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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절교

핑크예찬 지음로망띠끄2013.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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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아홉 번째 생일 축하해, 수원아.”
소녀가 점점 잦아드는 목소리로 혼잣말하듯 중얼거리며 고개를 숙였다. 원했던 건 이런 분위기가 아니었기에 속상할 수밖에 없었다. 소녀는 소년에게 생일을 축하한다고 인사를 건네고, 밤새워 만든 목도리를 건네고, 편지와 함께 좋아한다는 마음을 고백할 예정이었다.
“은하수.”
소년이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숙인 고개를 들려 했다.
“나 보지 말고, 그대로 고개 숙인 채 내 말 들어.”
무릎 위에 얹어진 소녀의 손이 치맛자락을 움켜쥐었다.
“다신 나, 아는 체하지 마.”
불안감으로 가늘게 떨리고 있던 그녀의 눈이 크게 떠졌다. 소년이 할 말을 다한 듯 차가운 발걸음 소리와 함께 옆을 지나치자 놀란 숨을 들이마시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소녀가 뒷모습에 대고 소리쳤다.
“수원아!”
소년의 발걸음이 멈춰 서자 그의 팔을 붙잡았다. 무슨 영문인지 싸늘하게 말을 내뱉는 소년의 손끝은 가느다랗게 떨리고 있었다.
“뭐라고? 수원아, 무슨 말이야?”
“아는 체하지 말라고. 내 이름 부르지도 말고, 나 보고 웃지도 말고, 내 앞에 서 있지도 말라고.”
“수원아, 갑자기 왜 그래? 이거 깜짝 쇼하는 거지? 나 놀래 주려고 그러는 거지?”
“아니, 진심이야.”
“도대체…… 왜? 뭣 때문에 그래?”
소년이 잡힌 손을 말없이 빼내며 레스토랑을 빠져나갔다. 하얀 눈을 맞으며 멀어지려 하자 소녀는 짐도 챙기지 않고 뒤를 따라나섰다. 신발 밑창이 소복하게 쌓인 눈에 닿기 무섭게 미끄러졌다. 소녀는 개의치 않고 소년의 뒷모습만 바라보며 뛰었다. 소년은 온통 겨울뿐인 세상을 빠져나가려는 듯 빠른 걸음으로 걸었다. 뒤로는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긴 다리로 휘적휘적 걷는 소년을 따라잡기란 무리였다. 다리에 힘이 풀린 소녀가 눈길 위에 미끄러져 넘어졌다.
“앗!”
소녀의 무릎에서 나온 붉은 선혈이 새하얀 눈 위를 물들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소년은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 꽤 깊은 상처가 무릎에 생겼지만, 통증을 느낄 틈도 없이 소녀는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문득 소년의 걸음이 무겁게 멈춰 섰다. 뒤를 따르던 소녀의 뜀박질도 멈추었다. 숨을 거칠게 내쉬자 소녀의 하얀 숨결이 공기 중에 흩뿌려지듯 사라졌다. 소년을 향해 힘겹게 한 걸음 내딛자, 등을 보인 채 서 있던 그가 뒤돌아 소리쳤다.
“따라오지도 마!”
그의 오른쪽 눈에서 눈물이 떨어지는 것을 발견하고 나서야 소녀는 걸음을 멈추었다. 소년은 울고 있었다. 꽤 한참 동안 눈물을 참고 있었는지 새하얗게 맑았던 눈이 빨개져 있었다.
“얼마만큼 말해야 알아들어? 가라고 했잖아!”
“…….”
“가, 절교라고!”
“울지 마. 네 생일이잖아. 그런데 왜 이러는 거야? 나…… 너한테 고백도 하려고 했는데. 그리고 내일부터 사귀고 싶었는데. 이제 수능도 끝나고 졸업하게 되면 부모님도 너와의 교제에 관해선 더는 관여하지 않으실 거고…….”
“나는 너 좋아한다고 한 적 없어. 그리고 모든 게 네 마음대로 될 거로 생각하지 마.”
소년이 다시 발걸음을 떼기 시작했지만, 소녀는 얼어붙은 듯 자리에 멈춰 서 있었다. 점점 멀어져 가자 붙잡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소년이 남기고 간 눈물의 의미를 헤아리는 듯 미동도 없었다.
