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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월하 2권 (완결)

세우(細雨) 지음로망띠끄2013.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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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 979-11-5760-229-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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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희한하신 분입니다. 뭐가 그리도 저에 대해 궁금하신 것이 많으신 것입니까. 그저 한양에 살고 있는 수많은 유생들 중의 하나일 뿐입니다. 아니, 저의 어머니와 오라버니를 위해……, 수많은 유생들 중의 하나이어야만 합니다. 그러니 저에 대해 너무 많은 것을 아시려 하지 마십시오. 그래봐야, 마음만 아프니 말입니다.”
김형찬 영감의 보살핌을 받으며 수영은 자신의 옛 이름을 버리고 병조판서 대감의 죽은 막내아들 이름인 이수영이란 이름을 자신의 이름으로 삼았다.
-본문 중에서-
은은히 비춰주는 달빛 아래 자신을 바라보며 환히 웃는 이름 모를 선비의 모습을 보게 된 준혁은 자신도 모르게 잠시 숨 쉬는 것을 잊은 채 난간에서 있는 선비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참 아름다운 사내의 얼굴이었다. 망건 아래 보이는 하얀 이마에, 가지런히 정리된 눈썹. 그리고 그 밑으로 사슴의 순한 눈동자를 떠올리게 하는 초롱초롱한 눈동자 그리고 얇고 붉은 입술이 준혁의 눈을 사로잡았다. 그렇게 처음 본 선비의 얼굴에서 눈을 떼지 못하였던 준혁은, 자신의 심장이 자신도 모르게 뛰고 있음을 느끼었다. 그 순간 이름 모를 선비의 얼굴에 웃음기가 가시고, 살짝 자신의 눈빛을 피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제야 준혁은 자신이 처음 보는 선비의 얼굴을 너무 빤히 바라보고 있었음을 알아차리곤 서둘러 자신의 정신을 챙기며 말을 이었다.
“아……그러셨군요, ……잠시만 기다리시지요.”
수영에게 그리 말을 한 준혁은 자신의 옆에 서 있는 기방의 김 집사에게 차분히 말을 건네었다.
“자네, 가서 청은 부원군 대감댁 이 집사를 이곳으로 불러오시게. 부원군 대감께서 오셨으면 응당 집사로 따라 왔을 터이니 말일세.”
“그리 하셔도 괜찮으시겠습니까?”
자신의 기방 손님에 대한 일을 준혁이 해결해 준다고 하자, 기방 집사는 내심 잘됐다 생각을 하면서도 미안한 기색을 띠우며 준혁에게 말을 하였다.
“어차피 그 친구를 데려가려면 사람이 필요한데, 기방에서는 사람을 내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지 않는가. 그러니 청은 부원군대감의 집사라면 우리를 도와줄 것이라네.”
“아……알겠습니다요……나리.”
결국 준혁의 말에 김 집사는 서둘러 안쪽 기방으로 발걸음 하여 청은 부원군 대감의 집사를 찾으러 갔다. 그리 김 집사가 사라지자, 수영은 고맙다는 표시로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였다.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제 친우의 일이기에 나선 것뿐이니 너무 괘념치 마십시오. 그건 그렇고……혹……, 그대가 월하 도령입니까?”
처음 보는 선비로부터 자신에 관한 질문을 받은 수영은 살짝 놀란 눈으로, 준혁을 내려다보게 되었다.
[미리보기]
&&프롤로그&&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아침, 조선의 정궁인 경복궁의 대전에는 당상관 이상의 신료들이 참석하는 조참 례가 주상 전하의 주도 아래 열리고 있는 중이었었다. 그리고 그런 주상의 곁에서 물러나 문가에 서 있던 상선 영감은 자신을 은밀히 찾는 내시의 부름으로 인해 잠시 용상에 앉아 있는 주상을 살피곤, 자신이 자리를 비워도 될 듯싶어 조용히 대전을 나섰다. 그리고 결국 듣지 않기를 바랐던 중궁전의 소식을 상선은 중궁전 지밀나인을 통해 듣고 말았다. 그 소식을 접한 상선은 침통한 얼굴을 하고 어찌 이 말을 전해야 할지 난감해하였지만, 결국 언젠가는 주상 전하께옵서도 아셔야 할 내용이었기에 마음을 굳게 먹고 대전에 들어섰다. 상선이 나서기 전만 해도 한참 국정에 관해 논의를 하고 있었던 대전이었다. 하지만 상선이 들어왔을 때에는 어느 누구도,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대신 홀로 조용히 대전에 들어선 상선을 바라보는 당상관 신료들이었다. 그리고 그런 신료들을 대신하여, 주상은 두 눈을 감은 채, 이제 막 대전에 들어서서 대전의 상황을 보게 된 상선에게 물었다.
“그래. 어찌 되었다고 하더냐.”
