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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어설픈 신혼 2권

草娥(윤혜) 지음로망띠끄2013.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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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에게 버림받은 딸 차은희, 가족에게 소외당한 아들 백윤석.
그들은 똑같은 아픔과 상처를 가지고 있었다.
부모의 강요에 의해 원치 않는 결혼을 해야 했던 두 사람. 그런 두 사람에게 한 치의 양보란 없다. 얼굴 마주치면 정신연령 6 세로 돌변하는 유치한 커플. 티격태격, 옥신각신 살벌한 기 싸움,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나는 절대 지지 않는다는 코미디 같은 신경전, 그들의 유치하고 살벌한 기 싸움은 신혼 내내 계속된다.
미운 정이 먼저 들어버린 두 사람, 가랑비에 옷 젖듯 천천히 조금씩 그들의 사랑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백윤석 (33세)
저보다 2살이 많은 형은 점찍어둔 광명그룹 후계자였고, 태어날 때부터 이미 모든 것을 가졌다. 그러다 보니 세상은 형을 중심으로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는 형의 그늘이나 다름없었으며 꿔다 놓은 보릿자루가 된 기분으로 언제나 겉도는 삶을 살아야 했었다. 그런 그에게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어느 날 갑자기 쓰러진 형이 곧바로 뇌사 판정을 받았던 것이다. 그때부터 그의 인생은 송두리째 뒤바뀌고 마는데 아버지는 그에게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여자와의 결혼을 제안한다.
뽀글뽀글 파마머리, 보기만 해도 답답한 느낌을 주는 검은 뿔테안경. 촌스럽고 지극히 평범한 외모. 그래도 괜찮다. 평범해도, 촌스러워도 참을 수 있다. 그런데 이 여자 진짜 사람을 미치게 하는 재주가 있다. 대체 어디서 굴러 왔는지 하는 짓마다 진상이고 복장 터지게 만든다.
뻔뻔함의 극치, 엉뚱함의 극치, 푼수의 극치, 황당함의 극치, 창피함의 극치다. 신혼 내내 통통 튀는 탁구공처럼, 도저히 종잡을 수 없는 그녀로 인해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별의별 희한한 일을 다 겪는 그의 개고생이 시작되는데…….
“아이고, 별의별 엉뚱하고 괴물 같은 여자를 만나는 바람에 개고생이 따로 없구나! 내 팔자야!”
차은희 (31세)
거칠고 투박한 말투, 내키는 대로 툭툭 내뱉는 욕쟁이에 무서울 것 하나 없는 당당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탁구공처럼 엉뚱한 성격의 소유자.
그녀의 나이 15살, 유일한 버팀목이었던 어머니가 위암 말기 판정을 받고 투병 중 4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그때부터 그녀는 이모 집에 얹혀살면서 눈칫밥을 먹는 생활을 해야 했다. 사람들의 비위를 잘 맞추어주면서 한 점 부끄럼 없이 당당하게 살기 위해 그녀는 18살부터 방학이나 휴가를 이용해 돈을 벌기 시작했다. 야채장사, 과일장사, 생선장사, 안 해 본 것이 없을 정도로 별의별 장사를 다 경험해서인지 그녀는 말발도 굉장히 좋았고 성격도 싹싹하고 웬만해선 화를 내지 않는다. 그런 그녀가 일단 제동이 걸리면 그 누구도 감당할 수 없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몇 년에 겨우 얼굴 한번 볼까 말까 하는 오빠가 여동생을 보살펴준답시고 그녀 곁을 맴돌기 시작했고 그녀의 나이 3살에 어머니와 이혼한 후 28년여 단 한 번도 연락조차 없던 아버지가 혜성처럼 나타나 그녀에게 낯선 남자와의 결혼을 제안한다.
그런데 이 남자, 너무 차갑고 건방지다. 말투, 표정, 눈빛까지. 가까이 다가가면 몸이 꽁꽁 얼어붙는 듯한 느낌. 게다가 말하는 싸가지하곤 오만가지 정이 뚝뚝 떨어질 정도로 왕 재수덩어리다. 그런 그와의 살벌한 신혼, 한시도 바람 잘 날이 없다…….
