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불 쥐 죽이는 걸 반대하는 데모가 벌써 사흘째 이어지고 있었다. 과학의 이름으로 또 한 종의 동물을 멸종시키는 데에 항의하기 위해, 생태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무리를 지어 깃발에 네온사인을 번쩍이며 과학 실험실 앞을 행진하고 있었다. 시위가 계속되자, 욕구 불만에 쌓여 있던 판야 시민들까지 합세해 시위는 불길처럼 번져 나갔다.
시위에 가담한 사람들이 생태학을 전공하는 학생들뿐이라면 조금도 문제될 게 없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지역 스트레스 클리닉이 새 단장을 위해 지난주에 문을 닫았기 때문에, 아직 결혼하지 않은 판야 시민들은 채우지 못한 욕구를 발산하려는 듯 다른 때보다 훨씬 공격적으로 시위에 가담했다.
“클리닉에서 하루에 한 번 섹스를 하지 못하면, 사람들은 세상이 끝났다고 생각할 겁니다.”
판야의 과학 책임자가 카이스트란의 현 통령인 가르 시 베른에게 불평을 해댔다.
“요즘 젊은이들은 도시에 스트레스 클리닉이 생기기 전의 상황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모르긴 우리도 마찬가지지.”
통령이 메마른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러면서도 시위 군중을 진정시키기 위해 세크 1을 파견했다.
세크 1인 테드라 드 아르는 치안을 담당하기 위해 판야로 파견을 명령받은 행운의 지원자였다. 하지만 그녀가 도착했을 때 그곳의 상황은 말이 아니었다. 시위 군중은 더욱 늘어나, 몸에 심각한 부상을 입히지 않고는 그들을 해산시킬 방도가 없었다. 더구나 판야 시의 치안 부서는 자신들의 통신 장비에 달려 있는 페이저도 알지 못하는 갓 졸업한 햇병아리 집단에 불과했다. 시민들이 추해 빠진 작은 덤불 쥐를 구하는 데에 폭력까지 행사하려 든다면, 그녀로서는 그들을 막을 길이 없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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