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은 예쁘지만 하는 짓은 괴짜인 여사장님과 함께
민둥머리 삐에르 같은 괴상한 손님들이 유난히 많은 바, ‘꿈’
고아가 되어 이 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결코 발레리나의 꿈을 잃지 않는 민서 앞에
‘꿈’에서 일하겠다며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정체를 알 수 없는 남자 준과
발레로의 꿈을 이루어줄 세계 최정상 발레리노 현우가 등장한다.
꿈과 사랑.
민서는 둘 중 어느 것도 포기하고 싶지 않다!

준은 눈을 찡그려 아직 흐릿한 눈의 초점을 맞췄다. 카메라 렌즈가 조정되듯, 맑은 시야를 갖기 전의 뿌연 안개 속 같은 풍경이 서서히 뚜렷함을 찾아가는 가운데 사람의 몸이 힘있게, 그러면서도 정적이라고 착각할 만치 단정한 자태로 움직이고 있었다.
누군가 춤을 추고 있었다. 여자는 다리를 끌어내렸다가 다시 천천히 공중을 향해 곧게 뻗었다.
완벽한 밸런스.
가느다란 팔이 준을 향해 뻗어졌고, 팔을 따라 여자의 시선이 느리고 부드럽게 움직이자 준은 여자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었다. 민서였다.
검은색 레오타드를 입고 긴 머리카락을 질끈 넘겨 묶은 민서의 목덜미가 눈부시게 희었다. 발끝으로 서서 총총 작은 걸음을 걷듯 움직이는 민서의 모습을 준은 홀린 듯 바라보았다. 민서의 가느다란 팔다리와 긴 목, 작은 머리는 마치 발레를 위해 태어난 듯, 어떤 동작에도 우아함과 기품 있는 아름다움을 내뿜었다. 가벼운 느낌으로 턴을 돌던 민서가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뭔가 중요한 동작을 앞둔 듯 긴장한 표정이었다. 민서가 가볍게 움직인다 싶더니 바닥을 박차고 뛰어올랐다.
날아오른다!
준은 민서와 함께 날기라도 하듯 순간적으로 숨을 멈췄다.

“사랑한다고 말해줘.”
절박한 민서의 목소리에 준의 눈이 웃음으로 가늘어졌다.
“사랑해. 나의 요염한 에스메랄다 아가씨.”

o형. 쌍둥이 자리.
글을 잘 쓰진 못하지만, 즐기며 쓰려고 노력하는 풋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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