“네가 감히 날 무시해? 당신, 날 잘못 건드렸어. 너무 사람 만만하게 보지 말라고!”
목차:
프롤로그
1장- 너 딱, 걸렸어.
2장- 초반 기선 제압. 누가 이기나?
3장- 신혼에 쫓겨난 신랑
4장- 결혼하면 개고생이구나 아이고, 내 팔자
5장- 가끔은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하다
6장- 인상 깊은 생일
7장- 차은희, 당신을 알고 싶다.
8장- 내 자존심이 무너졌다. 이 나쁜 자식아.
9장- 미운정이 들어 버렸다.
10장- 주인과 몸종
11장- 우리 진짜 부부처럼 살자.
12장- 우리 연애합니다.
13장- 과거의 흔적들
14장- 남매의 화려한 복수극
15장- 나 소유욕 강해, 어쩔래?
16장- 나는 지금 행복합니다.
17장- 뒤늦은 신혼여행 떠납니다.
에필로그1- 쌍둥이를 낳아 주신 차은희 씨, 당신은 대한민국의 자랑입니다.
에필로그2- 차은성 씨 어서 시작하세요. 예쁜 사랑을.
-본문 중에서-
한정식집 앞에 차가 멈추자마자 서둘러 차에서 내렸지만, 은희는 선뜻 들어가지 못하고 망설이고 있었다. 그러기는 거기까지 마지못해 차로 달려온 윤석도 마찬가지였다. 하는 수 없이 여기까지 왔지만, 이 말도 안 되는 황당한 결혼 생활을 해낼 자신이 없었기에 들어가지 못하고 망설이고 있었다. 서로 복잡한 고뇌에 잠겨 망설이는데 먼저 윤석을 발견한 은희가 다급히 그에게로 뛰어오더니 다짜고짜 그의 옷자락을 붙잡았다.
“백윤석 씨, 우리 얘기 좀 하죠.”
재수 없어 보이는 그의 얼굴을 보자마자 며칠 전의 상황이 다시 떠올라 화가 났지만, 은희는 내색하지 않은 채 생긋 눈웃음을 지어 보였다.
“당신 원래 좀 둔한가? 지난번에 이미 끝난 얘기인 것 같은데. 그리고 이거 좀 놓지?”
윤석이 화를 참는 기색이 역력한 낮게 깔린 차가운 음성으로 말했다. 그런데도 그녀는 그의 옷자락을 더욱더 힘주어 붙잡았다.
“그날, 난 한마디도 못했거든요. 그날 왜 도망갔어요?”
딱딱한 그녀의 말에 윤석은 뭐라고 되묻는 대신 마치 쓰레기를 쳐다보듯 그녀를 향해 경멸 어린 시선을 던졌다. 오늘은 뽀글거리던 파마머리를 풀고 긴 생머리로 바꾸고 안경을 벗은 모습이 그나마 좀 봐줄 만했지만, 그래도 그의 눈에는 영 밉게 보인 모양인지 윤석은 표정을 심하게 일그러뜨렸다.
“무슨 남자가 그렇게 쪼잔해요? 반반하고 귀티가 줄줄 흐르는 얼굴에, 비싼 셔츠를 입은 것 보면 비렁뱅이는 아닐 테고. 영락없는 부잣집 아들인데 어쩌면 커피 값도 치르지 않고 그냥 가버릴 수 있어요? 혹시 돈을 겁나게 아끼는 짠돌이인가? 하아, 내가 보다보다 당신처럼 어이없는 사람은 처음이야.”