비가 오는 어두침침한 밖과 같이 침울한 주상 전하의 음성에 상선은 결국, 두 눈에 눈물을 흘리며 무릎을 꿇고 앉아 머리를 조아렸다.
“주상 전하…….”
어젯밤부터 회임을 한 지 두 달이 되어가던 중전이 하혈을 한다는 소식에, 어의 영감이 급히 궁에 들어와 교태전에서 밤새 중전을 시료하고 있었다. 무거운 마음으로 신료들과 조참 례를 주관하던 주상은 결국 중궁전이 유산을 하였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아무런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주상은 아무런 말을 하지 않은 채 상선 영감의 말을 듣고 있었다. 아침나절, 입궁한 신료들은 교태전에 어의 영감이 들어가 있다는 소식에 마음을 졸이고 있었다. 상선이 주상에게 말을 다 전하진 못 하였지만, 어떠한 내용인지는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는 일이었기에 영상대감을 비롯한 조참 례에 참석을 하였던 모든 신료들은 주상에게 위로의 말을 하려하였다.
“주상전하…….”
“오늘은 이만들 합시다.”
결국 주상은 무거운 마음에 신료들에게 조참 례가 파했음을 선언하곤 가장 먼저 상심이 클 중전을 찾아 위로를 하였다. 그리고 중전의 유산 소식에 마음 아파할 대비전에 들러 대비를 위로하고 나자, 겨우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된 주상은 힘없이 자신만의 휴식 공간인 강녕전에 들어가 앉았다. 오늘 하루, 주상으로 해야 할 모든 일정은 그렇게 취소되어버렸다. 깊은 한숨이 절로 나오는 주상이었다. 이번이 중전의 유산을 한 지 3번째 유산이었다. 처음 중전의 회임 소식을 접하고 기뻐하였던 때가 언제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였다. 회임을 하였다는 소식보다 유산을 하였다는 소식에 마음이 더 아프고 힘든 주상이었다.
“주상 전하, 수라간에서 타락죽이 올라왔습니다. 저녁 수라도 아니 드셨습니다. 이것만이라도 드시옵소서.”
언제 해가 저물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주상이었다. 그 주상 앞에 수라간에서 정성들여 만든 타락죽 한 그릇이 은수저 한 벌과 함께 주상의 앞에 놓여졌다.
“먹어야지요. ……아바마마도 12년이나 키우신 화연이를 땅에 묻고도 사셨습니다. 저야, 고작 두 달 아닙니까? 아바마마보다 제가 형편이 훨씬 나으니, 당연히 먹어야지요.”
그리 말을 하며 주상은 은수저를 들었다. 하지만 쉬이 떠먹지 못하였다.
“상선. 관상감에 연통을 넣어 이번 용종을 위해 좋은 자리로 봐 달라 하세요. 그리고 성수 청에 연통을 넣어 명복을 빌어주라 하세요. 대신들이 알면 노발대발하겠지만, 아비로서 해 줄 수 있을 게 이것밖에 없습니다.”
그와 함께 오늘 하루 동안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는 주상이었다. 그 모습에 상선은 결국 무릎을 꿇고 앉았다.
“주상 전하. 용루를 거두옵소서. 옥체가 상하시옵니다. 주상 전하.”
“제가 지은 죄가 큰가, 봅니다. 화연이도 허망하게 보내었는데, 아이들도 허망하게 떠납니다. 제가 오라비로도 못났고, 아비로도 못났나 봅니다. 이리, 다 떠나니 말입니다.”
주상의 곁에서 평생 함께 해 온 상선 영감은 그런 주상의 자책 어린 말에 결국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소신을 죽여주십시오. ……주상 전하.”
상선의 그 말에 주상은 흘리던 눈물을 닦아내며 자신에게 얼굴도 들지 못하는 상선을 쳐다보았다.
“어찌 그런 말을 합니까? 상선마저 떠나면 제 곁에 아무도 없지 않습니까. 그러니 상선은 그런 말을 하지 마세요.”
화연이도 없고 아이들도 떠나는 마당에, 자신을 부왕을 대신하여 지금까지 보살펴준 상선마저 없어지면 자신은 무너질 듯하여, 주상은 그리 말을 하며 슬픈 미소를 지었다. 그런 주상의 얼굴을 본 상선은 결국 자신 또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늙은이라는 생각에, 그간 감춰왔던 선왕의 비밀을 말하고 말았다.
“공주마마께옵서……공주마마께옵서는 살아계시옵니다. 주상 전하.”
기운을 차리라 올라온 타락죽을 먹기 위해 은수저를 들었던 주상은 상선 영감의 그 말에 눈을 크게 뜨고 상선 영감을 바라보았다.
“그게. 그게 무슨 밀이입니까! 살아있다니요? ……누가요?”
