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색다른 차원의 또.라.이.”

잘나가는 결혼정보업체 5년 차 커플매니저인 강서해는 본인이 결혼을 할 수 없는 게이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맺어준 커플의 결혼식을 보며 감격해 눈물을 흘릴 만큼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최근 출산휴가를 간 상사를 대신해 새로이 담당하게 된 한 남자회원 때문에 즐겁기만 하던 일이 괴로워지고 만다.

상사가 그 남자회원 프로필 파일에 적어둔 메모는 바로 ｢색다른 차원의 또.라.이.｣.

원하는 스펙이나 이상형이 있느냐 물어보면 “없습니다.” 그럼 이전에 만난 분은 어디가 마음에 안 드느냐 물어보면 “제 스타일이 아니네요.” 원하는 스타일이 어떻게 되느냐 물어보면 “글쎄요.”로 일관해 커플매니저를 시험에 들게 하는 최무영 회원.

그는 외모며 스펙이며 부족한 게 없는 데다 매너도 무척 좋았지만 매칭을 해주는 여자마다 거절하기만 하고, 왠지 서해를 들들 볶으며 괴롭히기 시작하는데…….

작가 소개

지은이 : 김삐요

잘 쓰지는 못하지만 잘 쓰고 싶은 욕망이 가득한 사람입니다.

나름 열심히도 쓰지만 아직은 모든 게 어려운 사람입니다.

읽으시는 분들께서 조금이나마 즐거움을 느끼시기를 바라는 사람입니다.

cover : 은화

목차

짝을 찾아드립니다 2권

18. 왜들 이러십니까

19. 그렇게 우리는

20. 디데이

21. My Happy Wedding

외전 1. 아물어가는 상처

외전 2. Hello Baby

외전 3. 그럼에도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작가 후기

책 속으로

“네. 안녕하세요. 커플매니저 강서해입니다~.”

[안 죽고 살아 있었네요.]

“아 네~ 회원님 제가 일이 좀 바빠서 자리를 비웠더니 그때 전화를 주셨네요. 죄송합니다. 하.하.”

어색한 서해의 말투와 목소리에 옆에서 그를 보던 하진이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저래서야…… 또 탈탈 털리겠네. 하진은 서해를 측은한 눈빛으로 쳐다봤다.

[그래요? 휴대전화도 안 받던데……. 그래서 나는 관 짜서 들어가셨나 했네요.]

너는 내가 죽었으면 좋겠니? 결국 구겨지는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서해는 인상을 썼다. 진짜, 이 또라이새끼!

이 또라이의 매칭은 벌써 6회를 넘었다. 그리고 모두 불발이었다. 며칠 전에 있었던 여섯 번째 매칭으로 만난 여자회원에 대한 이야기로 대화 주제가 넘어갔다.

“회원님~ 하하. 요즘에 쌍꺼풀은 미용인 거 아시잖아요~.”

서해가 구겨진 인상을 펴지 못하고 이마에는 식은땀을 흘렸다. 내 커플매니저 인생 5년 차에 너 같은 인간은 처음 본다. 이제는 이런 진상도 저런 진상도 구렁이 담 넘어가듯 넘어가는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서해였지만, 이번 회원님은 그에게는 진상이어도 여자회원님들에게는 남신인 이상한 남자였다. 전화기 너머 회원님에게 연신 가식의 웃음을 날리며 회원님의 프로필이 적혀 있는 서류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 여자 눈만 한 게 아니던데? 코도 하고 가슴도 한 거 같던데?]

프로필을 읽으며 잘생긴 남자의 사진에 뚜껑이 닫힌 펜을 콕콕 찍었다. 그리고 직업란에 성형외과 의사 괄호 열고 개인병원 원장, 본인 소유 괄호 닫고까지 읽고 서해는 언제나 열리던 머리의 뚜껑이 다시 열림을 느꼈다. 아니 지는 성형외과 의사면서 자연인도 아니고 자연미인을 찾는 건 진짜 어불성설 아닙니까? 근데 왜 회원님 말이 짧으세요? 서해를 입 밖으로 나오는 막말을 꼭 참으며 다시 가식적인 웃음을 날렸다.

“하하하. 그래도 회원님 그 여자회원님 스펙도 좋으시고 코나 쌍꺼풀은 미용인 건 하시는 일이 그쪽이니까 아시잖아요. 하하하.”

서해는 인상을 썼다. 싫으면 싫다고 하든가. 저번 회원님과의 매칭 때는 매너가 어찌나 좋은지 집까지 데려다주고 길거리 데이트 하다 갖고 싶다는 머리핀도 사줬단다. 그래놓고 두 번 만나고 자기 스타일 아니라고 거절했다. 이번 회원님과의 매칭 때는 꽃을 사 들고 가지를 않나. 꽃 선물하고 거절하는 건 어느 나라 거절방식이냐. 호감의 표시로 꽃 선물 하는 거 아니냐고! 내가 보기엔 오바육바 같은데 얼굴이 잘생기니 다 먹어주나 봐. 그래. 네 얼굴이 무기다. 이 자식아. 네 스펙도 무기겠지!

서해는 전화기 건너편에 들리지 않도록 작게 한숨을 쉬었다.

[근데 그쪽은 내 이름 몰라요?]

“네? 회원님 무슨 말씀이신지.”

[내 이름은 회원님이 아닌데…….]

“아……. 최무영 회원님. 하하하.”

[이제야 말귀를 좀 알아듣네. 아무튼 다음 매칭은 기대할게요. 자.연.미.인.으로.]

그렇게 전화가 끊어지고 전화를 책상 위로 내던진 서해는 자리에서 일어나 포효했다. 흡사 한 마리 호랑이 같았다. 이 재수탱이 없는 자식아! 사무실을 백두산으로 만드는 포효에 사무실 직원들이 놀란 눈을 했다. 강 대리님 어떡해. 드디어 미치나 보다. 에휴. 안타까워라. 사무실에 모든 직원들의 시선이 그에게 향했지만 그는 전혀 상관없다는 듯 쌍욕 빼고 모든 욕을 시전 중이었다. 이 시베리아 벌판의 귤 까먹을 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