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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홀로서기

이승희 지음로망띠끄2013.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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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욱……. 내 심장을 뛰게 하는 남자.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닳아 없어질까 애타는 첫사랑.
화려한 도시를 누비는 세련된 커리어 우먼이 되겠다는 소박한 꿈을 꾸는 나, 하유진.
스무 살 여름 날,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고군분투하던 시절
운명처럼 나타나 신기루처럼 사라진 진욱에게 첫눈에 반해버렸다.
0.5초, 강진욱이란 남자를 온전히 각막에 그리고 마음에 새기는데 충분한 시간이었지만,
너무나 싱겁게 짝사랑은 끝나버렸다.
하지만 6년 후 그와 난 회사에서 다시 재회했고, 그동안 봉인됐던 내 심장은 다시 뛰기 시작한다.
-본문 중에서-
나란히 반짝이는 별이 너무 신기해 하늘을 가리키며 그에게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어느새 그는 고개를 내린 채 눈을 감고 있었다. 나는 멋쩍어진 손을 도로 슬쩍 내리고 머리를 만졌다. 평온한 그와 반대로 나 혼자만 너무 신이 난 거 같아 부끄러웠다.
그냥 이대로 자리를 뜰까, 하지만 어쩐지 계속 있고 싶은 걸.
갈팡질팡하는 마음에 슬며시 그를 훔쳐보았다. 여전히 눈을 감고 있는 그. 또다시 심장이 뛰었다. 술기운 때문인지 알 수 없는 용기가 생겨 노골적으로 그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짙은 눈썹, 곧게 뻗은 콧날, 희지만 건강한 피부, 날렵하지만 강인해 보이는 턱선, 그리고……, 아랫입술보다 약간 얇은 윗입술.
난 그의 입술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앵두 같은 입술만 예쁜 줄 알았는데, 고집이 느껴지는 남자의 입술도 몸서리치게 섹시했다. 계속 그 입술을 보고 있자니 나도 모르게 입 맞추고 싶은 욕망이 생겨 얼른 고개를 돌렸다.
미친 게 틀림없다. 남자의 입술을 빼앗고 싶다니! 하지만…….
나는 다시 그의 입술을 훔쳐봤다. 그리고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그쯤 되자 나는 무모하게 모든 걸 취기 탓으로 돌렸다. 스무 살의 싱그러운 청춘, 술이라는 묘약, 그리고 가슴 두근거리는 남자. 이거면 충분했다.
어디서 생긴 용기인지 객기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망설임 없이 그의 입술에 내 입술을 살며시 포갰다. 부드럽고 말캉한 감촉이 예민한 입술로 전해지자 심장이 쿵하고 내려앉았고, 동시에 그가 서서히 눈을 뜨는 게 슬로우비디오로 보였다.
꽤 당황했는지 그의 동공이 강하게 흔들렸다. 그제야 난 엄청난 일을 저질렀다는 걸 깨닫고 벌떡 일어났다.
갑자기 취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찬물을 뒤집어 쓴 것처럼 정신이 말짱해졌다. 엄청난 사고를 친 스스로가 너무 경악스러워 두 손으로 입을 가린 채 뒷걸음질 쳤다.
“아니, 그러니깐……, 죄, 죄송합니다.”
죄송하다면 다니? 저 선배가 성희롱 범으로 고소한다고 해도 나는 할 말이 없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그는 더 이상 아무 동요 없이 도망치는 내 모습을 그저 바라보기만 있었다. 아, 지독히도 말이 없는 남자인가 보다.
나는 허둥지둥 술집으로 돌아왔고, 다행히 파장 분위기라 그와 마주치지 않고 가게를 빠져나올 수 있었다.
<미리보기>
쇄쇄.
저녁부터 부슬부슬 내리던 비가 이제는 장대비가 되어 쏟아졌다. 거대한 소리를 내며 내리는 비 때문일까, 아니면 간간히 번쩍이는 번개 때문일까. 불안한 마음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이리저리 뒤척이다 시간을 확인하니 시침은 새벽 두 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보통 새벽 서너 시가 되어야 겨우 수마란 놈이 찾아왔으니 그리 늦은 시간은 아니었다.
나는 억지로 잠들려던 노력을 중단하고 신경질적으로 침대에서 일어났다. 어차피 잠들기도 틀린 거 내일 있을 회의 자료나 한 번 더 정리하자 싶었다.
몇 년 전만 해도 나에게 불면증이 생길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그땐 하루하루가 치열했으니까. 일도…… 사랑도.
나는 은은한 실내등이 켜진 거실로 나와 곧장 서재로 향하다가 발길을 돌려 주방으로 들어갔다.
