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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달빛을 밟는 아씨 2권

정연주 지음도서출판 가하2019.07.14979-11-300-35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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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300-35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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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품 소개

 

“사람의 발은 아주 중요한 거란다. 살짝만 밟아도 길이 되지. 그러니 조심하려무나. 네가 밟는 것에 따라 네 길이 달라지는 것이니.”

 

 

어린 나이에 이유도 모른 채 어미, 아비를 잃어야만 했던 윤설은 복수를 다짐한다. 비처럼 쏟아지는 다정에 마음이 짓무를까 두려움을 품지만, 그렇게 무너졌다 굳어져 단단해진 작은 아씨는 붉은 애기동백이 되어 섣달그믐처럼 차갑고 황량한 두 사내의 마음에 내려앉는데…….

 

 

“어제보다는 오늘이.”

윤설이 입을 열었다.

“오늘보다는 내일이.”

강이언의 담갈색 눈이 거세게 흔들렸다.

“더 나아질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으며 사는 것이지요.”

겨울날. 그 어두컴컴하고 시리던 날.

“언젠가 괜찮다고 가벼이 말할 수 있는 내일이 올 겁니다.”

“……나는 아직 그날이 찾아오지 않았다.”

눈을 밟으며 어린 소녀와 사내아이가 걸었던 적이 있었다.

“찾아오겠지요. 언젠가.”

“그리 믿느냐?”

“오지 않는다면 오게끔 할 것입니다.”

 

 

2. 작가 소개

 

정연주

 

최근에 거주 환경이 집필에 최적화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물 좋고 공기 좋은 시골! 흉흉한 소문과 소문보다 더 빡빡한 막차 시간! 덕분에 외출도 어렵고 해서 집필에만 몰두하고 있습니다. 이 삼박자 떨어지는 곳이 어디냐면 화성입니다. 화성(星) 말고 경기도 화성.

……위험하지 않냐는 지인의 질문에 이렇게 대처하고 있습니다. 그냥 시골이라 제철채소가 참 맛있다고요(웃음).

 

▣ 출간작

 

기화, 왕의 기생들

야수의 청혼

인어의 목소리

캔버스 위의 당신

붉은 매듭

도깨비 각시

가희 사랑할지어다

달빛을 밟는 아씨

어드레스

플러스 플러스 마이너스

미라클 스티치

헤스키츠 제국 아카데미(공저)

차아제국 열애사(공저)

허니 앤 베어(공저)

하늘 창(공저 단편집)

겨울 엔딩(공저 단편집)

마음을 낚는 이야기꾼 웹소설 작가 되기(공저)

 

 

3. 차례

 

#十一. 너는 참으로 근화(槿花)같이

#十二. 동류(同類)

#十三. 손이 두 개인 이유

#十四. 의뭉스러운 사내, 탈귀신

#十五. 심기 불편한 이들

#十六. 한을 품은 자

#十七. 단풍 보러 가자

#十八. 오밤중의 소란

#十九. 벌통을 건드렸다

#二十. 탐이 많은 자

#二十一. 하나밖에 없어서 소중한 것이요

#二十二. 김칫국 마시지 말게

#二十三. 완벽한 호흡

#二十四. 범의 꼬리

#二十五. 괜찮다는 말

#二十六. 푸른 동백의 사내

#二十七. 마주치고 싶지 않은 사람

#外傳 一. 길한 아이는 그림자를 밟지 않는다

 

 

4. 미리 보기

 

“그런데 이것으로 되는 겁니까?”

“무엇이?”

상념과 묘한 자괴감에 빠진 그를 깨운 것은 윤설의 질문이었다.

“보답 말입니다. 저랑 고작 나들이 한 번으로는 부족할 것 같은데…….”

“내 마음이니 되었다.”

“그래도…….”

“오히려 보답을 너무 과하게 잡은 것은 아닌가 싶다. 이 추운 겨울에, 눈 내리는 날 끌고 나왔으니 말이다. 만일 고뿔에 걸리거든 내게 옮겨도 좋다.”

“괜찮습니다.”

어차피 고뿔에 걸리지도 않을 터였다. 윤설은 자신의 튼튼한 몸을 믿었다. 하지만 강이언은 그게 아니었는지, 윤설의 쓰개치마 위로 쌓인 눈을 손으로 훌훌 털어주었다. 윤설은 몸을 움츠렸다. 그의 손이 닿는 곳마다 미묘한 온기가 퍼졌다.

“춥지 않으냐?”

“괜찮습니다.”

“너는 자꾸 괜찮다고만 하는구나. 그런 입버릇은 전혀 좋지 않다.”

“괜찮…….”

윤설은 입을 다물었고, 강이언은 웃음을 흘렸다. 사내치고는 붉은 편의 그의 입술이 호선을 그린다. 그는 눈 때문에 젖은 자신의 머리카락을 쓸어넘기며 다시 걸음을 옮겼다.

“나는 말이다. 이전에 괜찮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그렇습니까?”

“아파도 괜찮다, 슬퍼도 괜찮다, 괴로워도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수없이 그리 말했다. 할 줄 아는 말이 그것밖에 없는 것처럼.”