그냥 말만 해도 괜찮을 텐데 그녀는 말하는 와중에도 손으로 그의 셔츠를 만져 보기도 하고, 그의 팔을 툭툭 치기도 했다. 그런 그녀의 미친 행동에 윤석은 기가 막히다 못해 온몸의 피가 거꾸로 솟는 듯한 기분이 들면서 목구멍이 탁 막혀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쪽에겐 이 결혼이 마치 거지같은 기분처럼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난 그렇지 않거든요. 솔직히 말할까요? 맞아요. 난 이 결혼을 조건으로 내 운명을,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을 수 있는 엄청난 걸 받았거든요. 그래서 난 쉽사리 이 결혼 포기 못 해요. 또 생각해 보니 그렇더군요.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같은 값이면 내가 얼굴도 잘생기고 돈도 많은 남자랑 같이 사는 게 좋지 않겠어요? 욕구를 해결하고 싶음 내 몸이 필요하다 했어요? 성은 인간 삶의 기본적이고 인간사에서 제일 중요한 것 중 하나인데 실은 여자들도 그런 욕구가 굉장히 필요하거든요. 아, 그쪽이 잘 모르겠구나! 나 이래봬도 전문 영계만 잡아먹는 킬러라구요. 아, 그리고 가만히 생각해 보니 댁을 데리고 사는 결혼 생활이 꽤 재미있을 것 같더라구요.”
뜨뜻한 기운이 슬슬 올라오더니 이내 머리끝까지 불을 댕기는 느낌에 윤석은 금방이라도 휙 돌아 버릴 것만 같았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숨이 막혀 곧 쓰러져 죽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말이 나오지 않았다. 아니, 은희가 그에게 말할 틈을 주지 않고 사정없이 쏘아붙였다.
“그리고 그쪽은 입이 얼어붙었어요? 왜 내가 부모님한테 거절 의사를 말해야 하죠? 그리도 이 결혼이 진저리나고 싫다면 백윤석 씨가 말해야 하는 것 아닌가? 왜? 두려워요? 그깟 게 두려워서 여자한테 떠넘겨요? 정말 이런 거지같은 결혼이 싫다면 댁이 당장 부모님한테 거절 의사를 똑똑히 밝히세요. 평양 감사도 본인이 하기 싫으면 그만이다는 말이 있는데 당신이 싫다고 딱 잡아떼면 부모님들도 방법이 없잖아요? 아닌가요?”
며칠 전 윤석이 그녀에게 했던 말을 은희는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곧이곧대로 돌려주었다. 그리고 그 말을 끝냄과 동시에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짓는 그를 뒤로한 채 그녀는 그에게서 등을 돌리며 한정식집으로 씩씩하게 걸어갔다.
[미리보기]
“도둑이야! 도둑이야! 도둑 잡아라!”
그 소리가 어찌나 높았는지 윤석은 귀가 다 아파왔다. 그것도 한 번만 외치면 말도 안 하겠다. 미친 사람처럼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니 동네 사람들이 깨어날까 살짝 걱정이 되었다. 게다가 저 꼬락서니는 또 뭔가? 산발한 머리하며, 잠이 덜 깬 푸스스한 얼굴, 거기에 또 도둑 잡느라 베개를 들고 나왔으니 딱 마치 귀신이 툭 튀어나온 것처럼 느껴졌다. 높은 목소리보다 오히려 그 모습에 놀라서 윤석은 손이 미끄러져 그만 바닥에 계란을 떨어트리고 말았다. 한편으론 달걀 하나 먹으려다 이제는 하다하다 도둑놈 취급까지 받는 자신의 꼴이 너무도 한심하고 우습게 느껴져 그는 저도 모르게 씨발, 하고 욕지기를 내뱉으며 은희를 죽일 듯이 노려봤다.
“당신은 눈이 삐었나? 사람이 똑똑히 안 보이면 안경을 쓰던가? 그 머릿속에 제발 개념 좀 채워 넣으라고 그리 말했거늘! 그리고 조금만 생각해 봐도 상식적인 판단이면 얼마든지 알 수 있는 일인데. 여기가 허름한 고시원인가? 도둑이 들게?”
평소 같으면 윤석이 저렇게 사정없이 쏘아붙이면 절대 가만히 있을 은희가 아닌데 도둑이 아니란 사실에 안도했는지, 그녀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안 그래도 한창 달콤하게 잠을 자는 중인데 무언가 이상한 것이 들어오는 듯한 기척이 느껴졌다. 처음에는 잘못 들었을 거라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아무래도 찜찜했던 은희였다. 지금 어디 살기 편한 세상인가? 별의별 이상한 일이 다 발생하고 죄짓고도 큰소리치는 것들 때문에 어수선한 세상이 아닌가 말이다. 물론 자신이 살고 있는 오피스텔은 관리가 매우 잘 되어 있어 도둑이 들어올 가능성이 극히 적지만 그래도 사람 일은 아무도 모르는 법이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그녀는 등골이 오싹해지면서 머리카락이 쭈뼛 서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무작정 ‘도둑’을 잡기 위해 손에 잡히는 대로 아무것이나 들고 나오며 상대의 얼굴도 확인하지 않은 채 고래고래 소리부터 질렀던 것이다.