진주빛깔 냉장고 문을 힘없이 여니 열 맞춰 줄 세워진 생수병들이 보였다. 그 중 하나를 꺼내 병 채로 마셨지만 해소되지 않는 목마름에 진저리가 났다. 나는 흘러나오는 한숨을 억지로 억누르고 냉동실에서 얼음조각을 꺼내 우두둑우두둑 씹어 먹었다. 갑자기 차가운 얼음이 몸속에 들어가자 뒷골이 당겼지만, 가슴 속에 채워진 갈증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괜히 신경질이 나 생수병을 싱크대 위에 거칠게 내려놓고 습관처럼 또 시간을 확인했다.
두시 삼분. 겨우 삼분이 지났구나. 체념하자. 오늘도 그는…… 오지 않나보다.
차라리 술이라도 마셔볼까. 그러면 잠이 올지도 모른다.
아니다, 일 해야지. 그것 때문에 일어났으니.
체념한 듯 힘겹게 서재로 향하는데, 전자음 소리가 적막한 공기를 뚫고 울려 퍼졌다.
삑삑삑삑삑.
일정한 속도로 울리는 다섯 음. 순간 심장이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다리는 석상처럼 굳어버려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철컥. 현관문이 부드럽게 열리더니 강진욱, 그가 들어왔다.
일주일 만에 보는 그는 마치 성난 표범같이 우아하고 날카로웠다. 반듯한 이마, 내 모든 걸 꿰뚫어 보는 듯한 크고 깊은 눈, 훤칠한 키에 잘 맞는 단정한 수트, 그리고 온몸에서 풍기는 차갑고 권위적인 오라.
아무리 벗어나려 해도 여전히 그는 내 심장의 주인이고, 동시에 지독한 자괴감을 안겨주는 남자이다.
그는 내게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곧장 침실로 들어갔다. 그 비정한 뒷모습에 제발 날 봐달라고 소리치고 싶었지만, 더 이상 내게…… 그럴 권리는 없었다.
차갑게 닫히는 문소리에 나도 모르게 한숨이 새어나왔다. 매일 밤 그를 기다리지만 막상 그가 오면 불행해지는 이유는 뭘까. 그가 와서 기쁜데, 너무 좋은데……, 또 슬픈 건 왜일까.
나는 잠시 고집스럽게 서 있다가 그를 따라서 방으로 들어갔다.
그는 등을 보인 채 셔츠 단추를 풀고 있었다. 분명 내가 들어오는 소리를 들었을 텐데도 끝내 돌아보지 않는 그가 야속했다.
새하얀 셔츠가 바닥으로 떨어지고 허리띠 버클이 풀리자 끝내 고개를 돌려버렸다. 내 시선이 사라지고 나서야 그는 하던 행동을 멈추고 말없이 나를 쏘아봤다.
언제부턴가 삐걱거리기만 하는 우리, 그리고 서로를 바라보는 템포가 어긋나버린 우리.
“휴우…….”
그의 입에서 억눌린 한숨이 새어나왔다. 고뇌에 찬 소리에 심장이 옥죄어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봤지만, 그의 눈은 아무 감정 없이 그저 텅 비어있었다.
어느새 그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모습으로 서있었다. 시리도록 아름다운 그 모습에 심장이 두근거렸고 마음이 흔들렸다.
너무 쉽게 내 마음을 사로잡는 그가 미웠다. 그는 존재 자체가 나에겐 거부할 수 없는 마력이었고, 세포 하나하나까지 모두 매혹이었다.
쉽게 무너지고 마는 스스로가 마음에 들지 않아 미간에 찌푸리자, 그가 성큼 다가와 내 손목을 움켜잡았다. 손끝에서 전해져오는 노여움에 나도 모르게 움찔 놀랐다. 사정없이 붙들린 손목이 너무 아파 신음하자 그의 얼굴에 비릿한 미소가 걸렸고, 그 순간 그가 너무 낯설게 느껴졌다.
예전의 그는 이런 표정을 짓지 않았다. 대부분 무표정이었지만, 간혹 짓는 미소는 태양처럼 따스했고 그 속에 충만한 사랑이 깃들어있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그는 나에게 저런 비릿한 미소만 보였다. 언제부터였지……?
내 눈이 눈앞에 있는 그에게 집중하지 못하고 먼 과거를 회상하자 그의 얼굴이 분노로 젖어들었다. 그는 마치 벌을 주듯 더욱 무자비하게 내 손목을 움켜잡았다.
“앗!”
아마 내일이면 손목에 푸른 멍 자국이 선명하게 생길 것이다.