소녀가 점점 잦아드는 목소리로 혼잣말하듯 중얼거리며 고개를 숙였다. 원했던 건 이런 분위기가 아니었기에 속상할 수밖에 없었다. 소녀는 소년에게 생일을 축하한다고 인사를 건네고, 밤새워 만든 목도리를 건네고, 편지와 함께 좋아한다는 마음을 고백할 예정이었다.
“은하수.”
소년이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숙인 고개를 들려 했다.
“나 보지 말고, 그대로 고개 숙인 채 내 말 들어.”
무릎 위에 얹어진 소녀의 손이 치맛자락을 움켜쥐었다.
“다신 나, 아는 체하지 마.”
불안감으로 가늘게 떨리고 있던 그녀의 눈이 크게 떠졌다. 소년이 할 말을 다한 듯 차가운 발걸음 소리와 함께 옆을 지나치자 놀란 숨을 들이마시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소녀가 뒷모습에 대고 소리쳤다.
“수원아!”
소년의 발걸음이 멈춰 서자 그의 팔을 붙잡았다. 무슨 영문인지 싸늘하게 말을 내뱉는 소년의 손끝은 가느다랗게 떨리고 있었다.
“뭐라고? 수원아, 무슨 말이야?”
“아는 체하지 말라고. 내 이름 부르지도 말고, 나 보고 웃지도 말고, 내 앞에 서 있지도 말라고.”
“수원아, 갑자기 왜 그래? 이거 깜짝 쇼하는 거지? 나 놀래 주려고 그러는 거지?”
“아니, 진심이야.”
“도대체…… 왜? 뭣 때문에 그래?”
소년이 잡힌 손을 말없이 빼내며 레스토랑을 빠져나갔다. 하얀 눈을 맞으며 멀어지려 하자 소녀는 짐도 챙기지 않고 뒤를 따라나섰다. 신발 밑창이 소복하게 쌓인 눈에 닿기 무섭게 미끄러졌다. 소녀는 개의치 않고 소년의 뒷모습만 바라보며 뛰었다. 소년은 온통 겨울뿐인 세상을 빠져나가려는 듯 빠른 걸음으로 걸었다. 뒤로는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긴 다리로 휘적휘적 걷는 소년을 따라잡기란 무리였다. 다리에 힘이 풀린 소녀가 눈길 위에 미끄러져 넘어졌다.
“앗!”
소녀의 무릎에서 나온 붉은 선혈이 새하얀 눈 위를 물들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소년은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 꽤 깊은 상처가 무릎에 생겼지만, 통증을 느낄 틈도 없이 소녀는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문득 소년의 걸음이 무겁게 멈춰 섰다. 뒤를 따르던 소녀의 뜀박질도 멈추었다. 숨을 거칠게 내쉬자 소녀의 하얀 숨결이 공기 중에 흩뿌려지듯 사라졌다. 소년을 향해 힘겹게 한 걸음 내딛자, 등을 보인 채 서 있던 그가 뒤돌아 소리쳤다.
“따라오지도 마!”
그의 오른쪽 눈에서 눈물이 떨어지는 것을 발견하고 나서야 소녀는 걸음을 멈추었다. 소년은 울고 있었다. 꽤 한참 동안 눈물을 참고 있었는지 새하얗게 맑았던 눈이 빨개져 있었다.
“얼마만큼 말해야 알아들어? 가라고 했잖아!”
“…….”
“가, 절교라고!”
“울지 마. 네 생일이잖아. 그런데 왜 이러는 거야? 나…… 너한테 고백도 하려고 했는데. 그리고 내일부터 사귀고 싶었는데. 이제 수능도 끝나고 졸업하게 되면 부모님도 너와의 교제에 관해선 더는 관여하지 않으실 거고…….”
“나는 너 좋아한다고 한 적 없어. 그리고 모든 게 네 마음대로 될 거로 생각하지 마.”
소년이 다시 발걸음을 떼기 시작했지만, 소녀는 얼어붙은 듯 자리에 멈춰 서 있었다. 점점 멀어져 가자 붙잡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소년이 남기고 간 눈물의 의미를 헤아리는 듯 미동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