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뜨거운 마력에 몸을 온전히 내맡긴 채, 여자는 낮게 신음했다. 세상 모든 것이 아득한 꿈만 같았다. 아치 모양을 그리며 몸을 들어올릴 때마다, 살랑거리는 나뭇잎 사이로 쏟아지는 한낮의 햇살 때문에 눈이 부셨다.
온실의 꽃을 만지듯 조심스럽던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남자는 상당히 거칠었다. 이 남자를 만나기 전까지는 공주 대접이 얼마나 따분한 건지 전혀 몰랐다. 대번포트라는 성(姓)은, 탐은 나지만 감히 더럽힐 수 없는 위엄이 있었다. 하지만 이 남자에게 그 이름은 전혀 의미가 없는 듯했다.
남자의 손길로 여인이 되었다. 나이를 열아홉이나 먹었는데도, 가족들은 여전히 어린애 취급이었다. 2주일 전, 이 남자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여자는 그런 가족들의 보살핌에 더욱 짜증이 났다.
순진하고 철없지만 바보는 아니었던지라, 남자의 소개를 듣는 순간, 그가 빈민가 출신임을 바로 알았다. 그런 남자와 이야기를 나누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족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리라. 그러나 꽉 끼는 티셔츠 위로 드러난 근육질의 몸과 으스대며 걸어가는 모습을 보자, 입 안이 바짝 마르고 몸이 뜨거워졌다. 낮게 속삭이는 목소리와 이글거리는 푸른 눈은 더욱 매혹적이었다. 단지 손을 잡는다든지 키스 정도로 만족할 남자가 아님을 직감하고 주춤했지만, 이성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야성의 불길은, 다시 만나자는 남자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미디어 리뷰가 없습니다.

별점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