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남편을 좀 찾아주세요.”

하드보일드한 삶을 꿈꾸며 탐정이 되었지만, 결과적으로 나는 그렇고 그런 흥신업자일 뿐이다. 어느 날 내게 부자들의 회원제 클럽인 푸엔테의 핼러윈 파티 초청장이 도착했다. 푸엔테 핼러윈 다음 날, 아름다운 여자가 사무소로 찾아와 어젯밤 푸엔테에서 사라진 한 남자를 찾아달라고 하는데…….

작가 소개

저자 : 박미정 

1977년 부산 출생. 삶에 찌든 웹 프리랜서 겸 글쟁이로 주경야필 중. 

후회란 덧없다는 말을 하기 위해 시작한 이야기지만, 그 자신부터도 숱한 선택과 순간을 후회하는 중인 재야 글쟁이. 『낙신부』,『메르헨』, 『Etude』출간.

목차

2권

11월 1일 AM 12:11

11월 1일 PM 2:25

11월 1일 PM 3:29

11월 1일 PM 4:46

11월 1일 PM 5:54

11월 1일 PM 7:37

11월 1일 PM 8:19

11월 1일 PM 10:57

Epilogue―11월 2일 AM 2:07

책 속으로

나는 권태로운 표정으로 우편함 속에 손을 집어넣었다. 우편함 속에 들어 있는 것은 대부분 근처 야식집이나 교회의 전단지다. 그다음으로 많은 것이 각종 고지서들. 아니 실은 그 두 가지가 거의 전부이다. 그 외의 다른 우편물이 있다면 그것은 십중팔구 주소가 틀렸거나 전 사무실을 쓰던 사람에게 온 것이다. 그런 것은 고스란히 반송함 행이다.

그러나 그날은 뭔가가 좀 달랐다. 그렇고 그런 전단지 몇 장을 끄집어내고 나니 손끝에 닿는 감촉부터가 다른 고급 봉투 하나가 깊숙이 꽂혀 있었던 것이다. 와인 빛이 나는 그것은 봉인 실로 봉해져 있었다. 이렇게 거창한 짓을 한 편지는 도대체 누가 누구에게 보내는 것인가 하는 호기심에, 나는 봉투 앞면을 훑어보았다.

뜻밖에도 그것은 내게 온 것이 맞았다. 그리고 조금 더 뜻밖에도, 그것은 푸엔테에서 온 푸엔테 핼러윈 초대장이었다. 이 뜻밖의 일에, 나는 잠시 멍해졌다.

“그러고 보니 오늘이 며칠이야?”

하는 일이 일이다 보니 푸엔테라는 곳의 명성에 대해서는 익히 알고 있었다. 그곳은 소위 있는 놈들이 여자들과 놀아나는 곳이다. 풍문에 의하면 그곳 여자들은 어설픈 미스코리아나 슈퍼모델 따위는 명함도 내밀지 못할 만큼 예쁘다고 한다. 워낙에 콧대가 높은 여자들인지라 평소라면 2차는 고사하고 손목 한번 잡을 수 없고 오로지 이야기만 나눌 수 있는데, 1년에 단 한 번 핼러윈 데이에는 예외로 마음에 드는 여자를 지목하여 밤을 보낼 수 있다고 한다. 지금 내 손에 들린 것은, 지금의 날짜로 봐서 그 푸엔테 핼러윈 초대장이 틀림없었다.

봉투를 뜯어 확인해보니 예상은 들어맞았다. 길지 않은 문구로, 귀하를 올해 푸엔테 핼러윈에 옵저버로 초청하오니 즐거운 시간 보내시기를 바란다는 정중한 문구가 적혀 있었다, 그리고 그 아래, 꾹꾹 눌러쓴 듯한 글씨로 짤막한 글 한 줄이 보였다. 

―지난번 처리해주신 일이 무사히 마무리 지어졌음에 감사드리며. S 드림.

그 글을 읽는 순간 수많은 사람들의 이름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내게 이런 것을 보낼 만한 의뢰인이 있었던가? 푸엔테라는 곳은 아무나 드나들 수 있는 곳도 아니었고, 클럽의 수준에 합당한 재력과 사회적 지위를 지닌 사람들만이 정회원 등록 후 이용할 수 있으며, 옵저버 초청장을 소지한 사람에 한해 하루 동안만 출입이 허용된다고 들은 것 같다. 그런 곳을 드나드는 사람 중에, 내게 뭔가를 부탁한 사람이 있었다는 말인가.

서평

『구운몽』재해석, 클라우드 나인. 

양소유 실종 사건의 진실은? 

조그마한 흥신소를 운영하는 ‘탐정’ 성진은 한 여인의 방문을 받는다. 어젯밤 그와 명함을 교환하고 사라져버린 자신의 고용주인 양소유를 찾아달라는 것. 1억이나 되는 착수금에 홀려 사건을 수임한 성진은 사라져버린 남자의 뒤를 추적하며 그의 복잡한 여성편력과 거짓투성이 인생에 대해 알게 된다,

여덟 여자를 차례대로 만나며 지낸 시간은 겨우 하루. 

양소유는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그리고 그의 실종은 과연 누구의 소행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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