윤설의 시선이 강이언의 얼굴에 닿았다. 긴 머리카락이 뒤로 넘겨졌기에 사내의 흰 낯이 훤히 드러나 있었다. 그런데도 잘 보이지 않는 것은 내리는 눈 때문이었다. 점점 굵어진 눈발에 그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정말로 내가 괜찮아진 줄 알았다.”

“안 괜찮았습니까?”

“그래.”

“그럼 왜 괜찮다고 했습니까?”

“처음에는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아서였다. 내 불쌍한 어머니가 눈물로 지새우는 것이 싫어서. 그다음에는 이런 눈병신으로 태어난 아들도 아들이랍시고 감싸다가, 아랫사람에게 물어뜯기는 아버지께 죄송스러워서.”

뽀드득뽀드득 그들이 눈 밟는 소리를 제외하고, 강이언의 목소리만이 가득했다. 주변의 잡음은 함박눈이 다 집어삼키기라도 한 것만 같았다. 윤설은 그의 또렷한 목소리를 들으며 눈 위로 발자국을 남겼다.

“시간이 흐르자 남이 아니라 나를 위해 괜찮다고 하였다. 이런 눈을 가진 건 내 탓이 아니라고, 나는 잘못한 것이 아무것도 없으니 괜찮다고.”

그런데.

전혀 괜찮지 않았다. 괜찮지 않은데, 계속 괜찮다는 말을 달고 살아야 했다. 그게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아니, 최선이라고 여겼었다.

“아느냐? 내가 괜찮다고 하여도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괜찮다고 그냥 넘기다가는, 정말 괜찮지 않은 일이 생겼을 때 손을 쓸 수가 없게 돼.”

괜찮아.

그 말은 마약과 다르지 않았다. 그 한마디로 모든 것을 얼버무리게 되니까. 그러다가 정작, 정말 괜찮지 않은 상황이 닥쳤을 때 넋을 놓게 되는 것이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에게 경멸을 감추지 못하고 헐뜯게 되어버린다.

“그러니 그 말을 입에 자주 담지 마라. 그것은 너를 망칠 것이다.”

윤설은 그의 말에 발걸음을 멈췄다. 이제 축축해져 차라리 안 입는 게 나아진 쓰개치마를 벗어 한쪽 팔에 걸고, 강이언과 눈을 마주했다.

진지한 충고.

그의 맑은 담갈색 눈을 보며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괜한 소릴 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쓸데없이 말이 많아졌어. 날도 추운데 이만 들어가보는 것이 좋겠다.”

눈 때문일까. 그도 아니면 정말 고뿔이라도 옮아온 것일까. 강이언은 윤설 앞에서 쓸데없이 솔직해진 자신의 모습에 한숨을 삼켰다.

윤설을 데리고 나온 것부터가 이미 충동적인 면이 없잖아 있기도 했고. 어쩌면 전날 자정에 있던 그 일 때문에 저도 모르게 흐트러졌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고 보니 네 이름에 설이 들어가는구나. 눈을 뜻하는 것이냐?”

“아뇨. 베풀 설(設)입니다.”

“아쉽다. 이 새하얀 눈도 네게 잘 어울렸을 터인데.”

뒤돌아 걷는 강이언을 보는 윤설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아니다. 이 새하얀 눈이 잘 어울리는 사람은 그녀가 아니라 강이언이었다. 그의 창백한 낯빛, 고드름 같은 손가락. 어딘가 낯익은 기분에 휩싸이게 하는 특이한 사내.

윤설은 그의 뒤를 따르다가, 의아함을 느꼈다. 그가 이리저리 돌아가는 길이 허깨비가 다니는 길과 비슷했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꽤 오래전에 바꿨던 길목이었다.

그러고 보면 오래전에 이 길을 누군가와 떠돌 듯이 걸었던 기억이 난다. 누구였는지,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이였지만.

“참.”

한참을 돌다가 집의 대문 앞까지 왔을 때 윤설은 그제야 비로소 그의 얼굴을 훤히 볼 수 있었다. 머리카락에 가려지지 않은 그의 얼굴은 정말 준수했다. 한쪽 눈을 가린 푸른 안대가 안타까울 정도로.

“네 오라비에게는 비밀이다. 걸리면 정말로 절교당할지도 몰라.”

“알겠습니다.”

“그럼 잘 있으려무나.”

창백한 낯의 사내는 그리 웃었다. 하지만 윤설은 그의 웃음이 미묘하게 탈처럼 느껴졌다. 항상 솔직하고 속내가 맑다고 여겼던 자인데도 왜 한 겹 뭔가로 감싼 것처럼 느껴지는 것일까.

윤설은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다가, 문득 떠오른 것을 입에 담았다.

“이제는, 괜찮습니까?”

뜻밖의 질문. 그것이 무얼 뜻하는지 알아들은 것일까, 아니면 못 알아들은 것일까. 강이언은 그저 담갈색 눈동자를 크게 뜬 채 그녀를 바라볼 뿐이었다. 윤설은 실수했음을 깨닫고 슬쩍 손으로 입을 가렸다.

