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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귀부인은 가면무도회에서
공작비둘기 지음파인컬렉션2022.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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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 : 979-11-6638-27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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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난잡하게 놀라는 게 아니야. 육욕이라는 게 뭔지 제발 남들 구경이라도 해 봐!”
레오나르트와 니나 알스터 후작 부부가 낮이나 밤이나 사이가 나쁘다는 것은 수도에 유명한 이야기이다. 애정도 쾌락도 없이 의무적으로 이어지는 부부관계에 괴로워하던 후작 부인은, 그녀를 가엾게 여긴 친구의 권유에 따라 하룻밤 환락을 목적으로 하는 가면무도회에 발을 들인다.
호기심에 낯선 남자와 입 맞추던 니나를 늑대 가면의 남편이 나타나 잡아채가고, 아내의 외도에 도리어 몸이 동한 후작은 ‘다른 남자와 마음껏 붙어먹도록 해 주겠다’며 그녀의 눈을 가리고 손을 묶는다. 침대에 홀로 남겨진 그녀에게 누구인지 알 수 없는 남자들이 다가오는데….
***
“그럼 레이디 캐터몰의 무도회에서 즐거운 밤 보내십시오, 나비 아가씨. 원하시던 대로 말야.”
마지막으로 느껴진 감각은 허리까지 걷힌 치마 밑에서 속옷 끈을 끊어내는 칼날이었다. 조금 젖었나, 하는 낯뜨거운 중얼거림을 끝으로 후작은 인사도 없이 인기척을 감추었다. 문 열리는 소리도, 닫히는 소리도 나지 않았다. 발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니나는 조심스레 팔을 한 번 당겨 보았다. 침대 헤드가 삐걱대는 소리만 유난히 크게 들렸다. 다른 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았다. 후작 부인이 조심스럽게 목소리를 냈다.
“…레오나르트?”
대답이 없었다. 그녀가 다시 한 번 불렀다.
“레오나르트?”
기척도 없었다. 세 번째 목소리는 형편없이 떨려 나왔다.
“레오나르… 레, 레온?”
전혀,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옷 위로 드러난 가슴이 안쪽까지 싸늘하게 식었다. 알스터 후작은 부인의 눈을 가리고 손을 침대에 묶어둔 채로, 그녀를 버려두고 떠나버렸다.
저자명: 공작비둘기
소개: 사랑, 평화 그리고 공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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