자신의 앞에서 상선이 이상한 말을 하자, 주상은 더 이상 아무런 생각을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한동안 아무런 말을 하지 못한 채 은수저를 그대로 들고 자신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울고 있는 상선을 바라보았다. 그런 주상을 향해 송구스러운 마음에 상선은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소신을 죽여주시옵소서. 주상 전하.”
김형찬 영감의 보살핌을 받으며 수영은 자신의 옛 이름을 버리고 병조판서 대감의 죽은 막내아들 이름인 이수영이란 이름을 자신의 이름으로 삼았다.
-본문 중에서-
은은히 비춰주는 달빛 아래 자신을 바라보며 환히 웃는 이름 모를 선비의 모습을 보게 된 준혁은 자신도 모르게 잠시 숨 쉬는 것을 잊은 채 난간에서 있는 선비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참 아름다운 사내의 얼굴이었다. 망건 아래 보이는 하얀 이마에, 가지런히 정리된 눈썹. 그리고 그 밑으로 사슴의 순한 눈동자를 떠올리게 하는 초롱초롱한 눈동자 그리고 얇고 붉은 입술이 준혁의 눈을 사로잡았다. 그렇게 처음 본 선비의 얼굴에서 눈을 떼지 못하였던 준혁은, 자신의 심장이 자신도 모르게 뛰고 있음을 느끼었다. 그 순간 이름 모를 선비의 얼굴에 웃음기가 가시고, 살짝 자신의 눈빛을 피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제야 준혁은 자신이 처음 보는 선비의 얼굴을 너무 빤히 바라보고 있었음을 알아차리곤 서둘러 자신의 정신을 챙기며 말을 이었다.
“아……그러셨군요, ……잠시만 기다리시지요.”
수영에게 그리 말을 한 준혁은 자신의 옆에 서 있는 기방의 김 집사에게 차분히 말을 건네었다.
“자네, 가서 청은 부원군 대감댁 이 집사를 이곳으로 불러오시게. 부원군 대감께서 오셨으면 응당 집사로 따라 왔을 터이니 말일세.”
“그리 하셔도 괜찮으시겠습니까?”
자신의 기방 손님에 대한 일을 준혁이 해결해 준다고 하자, 기방 집사는 내심 잘됐다 생각을 하면서도 미안한 기색을 띠우며 준혁에게 말을 하였다.
“어차피 그 친구를 데려가려면 사람이 필요한데, 기방에서는 사람을 내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지 않는가. 그러니 청은 부원군대감의 집사라면 우리를 도와줄 것이라네.”
“아……알겠습니다요……나리.”
결국 준혁의 말에 김 집사는 서둘러 안쪽 기방으로 발걸음 하여 청은 부원군 대감의 집사를 찾으러 갔다. 그리 김 집사가 사라지자, 수영은 고맙다는 표시로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였다.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제 친우의 일이기에 나선 것뿐이니 너무 괘념치 마십시오. 그건 그렇고……혹……, 그대가 월하 도령입니까?”
처음 보는 선비로부터 자신에 관한 질문을 받은 수영은 살짝 놀란 눈으로, 준혁을 내려다보게 되었다.
[미리보기]
&&프롤로그&&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아침, 조선의 정궁인 경복궁의 대전에는 당상관 이상의 신료들이 참석하는 조참 례가 주상 전하의 주도 아래 열리고 있는 중이었었다. 그리고 그런 주상의 곁에서 물러나 문가에 서 있던 상선 영감은 자신을 은밀히 찾는 내시의 부름으로 인해 잠시 용상에 앉아 있는 주상을 살피곤, 자신이 자리를 비워도 될 듯싶어 조용히 대전을 나섰다. 그리고 결국 듣지 않기를 바랐던 중궁전의 소식을 상선은 중궁전 지밀나인을 통해 듣고 말았다. 그 소식을 접한 상선은 침통한 얼굴을 하고 어찌 이 말을 전해야 할지 난감해하였지만, 결국 언젠가는 주상 전하께옵서도 아셔야 할 내용이었기에 마음을 굳게 먹고 대전에 들어섰다. 상선이 나서기 전만 해도 한참 국정에 관해 논의를 하고 있었던 대전이었다. 하지만 상선이 들어왔을 때에는 어느 누구도,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대신 홀로 조용히 대전에 들어선 상선을 바라보는 당상관 신료들이었다. 그리고 그런 신료들을 대신하여, 주상은 두 눈을 감은 채, 이제 막 대전에 들어서서 대전의 상황을 보게 된 상선에게 물었다.
“그래. 어찌 되었다고 하더냐.”
비가 오는 어두침침한 밖과 같이 침울한 주상 전하의 음성에 상선은 결국, 두 눈에 눈물을 흘리며 무릎을 꿇고 앉아 머리를 조아렸다.
“주상 전하…….”
