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비가 숨을 거두었다.
왕비는 10월 12일 금요일 새벽 2시에 왕자를 낳았다. 어셔에 머물고 있던 왕은 왕자가 태어났다는 보고를 받자마자 햄프턴 궁으로 달려왔다.
국왕 헨리 튜더는 튼실한 팔다리와 아름다운 금발을 갖고 태어난 아들을 보자 주체할 수 없는 행복에 젖어들었다. 마침내 자신의 지위를 계승할 건강한 사내아이를 갖게 된 것이다.
「제인, 당신이 자랑스럽소. 정말 수고가 많았소!」
왕은 아들을 얻은 기쁨으로 그 동안 골머리를 썩이던 두 딸들마저 사랑스러워 보였다. 헨리는 딸들 이야기가 나오면 고개부터 절레절레 흔들곤 했다. 지나치게 종교적인 큰딸 메리는 아버지에게 너무도 불만이 많았고, 앤 블린에게서 얻은 둘째딸 엘리자베스는 세 살 먹은 계집아이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영악했다. 그러나 아내 제인은 남편이 전처들에게서 얻은 딸들을 친자식처럼 보살펴주었다.
「이 녀석이 외롭지 않도록 더 낳읍시다. 누이들만으론 충분치 않으니 말이오. 사내놈을 서넛 더 낳는 거요. 영국을 위해서 그렇게 합시다!」
사흘 동안 엄청난 산고에 시달렸던 제인 시모어는 탈진 상태였다. 출산의 고통이 너무도 생생한 지금, 아이를 더 낳는 문제를 생각하는 건 아무래도 무리였다. 신이 남자들이 아이를 낳도록 만들었다면 어땠을까? 그래도 남자들이 후손들에게 집착할 수 있을까? 제인은 오히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왕자 이름은 정하셨나요?」
「에드워드! 이 녀석을 에드워드라 부르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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