“그리고 당신 머리가 그렇게 나빠? 돌탱이야? 몽둥이도 아닌 베개로 도둑을 때려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나? 멍청하긴!”
이제는 대놓고 비웃는데도 은희는 아직도 놀란 기운이 채 가시지 않았는지 여전히 반격을 하지 않았다. 윤석의 말을 듣고 그때서야 자신이 조급한 마음에 베개를 들고 나왔다는 걸 깨달은 그녀는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낮게 중얼거렸다.
“휴, 다행이다! 정말 도둑이었음 큰일 날 뻔했는데.”
윤석은 기가 막혀서 노골적으로 빈정거렸다.
“뭐, 큰일 날 것도 없어! 당신 꼴을 봤더라면 도둑도 지레 기겁해서 달아났을 테니까.”
그게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했는지 은희가 의문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되물었다.
“뭐라구요?”
“눈곱자기나 좀 떼고 오시지. 더럽게!”
그런데 윤석이 그 말을 했더니 그녀가 정말로 자리에 서서 손으로 눈곱을 떼고 있는 게 아니겠는가? 당연히 깔끔한 걸 좋아하는 윤석은 그걸 가만히 보고 있을 수가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가 사납게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버럭 고함을 질렀다.
“당장 가서 세수하고 오지 못해?”
그런데 정말 이상하게도 그녀는 고분고분 윤석의 말 대로 움직여 주었다. 아직 잠이 덜 깼는지, 아니면 놀란 충격이 채 가시지 않았는지, 그것은 아주 이상한 일이었다. 하지만 윤석도, 그녀도 아직 그 이상함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흐느적흐느적 욕실로 걸어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순간 윤석은 배고픔과 식욕이 싹 사라져 버렸다.
“이씨, 빌어먹을!”
그들은 똑같은 아픔과 상처를 가지고 있었다.
부모의 강요에 의해 원치 않는 결혼을 해야 했던 두 사람. 그런 두 사람에게 한 치의 양보란 없다. 얼굴 마주치면 정신연령 6 세로 돌변하는 유치한 커플. 티격태격, 옥신각신 살벌한 기 싸움,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나는 절대 지지 않는다는 코미디 같은 신경전, 그들의 유치하고 살벌한 기 싸움은 신혼 내내 계속된다.
미운 정이 먼저 들어버린 두 사람, 가랑비에 옷 젖듯 천천히 조금씩 그들의 사랑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백윤석 (33세)
저보다 2살이 많은 형은 점찍어둔 광명그룹 후계자였고, 태어날 때부터 이미 모든 것을 가졌다. 그러다 보니 세상은 형을 중심으로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는 형의 그늘이나 다름없었으며 꿔다 놓은 보릿자루가 된 기분으로 언제나 겉도는 삶을 살아야 했었다. 그런 그에게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어느 날 갑자기 쓰러진 형이 곧바로 뇌사 판정을 받았던 것이다. 그때부터 그의 인생은 송두리째 뒤바뀌고 마는데 아버지는 그에게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여자와의 결혼을 제안한다.
뽀글뽀글 파마머리, 보기만 해도 답답한 느낌을 주는 검은 뿔테안경. 촌스럽고 지극히 평범한 외모. 그래도 괜찮다. 평범해도, 촌스러워도 참을 수 있다. 그런데 이 여자 진짜 사람을 미치게 하는 재주가 있다. 대체 어디서 굴러 왔는지 하는 짓마다 진상이고 복장 터지게 만든다.
뻔뻔함의 극치, 엉뚱함의 극치, 푼수의 극치, 황당함의 극치, 창피함의 극치다. 신혼 내내 통통 튀는 탁구공처럼, 도저히 종잡을 수 없는 그녀로 인해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별의별 희한한 일을 다 겪는 그의 개고생이 시작되는데…….