어젯밤부터 회임을 한 지 두 달이 되어가던 중전이 하혈을 한다는 소식에, 어의 영감이 급히 궁에 들어와 교태전에서 밤새 중전을 시료하고 있었다. 무거운 마음으로 신료들과 조참 례를 주관하던 주상은 결국 중궁전이 유산을 하였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아무런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주상은 아무런 말을 하지 않은 채 상선 영감의 말을 듣고 있었다. 아침나절, 입궁한 신료들은 교태전에 어의 영감이 들어가 있다는 소식에 마음을 졸이고 있었다. 상선이 주상에게 말을 다 전하진 못 하였지만, 어떠한 내용인지는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는 일이었기에 영상대감을 비롯한 조참 례에 참석을 하였던 모든 신료들은 주상에게 위로의 말을 하려하였다.
“주상전하…….”
“오늘은 이만들 합시다.”
결국 주상은 무거운 마음에 신료들에게 조참 례가 파했음을 선언하곤 가장 먼저 상심이 클 중전을 찾아 위로를 하였다. 그리고 중전의 유산 소식에 마음 아파할 대비전에 들러 대비를 위로하고 나자, 겨우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된 주상은 힘없이 자신만의 휴식 공간인 강녕전에 들어가 앉았다. 오늘 하루, 주상으로 해야 할 모든 일정은 그렇게 취소되어버렸다. 깊은 한숨이 절로 나오는 주상이었다. 이번이 중전의 유산을 한 지 3번째 유산이었다. 처음 중전의 회임 소식을 접하고 기뻐하였던 때가 언제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였다. 회임을 하였다는 소식보다 유산을 하였다는 소식에 마음이 더 아프고 힘든 주상이었다.
“주상 전하, 수라간에서 타락죽이 올라왔습니다. 저녁 수라도 아니 드셨습니다. 이것만이라도 드시옵소서.”
언제 해가 저물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주상이었다. 그 주상 앞에 수라간에서 정성들여 만든 타락죽 한 그릇이 은수저 한 벌과 함께 주상의 앞에 놓여졌다.
“먹어야지요. ……아바마마도 12년이나 키우신 화연이를 땅에 묻고도 사셨습니다. 저야, 고작 두 달 아닙니까? 아바마마보다 제가 형편이 훨씬 나으니, 당연히 먹어야지요.”
그리 말을 하며 주상은 은수저를 들었다. 하지만 쉬이 떠먹지 못하였다.
“상선. 관상감에 연통을 넣어 이번 용종을 위해 좋은 자리로 봐 달라 하세요. 그리고 성수 청에 연통을 넣어 명복을 빌어주라 하세요. 대신들이 알면 노발대발하겠지만, 아비로서 해 줄 수 있을 게 이것밖에 없습니다.”
그와 함께 오늘 하루 동안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는 주상이었다. 그 모습에 상선은 결국 무릎을 꿇고 앉았다.
“주상 전하. 용루를 거두옵소서. 옥체가 상하시옵니다. 주상 전하.”
“제가 지은 죄가 큰가, 봅니다. 화연이도 허망하게 보내었는데, 아이들도 허망하게 떠납니다. 제가 오라비로도 못났고, 아비로도 못났나 봅니다. 이리, 다 떠나니 말입니다.”
주상의 곁에서 평생 함께 해 온 상선 영감은 그런 주상의 자책 어린 말에 결국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소신을 죽여주십시오. ……주상 전하.”
상선의 그 말에 주상은 흘리던 눈물을 닦아내며 자신에게 얼굴도 들지 못하는 상선을 쳐다보았다.
“어찌 그런 말을 합니까? 상선마저 떠나면 제 곁에 아무도 없지 않습니까. 그러니 상선은 그런 말을 하지 마세요.”
화연이도 없고 아이들도 떠나는 마당에, 자신을 부왕을 대신하여 지금까지 보살펴준 상선마저 없어지면 자신은 무너질 듯하여, 주상은 그리 말을 하며 슬픈 미소를 지었다. 그런 주상의 얼굴을 본 상선은 결국 자신 또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늙은이라는 생각에, 그간 감춰왔던 선왕의 비밀을 말하고 말았다.
“공주마마께옵서……공주마마께옵서는 살아계시옵니다. 주상 전하.”
기운을 차리라 올라온 타락죽을 먹기 위해 은수저를 들었던 주상은 상선 영감의 그 말에 눈을 크게 뜨고 상선 영감을 바라보았다.
“그게. 그게 무슨 밀이입니까! 살아있다니요? ……누가요?”
자신의 앞에서 상선이 이상한 말을 하자, 주상은 더 이상 아무런 생각을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한동안 아무런 말을 하지 못한 채 은수저를 그대로 들고 자신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울고 있는 상선을 바라보았다. 그런 주상을 향해 송구스러운 마음에 상선은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소신을 죽여주시옵소서. 주상 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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