폭력적인 행동에 스스로도 놀랐는지, 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내 손목을 놓고 사정없이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화려한 도시를 누비는 세련된 커리어 우먼이 되겠다는 소박한 꿈을 꾸는 나, 하유진.
스무 살 여름 날,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고군분투하던 시절
운명처럼 나타나 신기루처럼 사라진 진욱에게 첫눈에 반해버렸다.
0.5초, 강진욱이란 남자를 온전히 각막에 그리고 마음에 새기는데 충분한 시간이었지만,
너무나 싱겁게 짝사랑은 끝나버렸다.
하지만 6년 후 그와 난 회사에서 다시 재회했고, 그동안 봉인됐던 내 심장은 다시 뛰기 시작한다.
-본문 중에서-
나란히 반짝이는 별이 너무 신기해 하늘을 가리키며 그에게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어느새 그는 고개를 내린 채 눈을 감고 있었다. 나는 멋쩍어진 손을 도로 슬쩍 내리고 머리를 만졌다. 평온한 그와 반대로 나 혼자만 너무 신이 난 거 같아 부끄러웠다.
그냥 이대로 자리를 뜰까, 하지만 어쩐지 계속 있고 싶은 걸.
갈팡질팡하는 마음에 슬며시 그를 훔쳐보았다. 여전히 눈을 감고 있는 그. 또다시 심장이 뛰었다. 술기운 때문인지 알 수 없는 용기가 생겨 노골적으로 그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짙은 눈썹, 곧게 뻗은 콧날, 희지만 건강한 피부, 날렵하지만 강인해 보이는 턱선, 그리고……, 아랫입술보다 약간 얇은 윗입술.
난 그의 입술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앵두 같은 입술만 예쁜 줄 알았는데, 고집이 느껴지는 남자의 입술도 몸서리치게 섹시했다. 계속 그 입술을 보고 있자니 나도 모르게 입 맞추고 싶은 욕망이 생겨 얼른 고개를 돌렸다.
미친 게 틀림없다. 남자의 입술을 빼앗고 싶다니! 하지만…….
나는 다시 그의 입술을 훔쳐봤다. 그리고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그쯤 되자 나는 무모하게 모든 걸 취기 탓으로 돌렸다. 스무 살의 싱그러운 청춘, 술이라는 묘약, 그리고 가슴 두근거리는 남자. 이거면 충분했다.
어디서 생긴 용기인지 객기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망설임 없이 그의 입술에 내 입술을 살며시 포갰다. 부드럽고 말캉한 감촉이 예민한 입술로 전해지자 심장이 쿵하고 내려앉았고, 동시에 그가 서서히 눈을 뜨는 게 슬로우비디오로 보였다.
꽤 당황했는지 그의 동공이 강하게 흔들렸다. 그제야 난 엄청난 일을 저질렀다는 걸 깨닫고 벌떡 일어났다.
갑자기 취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찬물을 뒤집어 쓴 것처럼 정신이 말짱해졌다. 엄청난 사고를 친 스스로가 너무 경악스러워 두 손으로 입을 가린 채 뒷걸음질 쳤다.
“아니, 그러니깐……, 죄, 죄송합니다.”
죄송하다면 다니? 저 선배가 성희롱 범으로 고소한다고 해도 나는 할 말이 없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그는 더 이상 아무 동요 없이 도망치는 내 모습을 그저 바라보기만 있었다. 아, 지독히도 말이 없는 남자인가 보다.
나는 허둥지둥 술집으로 돌아왔고, 다행히 파장 분위기라 그와 마주치지 않고 가게를 빠져나올 수 있었다.
<미리보기>
쇄쇄.
저녁부터 부슬부슬 내리던 비가 이제는 장대비가 되어 쏟아졌다. 거대한 소리를 내며 내리는 비 때문일까, 아니면 간간히 번쩍이는 번개 때문일까. 불안한 마음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이리저리 뒤척이다 시간을 확인하니 시침은 새벽 두 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보통 새벽 서너 시가 되어야 겨우 수마란 놈이 찾아왔으니 그리 늦은 시간은 아니었다.
나는 억지로 잠들려던 노력을 중단하고 신경질적으로 침대에서 일어났다. 어차피 잠들기도 틀린 거 내일 있을 회의 자료나 한 번 더 정리하자 싶었다.
몇 년 전만 해도 나에게 불면증이 생길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그땐 하루하루가 치열했으니까. 일도…… 사랑도.
나는 은은한 실내등이 켜진 거실로 나와 곧장 서재로 향하다가 발길을 돌려 주방으로 들어갔다.
