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님을 잡아먹는 방법 2권 - 로맨스 소설 추천

[eBook]주인님을 잡아먹는 방법 2권

차혜영 지음도서출판 가하2024.07.17979-11-300-48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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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300-48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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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품 소개

“테오, 라고 불러주세요, 주인님.”

주인? 웬 주인? 설마 나보고 하는 소리? ……미친개라서 그래. 미친개. 주인도 몰라본다는 미친개라서 저러는 거야.

‘인생은 한 치 앞도 모른다’는 말은 진리였다. 엊그저께는 파혼에 친구가 뒤통수친 막장소설의 주인공이었던 내 앞에, 오늘은 로맨스소설 주인공처럼 생긴 미남이 나타났다. 그 미남이 하필이면 ‘클레르몽의 미친개’ 테오도르라니…….

“나쁜 꿈 꿨어요?”

……으응?

“주인님. 이제 괜찮아요. 제가 곁에 있으니까요.”

곁에 있었다고? 설마, 밤새? 내가 아무리 술에 취했다고 해도 남자를 침실에 들일 만큼 이성을 잃진 않았…….

“아, 이제 눈떴다! 좋은 아침이에요, 주인님. 무엇부터 하시겠어요? 아침식사? 샤워? 아님…… 저?”

“경, 이게 지금 무슨…….”

2. 작가 소개

차혜영(차혜英)

4월 21일, 황소자리. 파워풀한 제철 도시에서 태어났습니다.

좋아하는 건 (비리지 않다면)먹는 것. 싫은 건 확실하지 않은 것. 취미, 기록하기.

본진은 잊지 않았으나, 요즘은 오마이걸이 너무 좋아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행-복)

자주하는 말, “배고파.”, (점심 먹으면서)“엄마, 저녁 뭐 먹어?”

블로그 운영 중, http://blog.naver.com/cjaa1002

▣ 출간작

덕후와 마법사

소공자 길들이기

골방마녀와 로맨스

붉은 달 아래, 소녀

귀문의 신부

달의 서커스

사자님은 비정규직!(공저)

3. 차례

#8.5. 이렇게 귀엽고 섹시한 제가 바라보는데!

#외전2. 개가 주인을 위로하는 방법

#외전3. 보름달이 뜨는 밤, 왕녀는

#9. 사랑받는 주인님♡

#9.5. Kiss Me Like That

#10. 입덕 부정기

#11. Big Dogs Think They’re Lap Dogs

#11.5. 그 개가 주인을 섬기는 방법

#12. Pick me!

#13. 언제나 평화로운 11월 기사단!

#14. 개를 흥분시키고 싶다면, 그 앞에서 뛰어라

#14.5. 도망치면 더 불타오르거든

#15. 미친개는 자극하는 거 아니다

#15.5. 폭풍전야

#16. 미친개가 키스 대신 하는 것

#16.5. 답이 없군

4. 미리 보기

테오도르는 이후로도 엘이 카나페 절반을 해치울 때까지 자신의 주인님을 생글생글 웃으며 바라봤다. 그 작은 입을 어찌나 열심히 오물거리던지.

‘이대로 덥석 삼켜버리고 싶어라! 하하!’

엘이 안다면 기함할 생각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며 그 붉은 입술만 바라봤다. 아, 보고만 있어도 얼마나 배부르던지.

“맛있으세요?”

엘은 입 가득 산딸기 주스를 머금고 있어서 고개만 끄덕였다. 그게 꼭 볼 주머니에 음식을 가득 넣은 다람쥐 같아서, 테오도르는 웃음이 절로 나왔다.

그간 그의 주인님은 자신의 몸을 얼마나 혹독하게 굴리던지. 과로도 모자라 먹는 것도 조금씩 줄이고 있는 건 자신만 눈치채고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가끔 겨우 쪽잠을 들 때 항상 무언가가 미안하다며 중얼거렸다.

‘아마도 피해자들과 유족들에게 하는 말이겠지.’

그의 주인님은 왜 이렇게도 다정한 사람인 걸까.

“경은 먹지 않나?”