“아이고, 별의별 엉뚱하고 괴물 같은 여자를 만나는 바람에 개고생이 따로 없구나! 내 팔자야!”
차은희 (31세)
거칠고 투박한 말투, 내키는 대로 툭툭 내뱉는 욕쟁이에 무서울 것 하나 없는 당당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탁구공처럼 엉뚱한 성격의 소유자.
그녀의 나이 15살, 유일한 버팀목이었던 어머니가 위암 말기 판정을 받고 투병 중 4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그때부터 그녀는 이모 집에 얹혀살면서 눈칫밥을 먹는 생활을 해야 했다. 사람들의 비위를 잘 맞추어주면서 한 점 부끄럼 없이 당당하게 살기 위해 그녀는 18살부터 방학이나 휴가를 이용해 돈을 벌기 시작했다. 야채장사, 과일장사, 생선장사, 안 해 본 것이 없을 정도로 별의별 장사를 다 경험해서인지 그녀는 말발도 굉장히 좋았고 성격도 싹싹하고 웬만해선 화를 내지 않는다. 그런 그녀가 일단 제동이 걸리면 그 누구도 감당할 수 없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몇 년에 겨우 얼굴 한번 볼까 말까 하는 오빠가 여동생을 보살펴준답시고 그녀 곁을 맴돌기 시작했고 그녀의 나이 3살에 어머니와 이혼한 후 28년여 단 한 번도 연락조차 없던 아버지가 혜성처럼 나타나 그녀에게 낯선 남자와의 결혼을 제안한다.
그런데 이 남자, 너무 차갑고 건방지다. 말투, 표정, 눈빛까지. 가까이 다가가면 몸이 꽁꽁 얼어붙는 듯한 느낌. 게다가 말하는 싸가지하곤 오만가지 정이 뚝뚝 떨어질 정도로 왕 재수덩어리다. 그런 그와의 살벌한 신혼, 한시도 바람 잘 날이 없다…….
“네가 감히 날 무시해? 당신, 날 잘못 건드렸어. 너무 사람 만만하게 보지 말라고!”
목차:
프롤로그
1장- 너 딱, 걸렸어.
2장- 초반 기선 제압. 누가 이기나?
3장- 신혼에 쫓겨난 신랑
4장- 결혼하면 개고생이구나 아이고, 내 팔자
5장- 가끔은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하다
6장- 인상 깊은 생일
7장- 차은희, 당신을 알고 싶다.
8장- 내 자존심이 무너졌다. 이 나쁜 자식아.
9장- 미운정이 들어 버렸다.
10장- 주인과 몸종
11장- 우리 진짜 부부처럼 살자.
12장- 우리 연애합니다.
13장- 과거의 흔적들
14장- 남매의 화려한 복수극
15장- 나 소유욕 강해, 어쩔래?
16장- 나는 지금 행복합니다.
17장- 뒤늦은 신혼여행 떠납니다.
에필로그1- 쌍둥이를 낳아 주신 차은희 씨, 당신은 대한민국의 자랑입니다.
에필로그2- 차은성 씨 어서 시작하세요. 예쁜 사랑을.
-본문 중에서-
한정식집 앞에 차가 멈추자마자 서둘러 차에서 내렸지만, 은희는 선뜻 들어가지 못하고 망설이고 있었다. 그러기는 거기까지 마지못해 차로 달려온 윤석도 마찬가지였다. 하는 수 없이 여기까지 왔지만, 이 말도 안 되는 황당한 결혼 생활을 해낼 자신이 없었기에 들어가지 못하고 망설이고 있었다. 서로 복잡한 고뇌에 잠겨 망설이는데 먼저 윤석을 발견한 은희가 다급히 그에게로 뛰어오더니 다짜고짜 그의 옷자락을 붙잡았다.
“백윤석 씨, 우리 얘기 좀 하죠.”
재수 없어 보이는 그의 얼굴을 보자마자 며칠 전의 상황이 다시 떠올라 화가 났지만, 은희는 내색하지 않은 채 생긋 눈웃음을 지어 보였다.
“당신 원래 좀 둔한가? 지난번에 이미 끝난 얘기인 것 같은데. 그리고 이거 좀 놓지?”