“허언했습니다.”

“아니다. 궁금한 건 바로 대답해줘야겠지. 안 괜찮다.”

듣는 사람이 무안할 정도로 그의 대답은 산뜻한 부정이었다. 괜찮지 않노라고. 푸른 안대 때문인지 더 희게 도드라진 그의 얼굴이 희게 흐드러졌다.

“항상 괜찮은 적이 없었다. 가엾은 어머니는 나로 인해 저 밑바닥까지 끌어당겨졌고, 아버지는 손발이 묶였으며, 멍청한 내 아우는 목숨이 왔다 갔다 했지. 무엇 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었어. 망가지고, 또 망가지고. 그리고 그런 우리를 비웃으며 짓누른 적은 멀쩡히 살아 숨 쉬고 있지. 귀신은 뭐 하나 모르겠구나. 그 연놈 잡아가지 않고.”

험악하고 살벌한 말이 튀어나왔다. 그는 아차 싶었는지 입을 손으로 슬그머니 가렸다. 그 모습이 마치 윤설을 따라 한 것만 같았다. 아니, 따라 했다.

언제 사나웠냐는 듯이 그가 가볍게 눈웃음을 그렸다. 윤설은 어쩐지 그가, 자신이 껄끄러워했던 동료와 닮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정말이지 곤란해. 네 앞에 있으면 이것저것 말하고 싶어져. 네 오라비 앞에서도 이러지 않았는데.”

강이언이 혀를 찼다. 오늘따라 왜 이렇게 솔직해지는지 모르겠다. 입을 가리던 손을 치우며 그가 어깨를 으쓱했다.

“이 대화도 네 오라비에게는 비밀로 해다오.”

“……그러지요.”

“믿음직스럽구나.”

사내가 축축해진 머리카락을 다시 쓸어넘겼다. 그러나 문제는 그 손에 안대가 걸렸다는 점에 있었다.

스르륵.

푸른 안대가 벗겨지자 강이언의 얼굴에 당혹감이 번졌다. 손으로 간신히 한쪽 눈을 가린 그는 밑으로 툭 떨어진 안대를 줍지도 못한 채 뻣뻣하게 굳어버렸다.

윤설은 그를 대신해 앞으로 나와 안대를 주워 들었다.

“여기 있습니다.”

축축하게 젖은 안대는 낡고 오래되어 보였다. 윤설은 그것을 그의 손에 쥐여주었다.

“……보았느냐?”

“무엇을요?”

“아니다, 되었다.”

그는 제 눈을 가리던 손을 떼었다. 흉터 하나 없는 한쪽 눈이 질끈 감겨 있었다. 윤설이 시선을 다른 곳으로 비꼈다. 말 없는 그녀의 배려에 강이언은 감사함을 표하며 안대를 단단히 매었다.

돌아가자.

묘한 피곤함에 강이언이 발걸음을 떼려는 차였다.

“어제보다는 오늘이.”

윤설이 입을 열었다.

“오늘보다는 내일이.”

강이언의 담갈색 눈이 거세게 흔들렸다. 윤설은 그의 시선을 피해 등을 돌렸다.

“더 나아질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으며 사는 것이지요.”

겨울날.

그 어두컴컴하고 시리던 날.

“언젠가 괜찮다고 가벼이 말할 수 있는 내일이 올 겁니다.”

“……나는 아직 그날이 찾아오지 않았다.”

눈을 밟으며 어린 소녀와 사내아이가 걸었던 적이 있었다.

“찾아오겠지요. 언젠가.”

“그리 믿느냐?”

“오지 않는다면 오게끔 할 것입니다.”

하루를 걸을 것인가, 평생을 걸을 것인가. 그것을 두고 둘은 다투었다. 설득당한 이는 사내아이였다. 고작 하루만 걷고 모든 것을 포기하려고 했던 사내아이는 평생을 걸을 결심을 하게 된다.

“저는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윤설은, 강이언의 눈을 보지 않은 것처럼 말했지만 보았다. 그 눈을 본 순간 기억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푸른 외눈의 사내아이.

마치 윤허군이 말했던 그 누군가처럼, 무엇이 그리 서러운지 괴로워하면서도 울지 못했던 사내아이. 짐승처럼 번뜩이는 그 새파란 눈동자를 이렇게 다시금 마주할 줄은 몰랐는데.

“나도.”

윤설이 집에 들어가기 위해 대문의 문고리를 잡았을 때였다. 등 뒤에서 강이언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도 그리 살고 있다.”

어째서일까. 그 말을 들으니 입가에 작은 웃음이 그려진 것은. 윤설은 손에 힘주어 대문을 열었다. 그리고 문을 닫아, 그 차가운 문에 머리를 기대며 눈을 감았다.

포기하지 않았구나.

그녀처럼, 포기하지 않고 살았구나. 그때 그 사내아이는.

“힘, 내야지.”

그렇다면 윤설도 멍하니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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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고접수된 서평입니다. 신고가 처리될 때까지 비공개로 유지됩니다.  so*** | 2012-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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