“아, 제 몫은 아까 따로 와서 먼저 먹었어요. 드세요, 다 드셔도 괜찮아요.”

“아깐 안 먹었다고…….”

“그야 주인님 밥 먹이려는 저의 귀여운 수작이죠.”

“…….”

엘은 답하지 않고 그저 카나페를 한입에 집어넣었다. 그것마저도 귀여워서, 그는 작게 웃었다. 다정한 그의 주인님은, 너무 다정해서, 자신마저 해치고 있다.

‘그걸 그 자신은 모르는 것 같지만…….’

테오도르 드 클레르몽은 알고 있다. 엘이 겉으론 의무니까, 라는 말을 해도 유족들과 깊이 공감한다는 걸. 범인을 잡지 못해 피해자가 하나둘 늘어날 때마다 그 누구보다 자신을 자책하는 것도.

게다가 상부에 끌려가서 질책당하고 돌아오면 항상 지쳐 있었다. 갔다 올 때마다 밥을 걸렀다. 그런 몸으로 순찰을 나가고 일하고, 훈련하고, 그렇게 자신을 학대했다. 엘은 자신을 바라보지 않아도 자신이 항상 바라보니까, 테오도르가 그녀에 대해 전부 아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부인께는 맛있게 먹었다고, 항상 감사하다고 전해라.”

“네.”

이윽고 식사를 마친 엘이 손수건으로 입가를 훑었다. 테오도르는 빠르게 음식이 널려 있던 테이블 위를 정리했다. 그리고 바구니를 닫을 무렵, 계속 혀끝에서 맴돌던 말을 꺼내고야 말았다.

“……전, 주인님을 믿어요.”

“그건……, 또 무슨 소리지?”

엘이 경계했다. 웬일로 제대로 된 말인 건지. 방심하고 있다가 또 무슨 헛소리가 나올지 경계하는 엘을 바라보던 테오도르는 어쩐지 조금 슬펐다.

‘도대체 날 어떻게 생각하길래…….’

“주인님께선, 자신을 좀 더 챙기셔야 해요. 모두 주인님만을 바라보고 기대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주인님께서 쓰러지면요?”

“…….”

“주인님만이 피해자들의 억울함을 풀어줄 수 있는데, 주인님께서 쓰러지면, 피해자들은요?”

더 말을 이어가려던 그가 입을 다물었다. 죽어 있던 눈이었다. 분명히 반쯤 빛을 잃은 눈동자가 어느새 언제고 자신이 반했던 그 반짝이는 눈동자로 돌아와 자신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숨이 막혔다.

“…….”

세상에, 이 일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심장이 쿵 떨어지고, 두 뺨이 자꾸 뜨거워진다. 혹시라도 이 동요를 엘이 알아차리면, 안 그래도 들이대는 걸 좋아하지 않는 그녀가 자신을 부담스러워할까 봐 두려웠다. 그래서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

“호, 혹시 제 말이 주제넘었다면…….”

“아니.”

고개가 절로 들렸다. 테이블 너머 소파엔 자신이 반했던 엘이 있었다.

“깊이 사랑하고 있어.”

비록 그때처럼 술에 취한 것도 아니었지만, 서늘함 속에 숨겨진 그 따뜻한 눈빛은 여전히 넋을 빼놓을 만큼 황홀했다.

“고맙다.”

“……!”

슬쩍 미소를 지은 엘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힘내야지. 그래, 내가 힘내야지. 그래서 범인을 잡아야지. 반드시, 피해자들의 무덤 앞에서 사죄케 해야지. 왕녀님의 심기를 어지럽힌 것에 대해 죄를 물어야지.”

엘이 지은 미소와 확신으로 빛나는 그 푸른 눈동자가 너무나 아름다워 테오도르는 숨을 삼켰다. 가볍게 몸을 푼 엘이 중얼거렸다.

“타인의 생명을 해친 이에게 생명의 무게는 가볍다는 사실을 알려주어야지.”

그러다 자신을 넋 놓고 바라보는 테오도르에게 꽤 길게 웃어주었다. 아주 드문 미소였다.

“내 손이 닿는 한, 모두를 지키고 싶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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