진주빛깔 냉장고 문을 힘없이 여니 열 맞춰 줄 세워진 생수병들이 보였다. 그 중 하나를 꺼내 병 채로 마셨지만 해소되지 않는 목마름에 진저리가 났다. 나는 흘러나오는 한숨을 억지로 억누르고 냉동실에서 얼음조각을 꺼내 우두둑우두둑 씹어 먹었다. 갑자기 차가운 얼음이 몸속에 들어가자 뒷골이 당겼지만, 가슴 속에 채워진 갈증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괜히 신경질이 나 생수병을 싱크대 위에 거칠게 내려놓고 습관처럼 또 시간을 확인했다.
두시 삼분. 겨우 삼분이 지났구나. 체념하자. 오늘도 그는…… 오지 않나보다.
차라리 술이라도 마셔볼까. 그러면 잠이 올지도 모른다.
아니다, 일 해야지. 그것 때문에 일어났으니.
체념한 듯 힘겹게 서재로 향하는데, 전자음 소리가 적막한 공기를 뚫고 울려 퍼졌다.
삑삑삑삑삑.
일정한 속도로 울리는 다섯 음. 순간 심장이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다리는 석상처럼 굳어버려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철컥. 현관문이 부드럽게 열리더니 강진욱, 그가 들어왔다.
일주일 만에 보는 그는 마치 성난 표범같이 우아하고 날카로웠다. 반듯한 이마, 내 모든 걸 꿰뚫어 보는 듯한 크고 깊은 눈, 훤칠한 키에 잘 맞는 단정한 수트, 그리고 온몸에서 풍기는 차갑고 권위적인 오라.
아무리 벗어나려 해도 여전히 그는 내 심장의 주인이고, 동시에 지독한 자괴감을 안겨주는 남자이다.
그는 내게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곧장 침실로 들어갔다. 그 비정한 뒷모습에 제발 날 봐달라고 소리치고 싶었지만, 더 이상 내게…… 그럴 권리는 없었다.
차갑게 닫히는 문소리에 나도 모르게 한숨이 새어나왔다. 매일 밤 그를 기다리지만 막상 그가 오면 불행해지는 이유는 뭘까. 그가 와서 기쁜데, 너무 좋은데……, 또 슬픈 건 왜일까.
나는 잠시 고집스럽게 서 있다가 그를 따라서 방으로 들어갔다.
그는 등을 보인 채 셔츠 단추를 풀고 있었다. 분명 내가 들어오는 소리를 들었을 텐데도 끝내 돌아보지 않는 그가 야속했다.
새하얀 셔츠가 바닥으로 떨어지고 허리띠 버클이 풀리자 끝내 고개를 돌려버렸다. 내 시선이 사라지고 나서야 그는 하던 행동을 멈추고 말없이 나를 쏘아봤다.
언제부턴가 삐걱거리기만 하는 우리, 그리고 서로를 바라보는 템포가 어긋나버린 우리.
“휴우…….”
그의 입에서 억눌린 한숨이 새어나왔다. 고뇌에 찬 소리에 심장이 옥죄어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봤지만, 그의 눈은 아무 감정 없이 그저 텅 비어있었다.
어느새 그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모습으로 서있었다. 시리도록 아름다운 그 모습에 심장이 두근거렸고 마음이 흔들렸다.
너무 쉽게 내 마음을 사로잡는 그가 미웠다. 그는 존재 자체가 나에겐 거부할 수 없는 마력이었고, 세포 하나하나까지 모두 매혹이었다.
쉽게 무너지고 마는 스스로가 마음에 들지 않아 미간에 찌푸리자, 그가 성큼 다가와 내 손목을 움켜잡았다. 손끝에서 전해져오는 노여움에 나도 모르게 움찔 놀랐다. 사정없이 붙들린 손목이 너무 아파 신음하자 그의 얼굴에 비릿한 미소가 걸렸고, 그 순간 그가 너무 낯설게 느껴졌다.
예전의 그는 이런 표정을 짓지 않았다. 대부분 무표정이었지만, 간혹 짓는 미소는 태양처럼 따스했고 그 속에 충만한 사랑이 깃들어있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그는 나에게 저런 비릿한 미소만 보였다. 언제부터였지……?
내 눈이 눈앞에 있는 그에게 집중하지 못하고 먼 과거를 회상하자 그의 얼굴이 분노로 젖어들었다. 그는 마치 벌을 주듯 더욱 무자비하게 내 손목을 움켜잡았다.
“앗!”
아마 내일이면 손목에 푸른 멍 자국이 선명하게 생길 것이다.
폭력적인 행동에 스스로도 놀랐는지, 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내 손목을 놓고 사정없이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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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은 없지만 우울해지고 싶을때 sm*** | 2014-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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