윤석이 화를 참는 기색이 역력한 낮게 깔린 차가운 음성으로 말했다. 그런데도 그녀는 그의 옷자락을 더욱더 힘주어 붙잡았다.
“그날, 난 한마디도 못했거든요. 그날 왜 도망갔어요?”
딱딱한 그녀의 말에 윤석은 뭐라고 되묻는 대신 마치 쓰레기를 쳐다보듯 그녀를 향해 경멸 어린 시선을 던졌다. 오늘은 뽀글거리던 파마머리를 풀고 긴 생머리로 바꾸고 안경을 벗은 모습이 그나마 좀 봐줄 만했지만, 그래도 그의 눈에는 영 밉게 보인 모양인지 윤석은 표정을 심하게 일그러뜨렸다.
“무슨 남자가 그렇게 쪼잔해요? 반반하고 귀티가 줄줄 흐르는 얼굴에, 비싼 셔츠를 입은 것 보면 비렁뱅이는 아닐 테고. 영락없는 부잣집 아들인데 어쩌면 커피 값도 치르지 않고 그냥 가버릴 수 있어요? 혹시 돈을 겁나게 아끼는 짠돌이인가? 하아, 내가 보다보다 당신처럼 어이없는 사람은 처음이야.”
그냥 말만 해도 괜찮을 텐데 그녀는 말하는 와중에도 손으로 그의 셔츠를 만져 보기도 하고, 그의 팔을 툭툭 치기도 했다. 그런 그녀의 미친 행동에 윤석은 기가 막히다 못해 온몸의 피가 거꾸로 솟는 듯한 기분이 들면서 목구멍이 탁 막혀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쪽에겐 이 결혼이 마치 거지같은 기분처럼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난 그렇지 않거든요. 솔직히 말할까요? 맞아요. 난 이 결혼을 조건으로 내 운명을,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을 수 있는 엄청난 걸 받았거든요. 그래서 난 쉽사리 이 결혼 포기 못 해요. 또 생각해 보니 그렇더군요.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같은 값이면 내가 얼굴도 잘생기고 돈도 많은 남자랑 같이 사는 게 좋지 않겠어요? 욕구를 해결하고 싶음 내 몸이 필요하다 했어요? 성은 인간 삶의 기본적이고 인간사에서 제일 중요한 것 중 하나인데 실은 여자들도 그런 욕구가 굉장히 필요하거든요. 아, 그쪽이 잘 모르겠구나! 나 이래봬도 전문 영계만 잡아먹는 킬러라구요. 아, 그리고 가만히 생각해 보니 댁을 데리고 사는 결혼 생활이 꽤 재미있을 것 같더라구요.”
뜨뜻한 기운이 슬슬 올라오더니 이내 머리끝까지 불을 댕기는 느낌에 윤석은 금방이라도 휙 돌아 버릴 것만 같았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숨이 막혀 곧 쓰러져 죽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말이 나오지 않았다. 아니, 은희가 그에게 말할 틈을 주지 않고 사정없이 쏘아붙였다.
“그리고 그쪽은 입이 얼어붙었어요? 왜 내가 부모님한테 거절 의사를 말해야 하죠? 그리도 이 결혼이 진저리나고 싫다면 백윤석 씨가 말해야 하는 것 아닌가? 왜? 두려워요? 그깟 게 두려워서 여자한테 떠넘겨요? 정말 이런 거지같은 결혼이 싫다면 댁이 당장 부모님한테 거절 의사를 똑똑히 밝히세요. 평양 감사도 본인이 하기 싫으면 그만이다는 말이 있는데 당신이 싫다고 딱 잡아떼면 부모님들도 방법이 없잖아요? 아닌가요?”
며칠 전 윤석이 그녀에게 했던 말을 은희는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곧이곧대로 돌려주었다. 그리고 그 말을 끝냄과 동시에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짓는 그를 뒤로한 채 그녀는 그에게서 등을 돌리며 한정식집으로 씩씩하게 걸어갔다.
[미리보기]
“도둑이야! 도둑이야! 도둑 잡아라!”
