렸다.

“피하지 마.”

무게 있는 재준의 목소리가 고요한 방 안을 울렸다. 그러자 일순 움찔거린 이정이 눈을 질끈 감으며 그의 가슴팍을 천천히 밀쳤다. 시선을 내려 부들부들 떨리는 이정의 팔을 내려다본 재준은 이내 빠르게 앞으로 다가가 가는 그녀의 허리를 낚아채 제 품으로 꽉 끌어안았다. 그리곤 고개를 숙여 곧게 뻗어진 그녀의 목덜미에 제 입술을 묻었다. 어떻게든 벗어나려 바르작대는 몸짓이 확연하게 느껴져 왔지만 재준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보드라운 살결만을 잘근잘근 깨물며 희롱해댔다.

감고 있던 눈을 크게 뜬 이정이 본능적으로 있는 힘껏 재준을 뿌리쳤다.

“……건드리지 말아요.”

뒤로 밀려나게 된 재준은 픽, 웃음을 흘리며 가만 이정을 내려다보았다.

“송이정.”

조금만 가까이 다가갈라치면 지레 겁을 먹고 바르작대는 이정을 보는 것이 마냥 재미있다. 계속해서 괴롭혀 주고 싶고, 건드려 보고 싶다. 재준의 투박한 손길이 이정의 뺨을 감쌌다.

“날 거부하지 마. 내가 부르면 대답하고, 내가 시키는 건 무조건 다 해. 그러지 않으면 너만 손해니까.”

이정은 역시나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아니, 할 수가 없었다. 무뚝뚝한 재준의 손길이 닿은 왼쪽 뺨이 이상하리만치 화끈화끈한 열기를 뿜어내며 제 혼을 빼놓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랫입술을 꾹 깨물며 고개를 숙이는 이정의 모습에 장난스럽게 어깨를 으쓱인 재준이 그녀에게서 뒤돌아섰다. 그리곤 느긋하게 냉장고가 있는 쪽으로 걸음을 옮기며 말을 이었다.

“앞으로 각오 단단히 해둬.”

“무슨……각오요?”

“네 처음을 사랑하지도 않는 남자에게 선뜻 내어줄 각오.”

그 지독히도 차갑고 건조한 목소리에 이정은 멍한 표정으로 느리게 눈을 감았다 떴다. 누군가 무거운 돌덩이로 제 가슴을 숨도 못 쉬게 꽉꽉 누르고 있는 것만 같았다. 답답했고, 아팠다.

냉장고에서 물병을 꺼낸 재준은 그것을 얼음이 담긴 컵에 따르곤 습관처럼 흔들거렸다. 그러자 반쯤 가라앉아 있던 얼음이 유리잔에 부딪치며 달그락, 소리를 냈다. 일정하게 들려오는 그 소리를 가만 듣고 있던 이정은 이내 입가를 끌어올려 웃으며 흘러내린 제 머리칼을 귀 뒤로 쓸어 넘겼다.

“저 이만 가 봐도 되나요?”

재준이 협탁 위로 잔을 내려놓곤 슬쩍 이정을 향해 눈길을 주었다. 겁에 질려 파들파들 떨던 때는 언제고 어느새 또 이렇게 말간 얼굴을 한 채 어처구니없는 물음을 던지는 건지, 재준은 신기하기도 하고 어쩐지 새롭기도 했다. 소파로 자리를 잡고 앉은 재준이 미동 없이 서 있는 이정에게 답을 주었다.

“그만 가봐.”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이정이 한 손은 앞으로 뻗고, 다른 한 손으론 벽을 짚은 채 더듬거리며 문 쪽으로 다가갔다. 그러다 이내 제자리에 멈춰 서서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오해하고 계시는 것 같아서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는데…….”

나긋나긋한 이정의 목소리가 무거운 침묵으로 짓눌려져 있던 방 안을 천천히 에워쌌다. 재준은 널찍한 창가 너머를 주시하며 다시금 들려올 말에 귀를 기울였다.

“저, 처음 아니에요. 그럼 이만 나가볼게요. 편히 쉬세요.”

어렵사리 문고리를 찾아낸 이정이 사뿐사뿐한 걸음을 옮겨 방을 벗어났다. 소파에 등을 묻은 채 이정의 말을 되뇌어 보던 재준은 이내 크게 소리 내어 웃음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

“아, 한 방 먹었네.”

아주 보기 좋게 당해 버렸다. 재준이 굳게 닫쳐진 문을 뚫어져라 응시하더니 미련이 남는 듯 입술을 축였다.

“송이정…….”



낮게 중얼거린 재준은 즐거운 듯 옅은 미소를 지으며 다시금 창문 너머로 고개를 돌렸다.

총 4개의 독자서평이 있습니다.
 저도 윗분과 동감! 하지만 재미없지는 않았어요.그저 남주의 과거가 먹먹해서 현실의 억지 아닌 억지가 그냥 덮어지는 기분이었달까요...사랑하겠다는데 이야기가 좀 억지면 어때서요. 그저 이입되었으면 그걸로 좋았던 이야기였네요. 잘 봤습니다.  gu*** | 2013-09-02
 개연성이 부족하다고 할까요? 페이지가 많아 망설였는데 미리보기 보고 선택. 꼬이지 않은 내용에 쉽게 장수는 넘어가네요. 충분한 에필이 좋았고, 뭔가 좀 다듬어져 나오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어요.  ch*** | 2013-09-02
 가격대비 분량이 착해서 구입했는데.. 페이지 수에 비해 잘 짜여진 글은 아니에요.
미리보기에서 더 나가진 않네요. 미흡한 부분들이 꽤 많아서 그냥 뭐...
  st*** | 2013-08-30
 제가 이걸 왜 샀을까요... ㅜ.ㅜ
원래 유명하지 않거나 잘 모르는 작가의 책은 안 사는 편인데
미리보기에 확 끌려서 샀습니다.
결과적으론 다시는 정보가 없는 책은 사지 말자고 다짐했습니다.  zz*** | 2013-08-3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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