그 소리가 어찌나 높았는지 윤석은 귀가 다 아파왔다. 그것도 한 번만 외치면 말도 안 하겠다. 미친 사람처럼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니 동네 사람들이 깨어날까 살짝 걱정이 되었다. 게다가 저 꼬락서니는 또 뭔가? 산발한 머리하며, 잠이 덜 깬 푸스스한 얼굴, 거기에 또 도둑 잡느라 베개를 들고 나왔으니 딱 마치 귀신이 툭 튀어나온 것처럼 느껴졌다. 높은 목소리보다 오히려 그 모습에 놀라서 윤석은 손이 미끄러져 그만 바닥에 계란을 떨어트리고 말았다. 한편으론 달걀 하나 먹으려다 이제는 하다하다 도둑놈 취급까지 받는 자신의 꼴이 너무도 한심하고 우습게 느껴져 그는 저도 모르게 씨발, 하고 욕지기를 내뱉으며 은희를 죽일 듯이 노려봤다.
“당신은 눈이 삐었나? 사람이 똑똑히 안 보이면 안경을 쓰던가? 그 머릿속에 제발 개념 좀 채워 넣으라고 그리 말했거늘! 그리고 조금만 생각해 봐도 상식적인 판단이면 얼마든지 알 수 있는 일인데. 여기가 허름한 고시원인가? 도둑이 들게?”
평소 같으면 윤석이 저렇게 사정없이 쏘아붙이면 절대 가만히 있을 은희가 아닌데 도둑이 아니란 사실에 안도했는지, 그녀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안 그래도 한창 달콤하게 잠을 자는 중인데 무언가 이상한 것이 들어오는 듯한 기척이 느껴졌다. 처음에는 잘못 들었을 거라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아무래도 찜찜했던 은희였다. 지금 어디 살기 편한 세상인가? 별의별 이상한 일이 다 발생하고 죄짓고도 큰소리치는 것들 때문에 어수선한 세상이 아닌가 말이다. 물론 자신이 살고 있는 오피스텔은 관리가 매우 잘 되어 있어 도둑이 들어올 가능성이 극히 적지만 그래도 사람 일은 아무도 모르는 법이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그녀는 등골이 오싹해지면서 머리카락이 쭈뼛 서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무작정 ‘도둑’을 잡기 위해 손에 잡히는 대로 아무것이나 들고 나오며 상대의 얼굴도 확인하지 않은 채 고래고래 소리부터 질렀던 것이다.
“그리고 당신 머리가 그렇게 나빠? 돌탱이야? 몽둥이도 아닌 베개로 도둑을 때려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나? 멍청하긴!”
이제는 대놓고 비웃는데도 은희는 아직도 놀란 기운이 채 가시지 않았는지 여전히 반격을 하지 않았다. 윤석의 말을 듣고 그때서야 자신이 조급한 마음에 베개를 들고 나왔다는 걸 깨달은 그녀는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낮게 중얼거렸다.
“휴, 다행이다! 정말 도둑이었음 큰일 날 뻔했는데.”
윤석은 기가 막혀서 노골적으로 빈정거렸다.
“뭐, 큰일 날 것도 없어! 당신 꼴을 봤더라면 도둑도 지레 기겁해서 달아났을 테니까.”
그게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했는지 은희가 의문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되물었다.
“뭐라구요?”
“눈곱자기나 좀 떼고 오시지. 더럽게!”
그런데 윤석이 그 말을 했더니 그녀가 정말로 자리에 서서 손으로 눈곱을 떼고 있는 게 아니겠는가? 당연히 깔끔한 걸 좋아하는 윤석은 그걸 가만히 보고 있을 수가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가 사납게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버럭 고함을 질렀다.
“당장 가서 세수하고 오지 못해?”
그런데 정말 이상하게도 그녀는 고분고분 윤석의 말 대로 움직여 주었다. 아직 잠이 덜 깼는지, 아니면 놀란 충격이 채 가시지 않았는지, 그것은 아주 이상한 일이었다. 하지만 윤석도, 그녀도 아직 그 이상함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흐느적흐느적 욕실로 걸어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순간 윤석은 배고픔과 식욕이 싹 사라져 버렸다.
“이씨, 빌어먹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